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6-08-23 22: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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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썰4] 밀랍날개와 함께 미궁에 갇힌 수학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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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에서 이어집니다. (배경스토리)


(수학B형 위주로의 서술 - 하지만 3월 이후부터는 입시나 타 과목의 경향도 수학B형 공부에 영향을 끼쳤으므로 이번에는 잡다한 것도 좀 간략하게라도 서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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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화려한 복귀식 속

그 당시 하늘을 향해 날아가던 날개는

아마도 밀랍날개였는지도 모른다.




"야 이번에 너 어디 대학 목표로 생각 중이냐?"


"그래. 이번에 수시 어디 쓸 생각이니?"




강렬한 태양빛을 받으며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이

밀랍날개는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아가는 속도도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이전 편에서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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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에서 댓글로 다 답하지 못한 부분


그 당시 이과 전체 인원이 한 110~130명 정도였음
(문과+이과 합쳐서 260 중반대)

그 당시에는 영어B형이다보니 원점수 상으로 분명 낮아보이기도 했고

(솔직히 15시즌 16시즌 6평 9평... 워터파크)

그 외에 시행착오 등이 겹치면서 320 중반대로 10몇등 후반대 등수가 나올 수 있었던 것


... 여러분 고등학교는 그냥 집 가까운 일반고 (막장 아니라는 전제 하) 또는

ㅅㅅ고 ㅎㅇ고 ㅎㅁ고 ㅎㄴ고 이런 데를 가ㅅ...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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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그 당시의 심정과 감정, 행동 등을 그대로 서술하였으므로 어그로성 발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은 고증 이해 좀... 순서가 뒤바뀐 상태일 수도 있음)


"의대?"

담임 선생님은 반문하듯이 물었다.


"다른 일반대 생각은 없는 거냐..."

"네. 의대만 생각해왔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음... 그래... 일단은 알겠다."

처음이니까 담임 선생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미심쩍한 표정과 함께 말이다.


사실 전년도 최저등급 기준대로라면

빼도박도 못하고 재수학원부터 알아봐야 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영어B형과 A형 분리로 인해

등급 혼란이 가중되면서

교육부와 대학당국들은 최저등급에서 영어관련 기준들을

모두 완화하였고

이는 나에게 그대로 기회가 되었던 것이었다.



"사설이지만 그래도 1등급을 받았다니... 기분좋군"



4월의 어느 날

사설 수학에서 첫 1등급을 맞아보았다.

"이제 슬슬 공간도형이랑 벡터 들어가기 시작하면 주의해야해."

(속마음) '뭐... 나름 잘 되겠지 쓰읍'

하지만 그 1등급이란 숫자는 허상이었을 뿐이었다.



"요즘은 EBS에서 70%가 연계되니까 EBS만 잘 봐도 성적 오를거에요."

14년도 수능 시즌. 그 당시 만점자 1%정책은 폐지되었지만

교육부에서는 항상 EBS를 강조하고 또 강조했었다.

"EBS 연계를 통해 사교육 억제에 힘을 쓰는 바..."

그러다보니 학교나 학원에서도 계속 EBS를 강조했었던 것 같다.


"수능특강 두 권씩 사서 학교에서 한 번 풀고 학원에서 한 번 푸는 게 좋을거에요."

"요즘은 수능이 무려 이 교재 몇 권에서 70%가 나오잖아?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안 그래?"

결국 기출을 볼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EBS 공부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뭔가 제대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최대한 적은 시간에 많은 양을 하겠다는 조급함으로 가득찼었으니까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생각할수록 또 아쉽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야 하는데

위로 올라가는 길인줄 알았던 게

옆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니...



여하튼 여느 해처럼 4월말에서 5월초.

고3 1학기 중간고사는 다가왔다.

"수학은 또 3등급이네~ 국어는 이제 좀 제대로 나오는구만" 

언제나 그랬듯이

기하와 벡터, 적분과 통계 모두 3등급이었다.


그때 쯤에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수시원서 희망들을 조사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음..."

모의고사 성적들을 차례대로 보던 담임선생님이었다.

"뭐... 어차피 6평이 있으니까 그때 가보면 알겠지."

그냥 그저 그랬었다.



그렇게 학교 축구대회가 지나고...

5월이 지고...

6월 모의고사 날이 되었다.


EBS만 성실하게 공부해온 현역이

기출도 안 보고서

뭔 재주로 잘 보겠는가

당연히 말아먹었다.


그 당시 수학시험은 어떻게 치뤘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참... 멘탈이 털린 시험들이었던 것 같다.


(사진 첨부 : 2013년 6월. 고3 6평 성적표 - 화학I 원점수 47점에 저 모양이니... 저 당시도 화학I은 노답)

(참고로 원점수는 각각 98/72(?)/73/47/33(?) )



"이번 평가원 시험을 내가 왜 말아먹었을까"

한참 혼자서 고민을 했었다.

