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1 칼럼) 수능 지구과학에서 의문사가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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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이후에 작성해두었던 글입니다.
22학년도 지구과학1 수능 문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의문사'라고 여기는 지점들에 대하여 작성했습니다.
제 생각엔 22학년도 수능 지구과학1은 개정 이후로 가장 의문사가 발생하기 쉬웠던 시험입니다.
24학년도는 수능이 쉽게 출제되어 의문사가 적긴 했지만, 25학년도 수능도 24처럼 출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에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잘못된 판단 과정
2번 문제임에도 여기서 틀린 학생이 꽤나 많았습니다.
ㄴ 선지 때문인데 호상열도는 섭입대 부근에 형성되므로 뜨거운 플룸이 아닌 차가운 플룸과 연관 짓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문제인데 왜 학생들이 실수했을까요?
1. B → 뜨거운 플룸 2. 호상 열도 → 섭입대 → 차가운 플룸 |
이 문제를 풀 때 생각해야 하는 과정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즉 이 둘을 결합하여 ㄴ선지가 틀렸다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1. B → 뜨거운 플룸 → 마그마의 상승 2. 호상 열도 → 마그마의 상승 |
1, 2는 따로 본다면 모두 옳은 판단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둘을 결합해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그마가 상승한다고 해서 모두 호상 열도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잘못 판단한 경우에는 본인이 틀린 것을 확인하고 나면 바로 틀렸다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2. 유사한 개념의 혼동
일부 학생들이 ㄷ에서 삼각주를 떠올려 틀렸습니다.
삼각주에서도 분명 유속이 느려지면서 퇴적되는 과정이 있기에, 이렇게 틀린 학생이라면 본인이 틀렸다는 것을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선지를 이렇게 처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빠르게 이동하던 퇴적물의 유속이 갑자기 느려지면서 퇴적되는 과정'이면 삼각주네. |
만약 처음 선지를 읽을 때 삼각주를 떠올렸다고 하더라도,
교육 과정상 삼각주를 떠올린다면 '연안 환경'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므로, 선지의 '해저'에서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물론 공부가 정말 잘 된 학생이 아니라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개념의 디테일 부족으로 틀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공부 습관/개념 부족
먼저, 11번입니다.
생명 가능 지대를 배울 때 대부분의 교재나 강의에서 중심별의 질량이나 표면 온도를 기준으로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주계열성인) 중심별의 질량이 크고 표면 온도가 높으면 '왜' 생명 가능 지대까지의 거리가 멀고 폭이 넓은가요?
학습 과정에서 충분히 고민해볼 문제이고, 사실 기출 문제를 풀면서 S(단위 시간, 단위 면적 당 복사 에너지)를 다루는 것을 봐왔다면 광도에 대한 고민을 해봤어야 합니다.
강사가 알려주는 것만을 공부하려고 하면 수능 때 이렇게 틀리기 쉽습니다.
'내가 듣는 강사는 이런 거 안 알려줬는데.', '내가 본 책에는 이런 거 안 나왔는데.' 같이 생각하고 책이나 강사를 바꿀 생각을 하기 전에, 본인 공부 습관을 돌아봅시다.
단순히 누군가 떠먹여주길 바라는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수능 때는 허를 찌르는 문제를 냅니다.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표면 온도(반지름) 다르면 당연히 거리도 다르겠지'라고 생각해서 틀렸습니다.
안타깝지만 '당연히'가 아니라 '뇌피셜'에 가깝습니다.
수능에서는 뇌피셜로 푸는 문제가 출제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15번입니다.
ㄴ 선지가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틀린 친구에게 공통 질량 중심이 뭔지 아는지 물어봤는데 역시 답하지 못했습니다.
별이랑 행성이 공전하는 중심이라는 정도까지만 얘기하고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왜 공통 '질량 중심'일까?
친구의 생각대로라면 공통 '질량 중심'이 아니라 공통 '공전 중심'이라고 부르는 게 맞았겠습니다.
