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사람 [764635] · MS 2017 · 쪽지

2018-01-09 17:49:55
조회수 1,156

탈르비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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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탈퇴하려다가 글이나 하나 쓰고 탈퇴하고 싶어서 씁니다.


오르비가 참 저에겐 약도, 독도 되었던거 같네요. 

입시관련 정보도 많이 얻어갔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편협한 인생관을 갖게 된 건 아닌지 걱정이되네요.

성적순으로 줄세우기 속에 스스로 상처 받고, 제가 무심코 올린 글에 누군가 저처럼 상처 받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것도 걱정이 됩니다.


저는 연고대를 생각하고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수능에서 미끄러졌고 연고대는 가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바로 밑 대학이라도 갈 수 있지않을까 글도 올려보고 질문도 많이하고 다녔네요. 결과적으로는 못가게 되었고 저는 부산대를 가서 학비와 생활비 아껴서 취업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친구들은 미쳤냐고 하기도 하고, 아쉽다고 하기도 하고, 저 역시 반수나 재수를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이상하게도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없습니다.


저에게는 제가 대학을 나오든 그렇지 않든 저를 믿어주시는 부모님을 있고, 고민이 생기면 저에게 가장 먼저 털어놓는 오래된 친구들이 있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우리동네의 맑은 공기도 있습니다. 제가 가진 것들이 수능고득점보다, 대학보다도 값지다는 것을 알기에 좋은 대학을 간 누군가를 질투하지 않습니다. 저도 충분히 행복하고, 제 삶도 충분히 빛나는 삶입니다.



연고대를 못 갔다고해서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아니고, 가능성이 없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깊고 넓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할 줄도 알고, 인문학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가 왜 필요한지도 알고 그것들을 배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내 주위의 것들에 감사할 줄 알고, 나에게 해로운 것은 거절하고 걷어낼 줄도 압니다. 때때로 상처받거나 힘이 들어도 다시 일어날 줄도 압니다. 저는 오늘의 제 모습이 좋고, 아침에 일어나 내일을 맞이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이제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에서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저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내일은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또 노력할 것입니다. 부단히 노력하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산다면, 몇 년 뒤 저는 대학보다 더 값진 것들을 많이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금 무섭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행복하십시오.


이제 정말 탈르비합니다.

P.S. San Sebastian님, 미씨다 방님, 고속성장님 등 저에게 도움주신 분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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