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존재하는 닉네임입니다. [486121]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18-02-20 23:55:57
조회수 74,865

(문과)수능 X개 틀리고/ 올1등급받고 서성한도 못가는 이유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6234838

문과 입시 나올 때마다 나오는 얘기들이


"수능 5개 이내로 틀렸는데 서성한 떨이다. 문과 입시 헬이다."


"올 1등급으로 서성한 떨이다. 문과 입시 헬이다."


등등 인데




저도 문과지만 몇 마디 하자면


첫째, 저건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서 징징대는 것이며


둘째, 정시는 "점수"로 가는거지, '틀린 문제 수' 혹은 '등급 합'으로 가는게 아닙니다.




1. 수시 비중이 급격히 늘고 정시 비중이 극단적으로 줄어들면서, 입결 꼬이기가 훨씬 쉬워진건 문과든 이과든 마찬가지 입니다. 원서영역의 난이도가 상승한건 문과나 이과나 매한가지라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그에 합당한 입시결과를 얻지 못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귀기울여 듣지 않아서 그렇지, 부모님 세대에서부터도 이런 일은 허다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건 정시 체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봐야지, 문과가 대학가기 힘들다는 논거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한국의 어느 대학이 정시로 학생 뽑을 때 등급으로 뽑던가요?

정시는 점수로 대학이 결정됩니다. 점수로요. (탐구는 백분위로 보지만)


긴 말하지 않고 다음 두 예시를 봅시다.


국어   1컷 92

수학   1컷 92

영어   1컷 90(절평)

탐구1 1컷 47

탐구2 1컷 47              이라 가정한 상태에서



학생 A

국어  100

수학  100

영어  89

탐구  50   백분위 99

탐구  46   백분위 95



학생 B

국어 92

수학 92

영어 90

탐구1 47  백분위 98

탐구2 47  백분위 98                  





학생 A는 11212


학생 B는 11111


이지만,


두 사람이 가게 될 대학교의 차이는 얼핏봐도 느껴지지 않나요??? 

A는 잘하면 서울대도 합격할 수 있는 성적표지만, B는 ...






무슨 올1등급받아도 문과는 서성한도 못간다 이러시던데 


같은 1등급도 커트라인에 따라서 점수가 최대 8~12점 차이가 납니다. 한 과목에서만. 


전과목 합산이 8~12 차이나도 대학이 확확 바뀌는데, 하물며 한 과목에서만 저정도 차이면...



당장 11213 정도만 해도 연고대 인문에 찾아보면 많이 나오고요 (특히 절평 이후 영어 등급이 낮은 경우는 고대에서 많죠.)



모든 과목을 딱 커트라인에 맞춰서 1등급을 받는 정도가 되야 서성한 인문 간당간당해서 원서 잘못쓰면 서성한 떨어지는 겁니다. 


그리고 서성한이라는 용어와 실제 입결 사이에 괴리감이 꽤 있기때문에(문과에서 서강대는 거의 연고대와 겹치는 수준인 반면, 한양대는 거의 중앙대와 겹침), 사실 그정도면 대체로는 한양대 인문은 붙고요. 


서강대 원서써서 떨어지고 난 후에 '서성한' 떨어졌다라고 하는건 글쎄요...적당한 표현이 아니죠. 당연히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는 표현입니다.



모든 과목을 안정적인 1등급 받으면 문과도 고려대 연세대 당연히 옵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핵폭터진데 원서썼다가 떨어지는 변수는 존재합니다.)



올1등급 받고 서성한 이상을 못갔다는건 대부분 학생 B같은 성적인데, 


까놓고 말해서, 저게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소위 '올1등급'의 성적표에 부합하는 것입니까? 

모든 과목을 전부 간당간당하게 걸쳤는데...


저런 성적표가 의미있는건 정시가 아니라 수시 최저학력기준입니다.


왜 성적에선 점수가 아닌 등급을 말씀하시면서 입시 결과에선 수시 결과가 아닌 정시 결과로 말씀하시는지...














+) 위로해주면 되지 왜 굳이 이런 글을 쓰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글을 쓴 이유를 미리 밝혀두자면,


매년 이맘때쯤 폭주하는 징징글들로 인해서 (모든 글이 징징글이라는 건 아닙니다)


괜히 문과 수험생들이 "올 1등급도 서성한을 못간다니...난 공부왜하는거지..." 하는 좌절감에 빠질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학생 A가 정말 입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르비에 와서


'난 문과 11212 인데 대학 어디정도 가려나?'


하면서 글을 살펴봤더니


'올1등급도 서성한을 못간다' 라는 내용의 글들이 난무하면



사실 서울대를 노려볼 수도 있었을 만한 학생이 즈레 겁을 먹어서


수시로 안정지원을 해버린다던가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내신은 낮고 모의고사 성적은 높은 학생들에겐 저런식의 잘못된 정보가


수시 원서를 쓸 때 치명적으로 작용하겠죠.     

                         

0 XDK (+400)

  1. 100

  2. 100

  3. 100

  4.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