[설승환] 수능 문학을 우습게 알지 마세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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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 선생님께서 올리신 글 내용을 보고, 전적으로 공감이 가서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저는 그동안 수험생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글을 올린 후, 어떤 자료를 만들어야 할지 계속 고민도 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일정이 다소 빡빡하여 나름대로 바삐 이번 달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수능 문학, 2018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할 때 확실히 문학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니다, 꽤 쉬웠습니다.
고민할 만한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고, 정답이 워낙 눈에 도드라지게 보여서 그리고 EBS 연계도 지금까지 수능을 돌이켜봤을 때 역대 수능 중 가장 많이 된 편이라 시간 단축도 꽤 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학은 쉽게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제발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수능에서 과연 문학이 쉬웠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정답 선택지는 쉬웠다고 할지라도, 수험생들에게 꽤 어려운 감상을 요구하는 선택지도 왕왕 등장했었습니다.
수능/모의평가 비문학은 문제를 내신 분이 지문을 새로 씁니다. 하지만 문학은 작품을 쓴 사람이 문제를 내진 않죠.
그 작품을 내고 싶은 교수님께서 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냅니다. 문학 작품은 감상하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리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객관성을 바탕으로(웬만하면 내용 일치? 작품 전체의 분위기에서 이탈되는 것?) 다소 정답 선택지는 쉽게 주는 편이지요.
그런데,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헷갈리는 문학 문제가 있을 땐, 항상 2개 중에서 고민을 합니다.
한 개는 진짜 틀린 것 같은데, 한 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거나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잘 감이 안 잡히는 거죠.
즉, 본인이 잘 모르는 선택지가 있는 겁니다.
이럴 때 를 정답으로 고르지 않고,
를 정답으로 고르는 학생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채점할 때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참 많고요.
다음 시를 보겠습니다. 역시나 2011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작품입니다.
이 시에 딸린 문제인 16번의 ㄹ과 ㅁ을 보겠습니다.
4번 선택지를 보면, 화자가 일탈적 삶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는 것은 위 시 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근거가 없는 해석이지요. 소위 말하는 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다) 시의 분위기가 '일탈적 삶에 대한 갈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ㄹ의 바로 앞에 '헤매고 다녔던'이라는 부분이 있어서, 출제하신 분께서 나름대로 '일탈'이란 단어를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 시 전체를 쭉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4번 선택지가 옳은 선택지이려면 이 ㄹ 이전에 등장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5번 선택지를 보십시오. 이 선택지는 제가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쳐 온 기간 중, 현대시 기출 중에서 가장 많이 물어본 선택지로 기억합니다.
공부하실 때 혹시 이렇게 하시진 않나요?
<4번이 워낙 명확하니까, 5번은 맞는 말인가봐.>
그런데 만약에 발문이 이었으면 어떡하시겠습니까?
5번 선택지가 맞다는 근거를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 선택지를 맞다고 판단하려면 무려 네 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1) 왜 '가난한 소지'가 '가을의 나뭇잎'인가?
2) 왜 '가난한 소지'가 '가을의 나뭇잎'을 '깨달음'과 관련하여 표현한 것인가?
3) 왜 '가난한 소지'가 '불타는 소신공양'과 대비되는가?
4) 왜 '가난한 소지'가 화자의 겸손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인가?
이 네 가지가 다 맞다고 판단해야, 5번 선택지를 맞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도 아닌, 수능에서 이 선택지가 옳은 내용이라는 것을 감상하라고 했습니다.
이 선택지가 옳다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수능에서 물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께서 이 선택지가 옳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하시면, 그 이유를 스스로의 힘으로 알 때까지 생각해 보시고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실전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야 하므로 실전 상황에 맞게 정답지를 정확하게 골라내는 능력, 반드시 길러야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헷갈리는 문학 문제에서 , 이렇게 2개를 남기고,
를 정답으로 고르는 학생이 참 많습니다.
