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8-01-10 0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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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16수능 삼반수, 그 뒤 (3) - 논술(첫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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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의한 고증이므로 불확실한 점 있을 수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만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을 서술한 것이니 양해를...)




1. 


다음날 토요일.



나는 졸린 눈을 비비고


집을 출발해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그 날은 수능 후 2일이 지난 날이자


경희대 논술이 있는 날이었다.



수시 원서를 한창 접수할 9월이었을 무렵


어차피 고려대라는 학적을 걸어놓고


삼반수를 했던 상황이었기에



잃을게 없다는 나는


수시 원서의 로망이라는


논술 6 의대를 시전했었다.



그리고 일단


최저는 전부 맞췄었다.


넉넉하게.



뭐... 부랴부랴 회기역으로 간 다음


경희대에 도착해 고사장을 찾기 시작했다.



"사회...과학대... ...찾았다!"



좀 걸어가야 했던 기억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고사장까지 안착한 후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보았다.



"과연 최저를 못 맞춘 사람들이...?"



다들 맞추기는 맞췄나보다.


고사장에는 많은 인원들로 가득 찼다.



이윽고 시험지를 받아들고 풀기 시작했다.


수학은 회전체, 생물논술은 유전자의 발현이었나...



한창 문제를 풀던 와중에


p63 유전자(종양억제 유전자)를


제시문 속에서 마주하고서 


잠시 감탄하며 환영인사를 (마음속으로) 꺼냈다.



"...반갑다! 너 캠벨에서 본 녀석인데! .....근데 너 왜 논술에 있냐?"



일반생물학 시간 때 다뤘던 녀석이


생물논술에서 등장하니까 묘한 기분이 잠시 들었다.



뭐 대학과정 내용이 나오고 어쩌고


그런 세부적인건 푸는 당사자가 따져봤자 시간낭비



암튼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고사장을 벗어나서


그날의 점심을 먹기 위해 


엄마와 함께 두리번거리던 중



"어? 피자헛 뭐 페스티벌 하는데요? 저거 먹죠."



피자헛을 먹기로 결정했다.



자리에 앉은 후 피자를 먹으면서


오르비를 키고 휴대폰을 살펴보던 중


(요때까지만 해도 정보수집만 하고 치고빠지는 스타일이었는데...)



"16수능... 국어 이의제기?"



16수능 국어 A형에 이의제기 의견이


두 지문 정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사회 지문 (법)


또 하나는 기술 지문 (다이오드)



이의제기 의견들을 조심스레 읽어보았다.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맞은 문제들이었기 때문이었고


15수능 생명과학II 8번에서


복수정답이라는 그 악몽이


다시 기억 너머에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 이거 만약 정치논리 개입되어서 복수정답 인정되면 어쩌지..."



재빠르게 각 이의제기별 특성들을 파악해보았다.


하나는 실제 법학에서 쓰이는 용어의 쓰임새와 다르다는 의견


또 하나는 지문 속의 내용이 과학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의견



"음... 후자는 2011 채권 지문의 사례가 있으니 얘는 이의제기가 인정될 확률이 낮아."



후자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바로 들었다.



하지만 전자(그 문제가 단어의 쓰임새에 대해 묻는 문제였다.)는


문제의 특성상 실제로 그 의견대로 다를 경우


복수정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



그리고 일각에서는 이의제기 의견과 함께


"원래 정답을 오답으로 처리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들도 있었기에


상당히 심히 불안해졌다.



"아 씨... 이거 복수정답이나 정답수정이라도 일어나면 나 큰일나는데..."



엄마한테 이런이런 말들이 있어서


국어가 불안해졌다고 살짝 언급을 했다.



"법 지문이라고? 법 용어면 제일 가까운 곳에 물어볼 사람이 있지 않니;"



생각해보니 아빠가 법무사니까


그걸 아빠한테 문의해보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바로 급하게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


문제의 그 수능 국어문제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한 다음에


이 문제에 대해서 이의제기가 걸릴 확률이


냉정하게 있는지 물어봤다.



"실제 법조계에서 쓰임이 다르다고? 대법원 문서에서 그 쓰임 그대로 쓰는데, 그 의견대로라면 대법원이 틀렸다는건데?"



약식 자문을 받아본 결과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의제기가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을거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후... 설마 이게 또 그때처럼 막 우긴다고 받아들여지진 않겠죠?"


"법조계에서 그렇게 안 쓰는데 평가원이 원래 정답을 뒤집는다고? 말이 안 되지... 그걸 자문할 사람들이 누군데?"



그 날 이후로 수능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마음을 편하게 먹고


발을 쭉 뻗고 잘 수 있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그 해 수능 이의제기는


적어도 국어에 한해서는 한 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기억이다.




2.


그리고 다음날은


가톨릭대 논술이 오전


성균관대 논술이 오후였다.



방배역 주변의 어느 한 고등학교가


고사장이었던 기억이다.



