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생12 [729993] · MS 2017 · 쪽지

2023-07-29 18:09:29
조회수 3,838

경찰대 졸업생, 진로 선택과 관련하여 조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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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졸업한지 2~3년 된 기수고

이번에 사촌 동생이 1차 시험 수학 보고 멘탈이 나갔다 하여

얼마나 어려웠는지 궁금해서 여기 갤러리 들렀다가 쓰게된 글입니다


아마 경찰대 진학 의사를 갖고 1차 시험을 치른 분들 대부분이 연고대 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분들일거라 생각이 드는데 (맞나요?)

그래서 아마 경찰대를 붙게 된다면 연고대 공대 혹은 지방 한약수 사이에서 어디로 진학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될 겁니다


제가 입학할 당시에 경찰대는 군면제와 더불어 경찰 간부라는 직업이 꽤 먹히던 시절이라, 붙으면 일단 가야되는 학교였지만

요즘에는 의치한 등 전문직 열풍이 커지고, 공무원이란 직업 자체의 메리트가 많이 축소되면서 경찰에 큰 뜻이 없으면 다른 일반 대학에 가는게 더 낫다고 판단되는 것 같습니다.


1. 연고대 공대와 경찰대 붙으면 어디로 가야하는가?


본인 성향이 이과에 매우 가깝고, 꽤나 큰 돈을 만지고 싶고, 대학 가서 학과 공부와 스펙 관리를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연고공을 가야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대학시절 여유롭게 보내면서 취업 압박 등에 쫓기지 않고 적당히 갖춰진 삶을 살고 싶다면 경찰대가 나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 2년간의 소대장 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사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연고대 공대에 진학한 친구들은 이제 막 졸업해서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취업 중에 있는 상황입니다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제 친구 말을 빌리자면, 코로나 호황 이후로 취업길이 많이 막혀서 대부분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같으면 70% 정도가 칼취업하는게 표준인데, 최근엔 거의 절반 가까이가 대학원 진학을 고려한다고 들었습니다


연고공에 진학하면 90%는 대기업에 취업하게 될텐데

봉급은 대기업이 경찰간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법니다.

최근 삼전에 취업한 제 친구에게 들은바로는

올해는 반도체 불황이라 성과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도 영끌 6.5천정도는 된다고 하네요

작년 제작년처럼 성과 맥스로 터질 때는 9천까지도 가고... 연차 쌓이면 1억은 기본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그냥 친한 친구한테 들은거라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래도 많이 받는건 확실해요)


제가 생각하는 경찰대의 최대 장점은

입학만 한다면 아무런 노력 없이도 6급 수준 공무원이 보장된다는 것이고

학교 생활 내내 아무런 부담감 없이 20대 젊은 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 100만원 가까이 품위유지비 받으면서 여행, 연애, 자기계발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고등학교 동창들 시험기간에 피똥싸고, 학회 다니고, 인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거 생각하면 심적으로 많이 편안했던 것 같네요


학교 다니면서 지원 받은 금액 생각하면 현금으로만 7천 가까이 되는데

24살에 5천 이상 들고 시작한다는게 결코 작은 일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군혜택 있을 시절에는 남들 학교 다닐 시기인 24~25살에 8천정도 저축을 했었는데

그래서 다른 친구들보다 경제적으로 많이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군혜택 없어진게 많이 아쉽네요...



경찰대의 최대 단점이라 하면

학교 위치가 지방이란 점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엔 1학년 때 현타가 많이 왔던 것 같아요. 특히 연고전 시즌에 신나게 노는 친구들 보면서 많이 우울해지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대학생활에 큰 로망이 있고, 노는걸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면 경찰대 진학시에 후회가 좀 많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말 외박 자유롭고, ktx 역도 잘 돼있어서 주말에는 잘 놀 수 있을겁니다!



2. 경찰은 돈 못벌지 않나요?


경찰은 그리 돈을 잘 버는 직업은 아닙니다

사실 비슷한 수준으로 공부했던 친구들과 비교하면 최하위층이죠

공무원 중에서는 가장 잘 버는 축에 속하지만, 돈 욕심이 많은데도 경찰을 선택하는 것은 바보짓이에요.

부서마다 봉급이 달라지지만, 제가 소대장 근무할때는 연 5천 조금 넘게 벌었고

지금 근무하는 부서에서는 딱 5천정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40살정도 돼서 경정(5급) 계급을 달게 되면 8천 조금 넘게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40살이면 차장급에 연 1.5억은 벌텐데...ㅎㅎㅎ 돈으로 비교하자니 많이 초라해지죠


이렇게 아쉬운 보수에 불만을 갖고 최근에 로스쿨 진학하는 동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로스쿨 간다고 하면 배신자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은 서로서로 로스쿨 진학을 독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작년에는 무려 87명이나 로스쿨 진학을 했고, 올해는 100명 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아마 5년 뒤에는 한 기수에 30% 이상은 변호사 달고 있을거라 예상됩니다

변호사 라이센스 취득한 이후 얘기는 너무 길어서... 생략하겠습니다.


뭐 아무튼 경찰 연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일찍 일 시작한다는 점 + 학생 시절 지원받는 돈 + 긴 근속연수(36년) + 연금 까지 고려하면

여타 대기업에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s급 대기업 외 기타 대기업이랑 비교하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구요


돈도 돈이지만

조직 내에서 엘리트 취급 받으며 생활하고

경찰서장 이상의 지휘관이 돼서

뉴스도 타보고, 자기 아래에 600명 넘는 직원들도 둬보고

범죄자도 잡아보고


여러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학교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뭐 아무튼 제 입학할 때에는 이런 정보 알려주는 선배나 선생님이 없어서

막연하게 경찰대에 진학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글이 조금은 도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써본 글입니다

다들 입시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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