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수험생 [73734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3-22 20:07:04
조회수 4,541

내 자신에게 하는말.29번째 생일축하해.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1580585

어제는 제 29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는 29살 수험생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9년이 지났네요.

어렸을때부터 저는 공부를 못했었습니다.

공부 뿐만 아니라 다른것들도 못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왜소했습니다.물론 지금도 남들보다 왜소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렸을때부터 다른 애들에게 많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저는 그런 10대를 보냈습니다.

10대의 마지막인 고3 수능이 끝나고,20대가 되면 저는 10대의 제 모습처럼 초라해지지 않고 남들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20대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20대가 되었지만 저는 대입에 실패했고 그냥 집에만 처박혀있었습니다.

저의 10대는 학교라는 작은사회에 속해있었다면 저의 20대는 끝없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수있는게 없어서 단순 공장단기알바나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하루벌면서 쓰니 돈이라는게 모일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군복무를 마친 후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은 일을 하면서 느낀것이 너무 제 자신이 불쌍해지는 거였습니다.

한번이라도 잘해보고 싶은데 항상 남들을 피해다니고 숨어만 다녔습니다.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제 자신에게 한번이라도 떳떳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20대 마지막 이 시간을 수험생으로 보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수능을 잘봐서 어느 대학을 가는것이 목표가 아니라,시간이 흘러 30대의 내가 아니면 40대의 내가 29살의 내 모습을 회상했을때 단 한번만이라도 열심히 살았던 기억으로 남겼으면 하는 것이 바로 이 수험생활이었으면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어제는 제 29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네요.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재수생분들도 올해 생일에는 비록 재수생의 신분이지만 내년에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으면서 그리고 여러분들도 주위 사람들의 생일을 축하해주실수 있는 그런 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29살 내 자신에게 보내는 생일축하메세지

생일축하해.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