평소에 공부하면서 이렇게 정의까지도 생각해보는 습관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뇌피셜로 답을 내고 넘어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의까지 꼼꼼하게 공부하는 습관이 평소에는 무의미해 보일 수 있어도, 수능 때는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통 질량 중심의 정의는 아마 이제는 강사들도 집중해서 가르치고 여러 사설 모의고사에서 다루기 때문에 여러분은 이 내용을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ㄴ 선지는 당시에 처음 출제된 내용이고 1종의 교과서에서만 다루기 때문에 당시까지만 해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뒷북지학'에 당하지 않으려면 출제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챙겨갈 수 있어야 합니다.
5. 뇌피셜
수능 오답률 3위의 문항입니다.
사실 19, 20은 상위권이라면 관성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상위권 오답률은 이 문제가 1등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실질적인 킬러라고 생각합니다.
ㄴ 선지가 문제인데 학생들이 왜 틀렸을까요?
A가 B보다 표면 온도도 많이 변하고 반지름도 많이 변하네. → 절대 등급도 많이 변하겠군. |
그런데 여기서 무언가 이상해야 합니다. 표면 온도와 반지름의 증감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증감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변화량 자체만 생각했다면, 아쉽지만 생각이 짧았습니다.
지구과학뿐만이 아니라 과학탐구 전체에서 증감 방향은 중요하므로 (+인지 -인지는 당연히 어디서나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틀렸다면 다른 과목에서도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A가 B보다 표면 온도도 많이 변하고 반지름도 많이 변하네. → 주계열 단계 직후니까 표면 온도는 작아지고 반지름은 커지네 → 그럼 절대 등급은 모르는 거 아닌가? |
따라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생각하고 나면
기출에서 자주 봐왔던 H-R도를 떠올려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뇌피셜만으로 답을 내면 90% 이상 틀립니다.
그것이 곧 출제 의도이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출제자의 함정에 빠지지 맙시다.
+ 사실 별의 진화 과정이나 물리량을 보면 H-R도를 떠올리는 것은 기출 학습을 했다면 당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H-R도를 떠올리고 바로 푸신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풀었습니다.)
다만 이 글은 '의문사'에 대한 글이니 H-R도를 떠올리는 과정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 여담
스케일을 제시하면 고민할 거리도 없어지니 이 문제에서는 스케일을 생략했는데,
자세히 보면 표면 온도 변화량 대비 반지름 변화량이 B가 A에 비해 유의미하게 커보입니다.
물론 엄밀하지는 않지만, 표면 온도와 반지름 중 B는 반지름의 영향이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짐작하여 풀 수도 있었겠습니다.
평가원의 배려심이 느껴지나요?
대략 정리해보면 지구과학 공부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몇가지 나옵니다.
1. 비약 없는 사고 연습
실모나 N제를 풀 때 연습해봅시다. 답지를 보기 전 최초 1회 풀이 때 이렇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의심하며 공부하기
개념의 공백은 결국 쉽게 공부하려는 습관에서 생깁니다.
3. 신중하게 풀기
지구과학은 어차피 시간 남습니다. 천천히 풉시다.
이 정도만 해도 흔히 이야기 하는 '의문사'는 줄어듭니다.
사실 글을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지1 수준에서는 대부분 의문사가 의문사가 아닙니다.
그외 지구과학(특히 지1)에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은 덧글 주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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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수생부터입니다~
고트다 고트
질문을 받다보면
지구과학에서 실수때문에 고민이에요ㅠㅠ 하는 학생들중에
뇌피셜로 풀어서+개념의 정의를 본인 소신껏 정해서
인 학생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사실 실수는 그냥 2번으로 풀고 답을 3번으로 고르는..그냥 그런게 실수인건데..
물화생지 중에 자기 객관화가 가장 어려운 과목인 것 같아요
뒷북이 다른 과목에 비해..심하니까요..