"화학I은 쓸데없이 쉽게 나왔는데 내가 실수를 했어...(당시 1컷 50) 생명과학II는 내가 아직 공부를 덜 했고... 영어야 원래 못 하지..."

"그런데 수학은 왜 망했을까?" 

그 당시에는 이유도 영문도 모른 채 계속 고민만 했었다.

"아... 나는 멍청한건가? 나는 수학머리가 하나도 없는건가?"

스트레스만 받다가

"뭐 공부 열심히 하면 성적은 오른다고 다들 그랬으니... 더 앉아있어야지."

라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었다. 그저 말이다.



그 쯤이었을까

학교에서는 수시 준비가 한창이었다.

"하... 자소서가 수행평가라니 이건 또 무슨..."

끙끙대면서 수행평가를 겨우겨우 해내던 중

수시 상담 차례가 나한테 다가왔다.


"하... 아직 성적 개판인 상태인데 지금 상담을 왜 하는거야..."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교무실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교무실에는 담임선생님이

OO일 컨설팅 사이트를 켜놓은 상태로 모니터 앞에 앉아있었다.

조심스럽게 옆에 있는 의자로 가서 앉았다.


"의대... 하... 내신과 모의고사가 이렇군"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잡으며

내신과 모의고사 기록들을 왔다갔다 했다.

"논술로 했을 때 여기는 안정... 여기는 소신... 이렇게 떴으니 써보고..."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선생님 생각으로는 연고대 일반과도 써보면 어떨까 싶다."

화면에는 연대와 고대 생명공학과가 각각 띄워져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제 생각으로는요... 연대는 수능전이니 제하는 게 좋겠고... 고대는... 그냥 의대를 써보려고 해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이 전화해서 연고대 일반과를 써보는 건 어떻냐고 물어보시더라."

때는 며칠 전이었다.

이 말을 부모님께 전해듣고 고민에 빠진 나는

학원 선생님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네가 원하는 과가 아니라면... 어차피 가지 않을 거라면 그냥 안 넣는 게 좋을 것 같아."

"수능을 잘 보더라도 수시에서 붙어버리면 정시를 못 쓰는 거잖아. 지금은 아직 수능성적이 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니 감안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학원 선생님들의 의견은 '원안 그대로'였다.

외삼촌의 경험과 학원 선생님의 의견들을 참조하여 밀고 나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우리 OO고에서 제일 잘하는 OOO이도 올(All) 의대를 안 썼는데... 이거 위험한 전략 아니야?"

담임선생님은 당황하면서 말했다.

"선생님. 아직 수능까지 시간은 많이 남았고... 작년에 아파서 공부를 못 하느라 이런 거지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모르잖아요... 저는 충분히 올릴 자신 있고... 설령 그렇지 못 하더라도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재수를 하더라도 이렇게 쓰고 싶습니다.' 라는 의견을 표명한 셈이었다.

어차피 나 자신도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재수가 필요할 수도 있단 상황이었던 것을...


"그래... 그럼 일단 알았다."

선생님은 다시 그 특유의 표정과 함께 상담을 마쳤다.



며칠 후

여느 고3처럼 한창 공부를 하던 중이었다.


쉬는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를 하고 있던 중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약간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교무실로 따라오라고 했다.

뭔 일인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복도에서 나를 바라보며 담임 선생님은 말했다.

"너... 진짜... 선생님 말 이렇게 안 들을거야?" 

큰 소리로 화를 내는 선생님을 보고

나는 갑자기 당황했다.


"다른 애들은 다 선생님 말대로 수시를 계획하는데... 너만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게 다 있어?"

선생님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화를 내셨다.

나는 그저 '갑자기 왜 이러시나...'하고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너... 지금 영어 성적만 봐도... 4등급 아니야? 4등급? 나 참... 이게 성적이냐?"

담임 선생님은 화가 난 목소리로 불편한 발언들을 하기 시작했다.

"1등급 3개가 어디 남의 집 개 이름이냐? 너. 수학 1등급은 맞을 수 있겠어?"

"성적도 안 되면서 건방지게... 능력은 안 되면서 욕심은 많어 욕심이"

순간 다소 불편한 심기가 들었다.


"그래서... 선생님 말 들을거야? 안 들을거야?"

불편한 심기르 가라앉히고 나는 대답했다.

"제가 스스로 대가를 치르더라도 마음 바꿀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주변 조언과 제 생각을 바탕으로 확정한 것이고요."

선생님은 잠시 침묵을 하더니

"내가 말한 의미가 뭔 의미인지는 너도 알테니까... 원서 쓰기 전에 생각을 돌리길 바란다."