기출을 공부하시면서, 를 본인 스스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수능장에서의 불안감을 없애려면, 완벽해지기는 어렵겠지만 완벽에 가깝도록 공부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만 글 내용 줄이겠습니다. 향후 좋은 자료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설승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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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렸다
역시 문학이 제일 어려워요..
내용 요약 : 문학에도 변별력이 있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자
13년도 이후로는 어려운 문학을 못 본것 같아요
음 제 생각에는 2013학년도 이후 어려웠던 문학은,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 현대시(43~45번)는 확실히 좀 까다로웠고요.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현대소설(39~42번)로 염상섭의 '삼대'가 출제됐는데, 소설 읽기의 기본을 잘 물어 본 고난도 지문/문제였습니다.
이 정도로만 출제되어도 꽤 어려운 편에 속합니다!
직접 연계가 많이 되다보니 수험생들이 비교적 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않나요...정말 수특을 씹아먹는다면 체감상 아예 첨보는 지문보다야 쉽지않을까요...ㅜㅜ 문학을 못하는 1인이 바라는것...
직접 연계가 많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2017학년도 수능 현대시 김수영, '구름의 파수병'
2015학년도 수능 국어 A/B형 현대소설 현진건, '무영탑'
2014학년도 수능 국어 B형 현대소설 이청준, '소문의 벽'
등을 보면 비연계였는데 수험생들이 작품 해석에 꽤 애를 먹었던 작품입니다. 아예 처음 보는 작품들을 차분하고 침착하게 감상해낼 수 있는 연습은 분명 필요합니다! 2019학년도 수능에서 어떤 작품이 나올진 아무도 모르니까요.
저때 국어가 1등급 80점대 중반나오던시절아닌가요
기출 풀면서 아 개어렵네 하고보면 11년도 ㄷㄷ
1등급컷이 80점대 초~중반으로 나오던 시험은 2010학년도입니다ㅎ
2010학년도 6평 1컷 82, 2010학년도 9평 1컷 84
2011학년도는 6월/9월에 비해 수능이 꽤 어려웠으며, 1컷이 90이었습니다.
문학도 까다로웠고, 채권/그레고리력/두더지 등 비문학도 레전드급이 많이 출제됐지요ㅎ
ㅇㅎ 그렇군요
근데 최근 국어가 과거에비해 비교적 쉬워지고잇는건 사실아닌가요
뭐 소문인진모르겠지만 국어가 어려우면 자살을 하니마니 포기하니마니 그런말도 있고
최근 절평도 그렇고 흐름이 쉬운국어로 가고있는거같아서 문학이 어려워지긴 힘들지않을까요
비문학은 예전에 비하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문의 길이도 길어졌고 정보량이 엄청 많아진 편이지요. 문제가 막상 쉽게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지문을 읽어나가다 보면 라는 생각을 과연 쉽게 떠올릴 수 있을까요? 엄청난 연습을 많이 해야만 합니다ㅎ
문학은 확실히 예전에 비하면 아주 쉬워졌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쉽게 출제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위의 댓글에도 기록했지만,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 현대시와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현대소설을 보면 꽤 난도가 높았습니다.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가 1컷이 89, 2컷이 80, 3컷이 72였습니다. 현행 영어 절대평가 등급컷이 1컷 90, 2컷 80, 3컷 70인데 이것과 작년 6평 국어 등급컷이 상당히 유사하지 않나요?ㅎ 절대평가라고 해서 그 시험이 쉽게 출제된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에, 공부할 때는 어렵게 나올 것을 대비하시는 것이 훨씬 좋을 듯합니다!
채권, 그레고리역...하 애먹었던 비문학 지문들이네요...
