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 [662774]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8-02-19 11:01:10
조회수 4,085

오르비, 감사합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6210199

서울대를 못 가서 계속 미련을 가지며 나는 왜 결국 최고가 되지 못랬나만 한탄하며, 문과는 공부도 그리 어려운 편도 아닌데도 3년이나 수능을 보고도 이리 되어버렸는지, 문과는 취업도 어렵다던데 하며 스스로의 과와 학벌을 비하하며 살았던 1월과 2월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오르비를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학벌로, 과로 비교하며 폄하하던게 내가 예전에는 분명 되게 싫어했던 모습이라고. 근데 그걸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그래서 이 모든 모순을 접으려 합니다. 자신에게 하고있는 모순을 깨지 않으면 남에게도 똑같은 짓을 해 더 이상 모순이 아니게 될까봐. 내가 원하지 않았던 모습의 사람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접고, 대학 가서 새로운 승부를 보겠습니다. 또 다시 나의 현 위치에 대한 불안과 초조함이 찾아와 괴롭힐지라도 더 이상 주저앉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얘기가 현재 싸우시고 계시는 주제와는 살짝 벗어나있기도 하고 맨날 같은 주제로 싸우는 오르비인데 왜 이제와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오랜 기간의 수험 생활과 또 오랜 기간의 오르비 생활로 인해 뭔가에 홀렸던 것이겠죠. 오르비는 제 수험기간 동안의 최고의 휴식터였습니다. 그래서 더 그런 것이겠죠. 이제는 최소로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오르비. 오랜 수험 기간 동안 많은 정보 검색과 휴식처가 되어주시고, 수험생활을 끝낼 때의 미련과 자기 폄하에 대한 훌륭한 반면교사가 되어주셨습니다. 이 마음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짜 속마음입니다. 그러니 정말 감사하는 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하는 일마다 잘 되는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문과는 공부하는 내용이 쉽고 취업이 어려울지라도, 어느 정도 급 이상의 대학은 수험 생활 동안의 개인의 실력과 노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삼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나도 다른 사람도 그것만으로 비교하고 폄하하지는 않겠습니다. 그저 그 생각을 다시 상기하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며 대학생활에 충실하며 가끔씩만 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0 XDK (+1,100)

  1. 1,000

  2.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