라고 대답을 했다.


교실로 들어오자 애들이

"왜? 왜? ㅁㅁ이가 넌 왜 불렀대?"

"에휴... 그냥 수시관련해서 말할 게 있었나봐..."

마음이 착잡했다.


그렇게 한 바탕 소동은 일단 지나고

기말고사가 돌아왔다.

기하와 벡터에서 의문의 100점을 맞았다.



... 이 100점 관련해서 웃긴 일화를 하나 소개해보자면

5월에 수학선생님(이 분 담당 아님)이 

기하와 벡터 기출을 나눠주면서

모의고사 대비라고 하셨다.

기출에 모의고사 대비, 시험지와 답안지까지 나눠주니

당연히 열심히 공부해서

모르는 건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그랬다.


...그런데 기하와 벡터 담당 선생님이

그 기출문제를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출제하셨다.

(그래서 답도 똑같았다.)

그래서 푸는 내내 반신반의하면서 풀어나갔는데


...봤던 문제이니 그걸 당연히 풀어내겠지...

그래서 의문의 100점을 받고

1학기 기하와벡터는 2등급이 되었다.

(다른 애들은 안 푼 모양이다.)



그렇게 엽기적인 기말고사는 지나고...

다음 날 7월 모의고사가 찾아왔다.

"국어 1... 탐구 2과목 모두 11... 수학은 1점 차이로 2... 이 정도면 담임 선생님의 잔소리를 당분간 안 들을 수 있겠군."


그렇게 잠시동안 평화를 맞으며 방학을 맞이했다.

그 해 여름은 올해보다는 아니어도

참 더웠던 것 같다.


더운 여름에 마음은 해이해져서

밤에 맨날 "개그만화보기좋은날"만 찾아서

낄낄낄대다가 

다음날 어슬렁어슬렁

방과후수업 들으러 나오고

방과후수업이 끝나면 자습하기보다는

낄낄낄하면서 집에 가고 그랬던 기억이다. 대충...


그렇게 더웠던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9월 모의고사가 찾아왔다.


마음가짐이 해이해지면

성적도 해이해지는 법


(성적표는 짜증나서 어디다 처박아 두는 바람에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 나중에 발견하면 올려야지)


국어A 원 90 (2등급 컷: 90 이었으므로 2등급 턱걸이)

수학B 원 80 (최종적으로 4등급 컷이 81로 잡혀서 4등급;; / 그 때 1컷이 97이었나)

영어B 원 73 (4등급)

화학I 원 47 (변별력 조절 덕에 1등급)

생명과학II 원 38 (3등급)


수학B형 같은 경우는 자잘한 실수들이 한꺼번에 터져서 (는 실력입니다 여러분)

거의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9월 모의고사를 말아먹자

사상 최대의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원하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담임선생님이 내 수시상담 결과를 외부에 유출시킨 모양이었다.


"진짜 올 의대 지를거냐?"

"야 네가 뭔데 의대 6개를 다 지르냐"

"야 의대가 아니라 일반대도 의문인 성적 아니냐"

"이거 능력은 안 되면서 욕심만 많네!"

애들의 반응이 뒤숭숭할 무렵

담임 선생님은 나에게 넌지시 말했다.


"9월도 말아먹었는데 이제 선생님 말... 좋은 말로 할 때 듣자?"

하루가 아니라 1시간 단위로

계속 나를 불러서 압박을 주고

어르고 협박을 하고 그러셨던 기억이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면 

맨날 불려나가서 압박...아니 협박을 받았다.

"야 너. 선생님 말을 이래도 안 들을거냐? 네가 뭔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때는 머리카락이 매일같이 수십올씩 빠졌던 기억이다.

공부를 할만하면 계속 교무실이나 복도로 소환하고

수업시간 중간에 대놓고 쪽을 주는 게 일상이었다.

"어디 그래가지고 수학 1등급은 맞을 수 있냐?"

"영어 성적이 참 아쉬워요 아쉬워... 4등급만 아니어도"


내가 없는 수업(타반 수업)에서도

내 흉을 계속 봐가면서 압박을 주는 게 일상이었다.



"나에게 시련을 주든 시험을 주든 XX 대가는 내가 치른다는데 다들 왜이리 오지랖이야. 내 대답은 이거다."



밤과 아침 사이에 수시 원서를 모두 질러버렸다.

다음날부터 파란은 일기 시작했다.



"야... 이거 미쳤구만 미쳤어... 그 최저 못 맞추고 다 떨어진다"

"재수 확정 소감 좀 말해봐"

"야 네가 의대를 간다면 나는 저기 단군 할아버지다."

