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7-25 06:09:05
조회수 3,266

[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서른여덟 번째 편지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2680183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아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선생의 유고시집 초입에 적힌 이 푸른 구절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가 품고 있는 세계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놀라운 명문을 오늘 다시금 펼쳐보인 것은 미당의 말처럼 부끄러움이 쌓여가는 내 삶을 돌아보기 위함입니다.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초심이 흔들리고 마음 속 푸른 별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때면 늘상 있는 일입니다.


나는 무엇을 지향하고 있습니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습니까.

나는 어떤 생각과 사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다시 묻는 질문.


혹 내가 바라보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왜곡과 갈등으로 펼쳐진 세계라면 어떨까.


외면하고 도피할 것인가. 순응해야할 것인가.


아니면 맞서야 할 것인가.


아직까진 내가 가진 젊음을 믿기에 뒤돌아보지 않고 당당히 맞섭니다


허나 가끔은 내 행동의 방향을 고민 하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슴 아파하고, 딜레마에 빠지며 또 때에 따라 좌절하기고 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밉기도 합니다.


많이 외롭습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절대 고독의 한가운데는 철저한 어둠만이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나는 앞선 고민들이 들때면 으레 스스로를 이 공간으로 밀어넣고,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초심이라는 이름의 '소신'을 꺼내보곤 합니다.


수험생 여러분


난 그대가 자신만의 푸른 빛을, 그 소신을 가지길 원합니다.


그 형태는 어떠한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 소신이 이 세상에 공의로써 작용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은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듯, 오늘과 내일 역시 달라야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푸른 젊음과 그에 따른 초심, 소신을 다시 돌아다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오늘만큼은.


찬우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