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수시전형)의 중요 관점 (View Point)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2103907
“손 실장, 이번 면접에 나도 참여해도 될까요.” 손성익 포스텍 입학사정관실장은 지난달 총장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의 당혹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손 실장은 “총장이 학생 선발에 참여하겠다는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면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고 말했다.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는 국내에서 가장 앞선 제도다. 대학 안팎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텍은 1997년 고교장 추천전형을 시행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면접전형 비율을 높였다.
입학사정관제가 제도화된 2009년부터는 신입생 300명 전원을 수시모집으로 뽑고 있다. 올해의 경우 2060명이 지원해 서류전형으로 3배수를 뽑은 뒤 잠재력 평가와 수학·과학 면접을 통해 합격 여부를 가린다. 22명의 전문사정관이 모든 과정을 관리·정리한다. 20일 오전 면접을 마친 김용민 총장은 흐뭇해했다. 지원한 학생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봤기 때문이다.
▲ 김용민 포스텍 총장 |
→포스텍 입학사정관제가 서류전형에서 학업성적을 너무 많이 본다는 비판이 있다.
-포스텍에서 학업을 할 수 있는 학생을 뽑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특정 분야의 천재도 뽑아야 한다. 하지만 한 분야만 잘하는 학생, 좋아하는 과목 이외의 성적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학생은 학업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명문대나 연구중심대학들을 봐도 전반적인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한 분야의 우수성이나 잠재력만으로 뽑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결국 학업성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가.
-학업성적으로 줄을 세우지는 않는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수능이나 SAT 만점자들이라고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커트라인을 넘어서면 그 위의 성적구분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거다. 그 결과 줄을 세우면 절대 들어오지 못할 학생들이 입학한다. 포스텍의 경우에는 지난해 수시모집 전형에서 성적 역전이 30% 정도 생겼다. 올해는 아마 더 늘 것 같다.
→면접관들이 20분간 대화하는 것만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는지.
-실제 만나는 시간은 20분이지만 서류를 보내는 순간부터 입학사정관들과 면접 참여 교수들이 읽고 분석한다. 저 역시 학생들의 서류를 잔뜩 읽었다. 학생에게 질문할 내용들도 미리 서류에 줄을 긋고 다 표시해 둔다. 교내활동을 독점한 학생의 경우에는 내신관리에 미쳤던 영향과 당시의 부담감을 물어본다. 다른 친구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빼앗은 것이 아니냐는 압박성 질문도 할 수 있다.
→실제 면접에 참여하면서 가진 느낌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학생들이 많았다. 교수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3년 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이후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자기표현이 확실한 학생들이 면접의 혜택을 더 많이 본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경험은 부족하다. 실패하고 좌절한 경험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성적이 떨어졌을 때’, ‘경시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을 때’를 얘기한다. 별다른 실패 경험이 없다는 건 선생님이나 학부모들이 학생 스스로 뭔가를 하지 못하도록 실패를 막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자기 학생, 자기 자녀를 못 믿는 거다. 제 경험상 실패해본 학생이 훨씬 발전 가능성이 높다. 실패를 모르는 한국 학생들이 좀 아쉽다.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다른 대학들이 ‘300명을 뽑는 포스텍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비효율적이다. 시간과 노력, 돈도 효율성만 놓고 보면 낭비다. 하지만 학생을 제대로 뽑는 건 어찌 보면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건 대학의 특권이고, 어렵게 뽑는 것으로 그 특권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 학생을 어렵게 뽑아야 대학들도 더 애정을 갖고 돌보지 않겠는가. 종합대학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잘못된 편견이다. 미국에서는 몇만명씩 지원하는 큰 대학들도 전부 입학사정관으로 뽑는다.
→포스텍 합격생들은 대부분 서울대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함께 합격한다. 좋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복안은.
