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8-06-29 03: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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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편지(열등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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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의 배반의 여름(1976)을 읽어보셨는지요.


나는 지금껏 읽었던 몇 안되는 소설 중, 이 소설에 대한 인상이 꽤나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믿음, 그를 바탕으로 구축된 세계가 한 순간에 무너질 때 우리는 성장을 말할 수 있게 되고, 그 속에 들어차는 성숙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재수를 할 때 알았고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이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대들의 이번 여름이 이와 같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7월의 문 앞에 선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이 배신의 본질을 깨닫는 것입니다. 수험생활을 하며 우리는 내가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음을, 남들에 비해 스스로가 뒤쳐짐을 알게되는, 말그대로 배반의 연속을 경험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보다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려고 하기보다 반목과 질시가 앞서고, 그 화살의 방향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내 자존감을 주저 앉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분명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왜 이렇게 작아지고 말았는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게 잘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속이 많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나와 너는 '다릅니다'. 그가 옳고, 내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깨달음의 전제 위에서 이야기 해야합니다. 배반의 본질은 바로 틀림이 '다름'으로 전환되는데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그대가 가진 자존이 열등감을 넘어 우뚝 솟아올랐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남에게 이기는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지지 않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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