수능때 첨보는 선지가 나와도 다음해에는 모두 당연하다는듯이 가르치고, 또 막상 들어보면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아 이정도는 생각할만했는데! 하면서 실수로 치부하고..
솔직히 221118은 당시 풀 수 없는 문제였는데... 일단 그래프 좌하단이 원점이 아님
태양 정보를 토대로 원점이 (약 -6300000km, 3000K)임을 알 수 있음
H-R도를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221118 이후에 가르치기 시작한 내용
저는 당시 50점이었고 주변에 18번 맞은 사람들은 모두 H-R로 풀었습니다.
그리고 크로녹스에서 하야시 경로와 헤니에이 경로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떠올리고 푼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에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건 동의하지만 풀 수 없다는 건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크로녹스는 가르쳤습니다.
지구과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자료를 떠올려서 선지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지2에서도 사용되어온 방식입니다. 지금은 지1에서 천체가 빠졌고 개정 전 지2 내용이 교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변별 방식도 어느 정도는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예 뜬금없는 풀이가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기출 ebs 인강만 보고 한 말이라 그 당시 상황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하야시 경로와 헤니에이 경로가 뭔가요?
H-R도상 진화 경로(수직 방향/수평 방향)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량이 큰 별은 H-R도에서 수평에 가까운 경로로, 작은 별은 수직에 가까운 경로로 진화한다는 내용은 당시에도 주요 개념이었으며, 해당 개념의 의미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221118을 상위권이 의문사하는 건
절대 등급의 증가폭(=비율) 과
광도의 증가폭(=차이) 를 혼동한 것임
그런 사람도 꽤 있었겠지만 적어도 제가 본 당시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ㅎㅎ H-R도 자체를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틀리는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둘 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ㄷㄷ
이거보고 그냥 화생한다...
지구과학 누가 쉽다고 했냐 진짜로
이거보고 물리하기로했다..
진짜
지구 올수 25점인가 그런데 이번에 다시 하려는데요 개념 공부하면서 작년에 잘못 갖고있던 오개념이랑 섞일까봐 두려운데 개념 공부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리고 개념 배운거 단권화 추천하시나요?
1. 일단 개념 강의를 처음부터 다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강의 수강 외에 복습도 꾸준히 해주셔야 하고,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2. 단권화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단권화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이해보다는 암기에 포커스를 두게 될 수 있습니다. 책이 여러 권이라면 꼼꼼하게 의미를 되새기며 정독하는 과정을 여러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보고 지구과학2 응시하기로 했다
?
개추
승리의 지1 지2
뭔가 수특 수완 개념을 계속 읽으면서 스키마를 쌓아두면 수능때 처음보는 선지에 불현듯 '헛.. ㅅㅂ 그때그건가?' 싶은게 걸려서 맞춤
갠적으로 22지학이 42점 이상 맞기 매우 어려운 시험이라고 생각해요
단 한문제도 ㄱㄴㄷ선지상의 배려는 고사하고 싹다 신유형에 낯선 소재들이었으니
호상열도는 섭입대지형, 공통질량중심,밝기의 역제곱법칙,고지자기극의 엄밀한 정의... 지금 봐도 토나오는 차력쇼
그 당시 강사들은 거의 위 내용을 자세히 가르치지 않았던걸로 기억
시간 남는다는것도 연막임 절대 안남음 이거 보는 사람들은 사고 단축 시키는 연습 무조건 하셈
화학을 해 봐
화학은 안해봤는데
물리랑 비교해서 덜 촉박하긴해도 시간 남는건 아님
지학이 화학에 비해 시간 더 남는다는 것이었음
지1 지2 같이 공부하고있는데 저에게는 진짜 피와 살이 되는 영양만점 글이에요
잘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지1은 나랑 잘맞긴 잘맞네...
잘 맞기만 하면 비교 불가 꿀과목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