"야야 네가 갓OO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강제소환당하는 OOO는 도대체 뭔 죄일까... -_-)

이런 부정적 반응도 있었고


"ㅁㅁㅁ 걔는 왜 수업시간에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한대냐? 수업은 안 하고 드럽게 말이 많어"

"야 그래도 4살때부터 키워온 꿈 아니냐... 파이팅하고 꼭 이뤄라"

"ㅁㅁㅁ 걔 너 말 안 듣는다고 XX하는 거 그냥 마음에 담지마 걔가 한두번이냐"

"혹시 또 모르냐? 진짜 기적이 일어날지"

이런 다소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어차피 대가는 치른다고 스스로 각오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거지만 참 가혹했다.


가을 내내 수업시간마다

담임선생의 디스와 소환을 겪으면서

매일같이

"어디 수학 1등급은 맞을 수 있겠냐?"

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몇몇 애들의 따가운 눈총도 봐야만 했다.


심지어 한 애는

"야 OOO 얘는 말야 10수를 해도 수학 1등급 절대 못 맞어. 의대? 절대로 못가. 다시 태어나야 할걸"

라는 악담을 하기까지 했다.


먼 후일에 듣기로는 그 당시 어떤 한 애는

"OOO 걔가 의대 수시를 썼다고? 그 XX가 뭔데?"

라고 화를 내면서

옆에 있는 두 명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한다. 

(그 때 맞았던 두 명 왈 "야 ㅋㅋㅋㅋ 내가 너 원서 때문에 맞은 사람이야" )

(사랑과 전쟁이 실화보다 수위를 낮춰서 방영한 거라는데... 이건 뭐)



사실 나도 무턱대고 마냥 수시를 지른 건 아니었다.

당연히 보험용 원서 하나는 있었다.

(그 보험이 약관 드럽게 복잡한 상품이라 그렇지)


엄마 "왜 고려대 일반과는 안 넣는 건데?"

나 "고려대 의대 우선선발이 1등급 3개인데... 일반선발이 2등급 2개잖아요... 뭐 저도 붙을 확률 적은 건 알고 있는데 보험이 워낙 매력적이니까..."

엄마 "그래... 그럼 알았어"



근데 다들 아무도 안 믿은 게 함정

(수능 뒤에야 진짜 믿더라...)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시즌이 찾아왔다.

어차피 중요한 건 수능이라

(평소에도 내신공부 하나도 안 하고 시험봤지만)

대충 수능공부나 하다가 

설렁설렁 시험이나 봤다.


그리고 얼마 뒤 수업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들어와서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

"OOO. 축하한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전교 2등이다."

(수학I 빼고 전부 1등급이었다.)

의문의 전교 2등에 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소식이었기에 기뻐했다.


"우리 OOO가 내신은 이젠 참 잘하는데... 수능도 잘했으면... 하... 수능이 문제야 정말..."

(속마음) '저 분 또 저러시네...'




여하튼 그 날 수업이 끝나고

학원에 가려 막 귀가하려던 때

어떤 애가 나를 바라보며 "내신 어퍼컷!" 이라 소리쳤다.

그리고나서 "내신을 잘 보면 뭐하냐? 수능을 못 보는데 내신 어퍼컷!"

"뭐 대학은 아무나 가나"

라고 낄낄거리면서 갔다.


낄낄거리면서 지나가는 뒷모습이

정말 눈꼴사나웠다.

걔를 바라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낄낄거릴 수 있는 날이 언제까지일지나 생각해라...'



바로 목표를 하나 더 추가했다.

성적가지고 험담하던 주요 멤버(서너명)들을

수능날 적어도 걔네보다는 성적을 잘 받아서

더이상 성적가지고 험담하지 못하도록

입을 찍어누르겠다는 다짐 말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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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추가해서 넣는 단편 일화 1 )


"이 책들은 다 뭐니? OOOO의 모든 것... 어이구야... 이런 거 안 나와. 이런 쓸데없는 책들은 좀 구매하지 말고."

고1 때 서점에서 국어공부 하겠다고 좋아보이는 책들 모두 구매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 와서 태클을 건 어느 학원 선생님의 말이었다.

"내가 연대 나와서 국어 가르치고 있는데... 이런 책들 사서 다 공부할 건 아니잖아? 쓸데없는 데 돈낭비하지 말고... 이런 거 보니까 안타까워서 그래..."

대충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에는

"의대는 재수가 사실상 필수니까... 4년이라 생각하는 대신에 그만큼 쎈 만큼 공부 열심히 하고..."

어느 분인지는 모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참 여러 의미로 비범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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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인간이 성취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행복 중 가장 큰 행복은

남들이 불가능한 짓이라고 비웃던 곳에서

성취를 얻을 때 나오는 행복이다.


인류의 발전은 그 무모함으로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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