ㅠㅠ 근데 비문학은 옛날에비해 요즘이 더 어려운편인가요??? 지문이 길어지고 정보량이 많아지니깐 시간이 더 걸여 시간에 쫒겨요...ㅠㅠ
예전에 출제됐던 비문학 지문들도 굉장히 까다롭고 문제도 수준높은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출제된 지문은 정보량이 압도하는 경우는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지문의 길이가 길고 정보량이 많아서 시간의 압박을 많이 받다 보니, 아무래도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확실히 더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문제가 다소 쉽게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지문은 꼼꼼하게 읽어야 하고 어떤 정보들이 문제로 출제되었을지 독해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길고 정보량이 많은 지문일수록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수능 당일 날에는 결국 문학이 쉽게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요? 게다가 비문학과의 밸런스도 있으니. 6월과 9월에 대비하여 11월이 문제가 깔끔한 이유는 결국 문학 선지에서 많이 손을 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더 만질 수록 쉬워지고, 화작문은 만질 수록 까다로워지며, 비문학도 그렇구요. (쉽다는 말은 답의 선택 과정에서 선지 판단이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독해의 측면과는 무관하고요)
물론 공부할 때는 어렵게 해야한다는 말에는 10000000% 공감합니다. 예전 문학 기출 (2000년대 중반) 정도 문제를 풀어보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네 문학은 사실 과거 기출이든 현재 기출이든 정답을 고르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있지는 않습니다. 정답 선지가 꽤 명확하니까요ㅎㅎ
6월/9월에 비해 수능 문학 문제가 깔끔하게 출제되고 있는 이유도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문학에서도 정답률이 50~60%대이거나 그 밑인 문제들이 꽤 출제되었었는데, 이 문제들도 정답 선지는 에 근거하여 명확하였지만 헷갈리는 선지에서 학생들이 못 지워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공부를 할 때 모든 선택지를 소화해 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ㅎㅎ
수능 국어에 대한 통찰이 뛰어나신 것 같네요!
오..설승환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선생님 아직 연제 독재학원에 계십니까?
헉 예시까지~!! 설명 감사합니다 짱멋져부러
선생님 제가 월요일에 중간고사가 있어서 문법 800제 뽑아서 풀려고 합니다. 근데 한글2010으로 파일을 열면, 파일이 대부분 꺠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해서... pdf파일로 받아서 뽑아야 할 듯 합니다. 보내주실수 있으신지요??(답글 달아주시면 메일주소 달겠습니다ㅠㅠ)
쪽지로 메일 보내주세요~
쌤 제가 메일이 안보내져서 여기 올려요 ㅠㅠ 문법 800제 제본 해서 보려고 하는데... pdf 파일로 받을수 있을..까요?? 주소는 mhc0702@naver.com입니다!
네 보내드릴게요ㅎ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문학 풀 때 별 고민없이 쉽게 정답을 고르는데
지문 읽는 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씁니다
문학에서 25분 넘게 쓰는데
20분컷 적어도 23분 컷을 하고 싶네요 ㅠㅠ
4문제짜리 소설 지문은 약 8분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지문은 한 페이지 꽉 채우는 분량)
어떻게 해야 할까뇨
답변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아무래도 EBS 연계를 생각지 않을 수 없어요. 사실 수능 때 EBS 연계 체감이 잘 안 느껴지는 편이었는데, 유독 작년 수능에선 연계를 많이 했었어요.
올해가 어떨지 잘 모르겠긴 하지만, 아마도 6월/9월에서는 예전처럼 연계가 많이 될 것이긴 하니 EBS 교재에 실려 있는 주요 문학 작품들은 꼭 공부해두시고요.
소설 지문도 결론적으로는 꼼꼼하게 읽어야 하기 때문에, 시문학에서 중심으로 최대한 정답을 빠르게 골라보도록 훈련해 보시고 여기서 줄인 시간을 소설문학에 투자하는 게 현명해 보이긴 합니다.
소설 지문 자체적으로 봤을 때, 현대소설은 주로 인물의 내면 심리를 다루고 고전소설은 주로 여러 인물/복잡한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이에 포인트를 두고 기출들을 공부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현대소설에서는 어떤 인물이 어떤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이러한 심리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분석, 고전소설에서는 직접 시험장에서 인물(또는 그에 대응하는 호칭어/지칭어) 관계를 바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관계도를 그려보는 연습을 한 다음, 그 인물들 사이에서 어떠한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파악해 보십시오.
답변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