역시 동일하게 전날과 마찬가지로


고사장에 도착을 한 뒤


잠시 화장실에 가려고


교실을 나왔을 무렵



"어? 너 오늘 가톨릭대 논술이야?"



낯익은 목소리였다.


뒤를 돌아보니 고등학교 친구였다.



"오? 너도 오늘 가톨릭대 논술이었어?"


"엉. 야... 여기서 보다니 진짜 반갑다."



간만에 본 반가움에 이야기를 한 5분 정도 하다가


다음에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하고서 다시 교실로 돌아갔다.


(여담으로 얼마 뒤에 진짜 먹었다.)



시험이 시작했을 때


고사장 안에 얼마나 있는지 둘러보았다.



휑 했다.



"오? 여기는 최저를 덜 맞춘건가?"



괜스리 신은 났다.


(물론 논술을 잘 풀었냐면... ... ... ... ... 못 풀었으니까 떨어지지)


(여담으로 논술은 수학논술과 의학논술로 나뉘었는데, 수학논술은 미적분과 통계로 각각, 의학논술은 뭔가 제시문을 주고 거기에 대해서 논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암튼 그렇게 오전 논술은 끝이 나고


오후 논술을 응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3.


같이 반수 도전하던 과동기랑


(여담으로 얘는 순천향대 의대를 갔다.)


수원(16 의대 논술 고사장) 쪽에서


밥을 먹기로 약속을 잡은 후



지하철을 타고 바쁘게 이동하던 중에


다른 과동기에게서 톡이 왔다.



"이번 수능에서 등급은 어떻게 나온듯?"


"이번에 아마 11211 그렇게 나온듯"


"오 ㅊㅋㅊㅋ 이번에 의대 가겠구만. 지금 논술 보는 중인가?"


"ㅇㅇㅇ 지금 논술 보러 지하철로 이동하는 중이다."



암튼 그렇게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는 와중에


지하철은 2호선에서 4호선으로, 그리고 다시 1호선으로 바뀌었다.



아무튼 그렇게 성균관대 주변에 도착한 뒤


엄마와 함께 


(용돈 끊겨서 금전적으로 메마른 상태였다...)


성대논술 보는 과동기 1명을 기다린 뒤


같이 밥을 먹고서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여담으로 엄마 그 특유의 깐깐함은 과동기도 짧은 시간 동안 파악했...읍읍)



암튼 고사장으로 들어가서 안착한 뒤


곧이어 시험이 시작되었다.



논술에서도 생1생2 전사를 시전하고서


뭐... 다 쓰긴 했던 기억이다.


떨어져서 그렇지.




4.


그렇게 주말 동안의 논술 일정은


모두 끝이 나고


평일의 일상은 그렇게 다시 찾아왔다.




물론 강대 6야 재원생이


서메 논술 수업을 듣고 있었다는


함정 아닌 함정이 일상화된


괴상한 일주일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논술수업을 듣는 와중에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였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 공부 하느라 바쁘기도 했으니 말이다.


(물론 생각처럼 공부가 잘 되지는 않는다. 귀찮은데 어쩌겠는가...)




첫날의 논술수업이 모두 끝난 후


자습실에서 논술 문제를 풀면서


논술 합격을 위한 투지(?)를 불태우던 중



머리도 식힐 겸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로 다가가던 길에


문득 교무실의 불이 켜져있는 장면을 발견했다.



"어....? 안에 누가 계시나보네?"



조심스레 교무실 안쪽 너머를 들여다보았다.


익숙한 얼굴을 하신 선생님이 계셨다.



서메에서 재수했을 때 담임이셨던


선생님이었다. (화학 강OO 선생님)



선생님이 계신 모습을 보자마자


15 정시를 썼을 당시 있었던


원서 마찰 과정이나 온갖 해프닝과


마지막에 원서를 바꿨던 사건 등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참고자료 : https://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881558)


(참고자료 2 : https://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888020)



뭐... 다군을 바꿨던 것보다도


그 당시 가군 다음으로 핵심이었던 나군에서


선생님이 추천하셨던 Y대 시스템생물이나 생화학 등을


모두 후보군에서 제외시키고


(여담으로 재종 담임선생님은 Y대 출신이셨다.)



K대 바시의로 원서를 결정하고서


다군마저 서남의로 바꿔버리고선


원서를 바꿨다는 사실을 따로 말을 안 드린 채로


학원 인트라넷 실지원 정보를 입력했던 것이나



가군 원서 결정과정에서 생겼던 


수많은 잡음들이 생각났기에


살짝은 뭔가 기분이 묘하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그 때의 아쉬움이


삼반수의 동기 중 하나로 작용했기도 했고


원서 결정과정에서의 잡음 때문인지


뭔가 마음이 영... 그랬던 측면도 있었으니 말이다.




"뭐... 그래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잠깐 고민하던 끝에


나는 조심스레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조용히 인사를 드렸다.



모니터를 보고서 작업을 하던 선생님의 시선이


그와 동시에 나를 향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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