-뺏고 빼앗기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서울대 동시합격생 중에서도 절반가량은 포스텍을 택한다. 학교에 대한 인상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이번 면접을 보면, 면접은 쌍방향이다. 면접관이 면접을 보지만, 학생도 면접관을 평가한다. 질문을 던지지만, 학생의 대답에 대해 상담이나 조언을 하기도 한다. 총장인 제가 직접 참여한 이유 중의 하나도 학생들에게 신뢰성을 주기 위해서였다.
2011-10-21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식 0
식
-
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
-
바이언 골 ㄷㄷ 0
ㄷㄷ
-
기차 지나간당 2
부지런행
-
브레턴우즈 3
-
못 일어나고 뒹굴거리다 전반 끝나버렀네
-
아 취한다~~
-
[노병훈 T] 6모대비 킬러 영어 문제 출제 및 대비 방법에 대한 성찰 省察, 오르비 학생분들의 생각은 ? 0
안녕하세요 오르비 학생여러분, 2024/5/12일(일) [2~5시] 오르비에서...
-
챔스 착석 2
-
은 아니고 군수하게돼서 시간 줄일겸 되도록 인강 없이 수학 독학하려는데 도와주세요...
-
수능 189일 남은 지금 유전.신경.근수축 극복 vs 쌩노베지만 지1으로 바꾸기 2등급이상 목표
-
자기싫어 1
사람은 왜 자야하는것인가....
-
이렇게 된 일입니다.. 사설뽀록 쪽팔려서 뗐어요 와중 메일에 오타…
-
집합
-
밀착하면서 심하게 흔들리고 싶어
-
벌써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메가는 문자하나 없는데 문자 받으신분 계신가요?
-
4월초부터 반수 시작해서 지금 한완수 공통 파트1.2 끝냈는데 기출로 심특...
-
파이팅
-
5모 정법 총평 2
23수능 백분위 99, 출제진 근무중 본인 점수: 풀이시간 13분, 점수 50...
-
백분위 98에 서강대 재학중인데 시급2.5받는데 좀 맘에 안듦 교통비랑 이동시간까지...
-
요즘 취미 1
가끔씩 슈냥님 방송가서 도네하기
-
내 반응 정상임? 아 ㅈ같아
-
필자는 이미 기회가 날아가버림
-
사이비는 돈 뜯는 게 목적이라는 거 말고는 차이 없나요? 그리고 사이비는 나라에서...
-
국어성적잘받는법 21
나한테맞는시험지나올때까지n수하기
-
5모 수학 2
1줄평: 어렵지만, 충분히 유익한 시험 일탄 본인은 성균관대에서 반수중인 대학생임....
-
이거보고 어디 기출인지 알면 고인물ㅋㅋ
-
올해는 반드시 간다 관악으로!!
-
작수 1 턱걸인데도 4규 시즌1이 그렇게 쉽다고는 못느꼈습니다 은근 까다로운 문제...
-
ㅈㄱㄴ...기출을 어느 타이밍에 병행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개념인강 듣고 기출...
-
나도 처음 오르비 접했을 때는 고2였는데
-
닉변 완료 2
-
ㅇㅇ
-
유명한노래 알려주세요
-
하루남았다 5
딱기다려
-
. 0
굿나잇 뽀뽀 쪽.. 잘자여
-
사관학교 준비하시는분들 질문 받습니다. 성적 좋진 못해도 영어때문에 예비가 뒷번호지...
-
1.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
-
. 2
나중에 나랑 대창 먹어주면 좋겠다..(행간 걸침) 겉바속촉.. 맛있어보이네요 그리고...
-
기현쌤이 파데랑 킥오프 최대한 빠르게 끝내라고 하셨는데 수 1 수 2 미적 세개...
-
의대증원 때문에 정시는 컷이 내려가고 수시는 최저 맞추기 너무 어려워지지 않나요?...
-
취르비 0
피곤하농…
-
1.에피메테우스가 인증할 것 2.현우진라면이 인증할 것 3.드럼통령 이재명이 인증할 것
-
캬캬캬
-
800명 딱대
-
풀어보신분?
-
한국사 감독때 나랑 안면 없는쌤 들어와서 생긴 일이긴 한데 그때 한국사 받자마자...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