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센징 [74344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7-10 00:07:50
조회수 2,419

이번 논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7704725

가끔 오르비에 들어오는 열혈 수능인(?)으로서, 그라고 심찬우선생님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들을 몇몇분께 남겨보고 싶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4님께.
  

   봄여름가을겨울4님(이하 4로 칭.)께서 심찬우 선생님을 비판하는 주장은, 첫번째는 '하는 말들이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현실성이 없다', 두번째는 '수능 문학에서는 강사 심찬우가 말하는 정도의 감상은 필요치 않다'정도로 보입니다.

ㅡ첫번째 주장의 근거로는 '사회주의 등 이상향적 집단은 언제나 파멸적인 결말을 맞이했다'는 명제, '심찬우는 실제로 이상을 말하기만 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없다, 따라서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는 다른 실천적인 범인들보다 나을게 없다'는 명제 정도가,
ㅡ두번째에 대한 근거로는 '수능은 문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아닌데 자신이 문학 전공자라서 옳다는 자가당착에 빠진 듯한'심찬우 강사의 모습 , '시를 쓴 작가 본인이 감상하며 수능 문제를 풀었지만 맞추지 못했던 사실' 정도가 기억이 나네요.
  
  4님의 주장과 근거에 대한 제 의견을 조금 얘기해보겠습니다.
  
   사실, 가장 먼저 4님의 댓글을 주욱 훑어보면서 든 느낌은 4님 스스로가 먼저 '자가당착'에 빠진 것 아닌가하는 느낌입니다. 4님께서 가장 강조하고 계신 부분은 근거없는 이상은 쓸모도 없을 뿐더러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일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성주의에 대한 회의는 현실주의에 대한 예찬으로 이어지지요. 

  모순은 바로 여기서 나타납니다. 4님의 현실적인 관점에 대한 예찬이야말로 먼저 근거가 불충분해보이며, 심지어 그 주장이야말로 '이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야 말로 올바르다'는 또다른 하나의 '이상'을 지키기 위한, 문자뿐인 허망한 구호로 보이기도 합니다. 어째서 이상과 현실에 대한 직시가 대립적인 개념인지, 이상적인 것이 잘못된 것인지 논하기 전에 현실적인 커뮤니티에서 이상을 얘기한다며 공격을 하기 바쁘십니다.

  물론 근거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했듯, 사회주의에 대한 예시, 자기 위치에서 귀천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예시 정도를 근거로 제시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는, 또한 위에서 말했듯, 매우 불확실한 근거이며, 오히려 이 또한  증명해야 할 명제에 불과합니다.

 단적으로 말해볼까요. 올해 6월 평가원 영어지문에서 나온 그라민 은행은 이상에서 출발해, 분명한 성과를 얻은 유명한 예입니다. ceo가 자진해서 자신의 연봉을 90퍼센트 깎는 등의 노력을 통해 최서 7만 달러의 연봉을 직원들에게 보장해 준 댄 프라이스의 회사 그래비티 페이먼트 또한 이상으로 시작한 공동체는 망한다는 명제에 대한 훌륭한 반박입니다.


  또한 근거로 자기일을 열심히 하는 일반인들을 예로 드셨는데요.

  그렇다면 반문해보겠습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의사, 택배기사, 공무원, 간호사 등등 분들,

  어쩌면 그분들은 자기 직업에 대한 떳떳한 의식이 있기에 그들이 세상을 작게나마 구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떳떳한 직업의식은 이상과 배치되는 개념인가요, 되려 합일되는 개념인가요?

  초등학생 때 다들 한두번씩은 들어보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가리키는 용어인 한강의 기적.(아마 여기서 열심히 노력하는 개인들의 예를 떠올리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이 한강의 기적은 개인들의 무수한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며 그 노력은 내 가정, 우리나라가 잘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작은 희망과 그 당시는 어쩌면 허망되게 보였을 수도 있는 이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말입니다.


 사실, 심찬우강사분의 수업을 약간이나마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평하자면 심찬우선생님의 이런 저런 호소 내지는 이상에 관한 말들은 뭔가 사회를 뒤엎고 바꾸고 하는 거대한 야망보다는, 일상에서 불편했지만 그냥 묵인해두고 있던 또다른 작은 생각, 즉 소망에 가까운 것을 다루는 말들이라고 느꼈습니다. 수능을 못보면 가치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수능을 잘보더라도 방향이 없어 방황하는 일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 '수능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 특별하다'는 작은, 해볼법한 생각을 약간의 미사여구를 담아 전해서 수능을 못보더라도 비관치 않고 잘보더라도 자만치 않고 방향을 잡고 가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을 선전문구 등으로 폄훼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감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찬우 선생님이 주장하는 감상은 내 느낌을 말해보자는 창의적인 범주가 아닌, 기출과 교과서에 근거해서 화자가 보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캐치해내기 위한 작은 생각들, 개념어와 선지를 공부하며 놓쳐왔던 작은 생각들을 한번 쯤 해보자는 것에 가깝습니다. 정말 이보다 더 기출을 사랑할 수 있나 싶으실 정도로 기출과 개념들을 깊이 파보시려는 분입니다. 이를 보고 문학과만의 접근이니 하는 것 또한 비약 아닐까요.

 


사실, 논쟁의 초반에는 4님도 나름 영양가 있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고 봅니다. 분명히 이상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 이상이 어느새 공상이 되지는 않았는지, 또 자신의 이상이 가리키는 푯대에 쓰인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있고, 또 필수불가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논쟁 중 4님은 적절한 근거 제시를 하시긴 커녕 감정싸움으로 몰아가는 등 자가당착에 빠지셨고, 따라서 논쟁이 점점 실망스러운 쪽으로 흘러가네요. 혹시나 제 발언 중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 반박해주십시오. 겸허히 받겠습니다. 영양가 없는 싸움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심찬우 선생님께.


  위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4라는 분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꽤 많은 생각을 해보며 공감되는 부분이 나름 있어서였겠지요.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 분이 던지신 논쟁은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가리키는 방향만큼 실제로 나아가고 있는지, 또 실제로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중요하니까요. (이건 비단 선생님 뿐 아니라 개혁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스스로 자신하는 대다수 분들께 필요한 자세기도 하겠죠) 이런 논쟁이 있을 때 마다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한번 쯤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힘은 매우 확고하다.

따라서 인간은 정의에 힘을 부여하기보다, 

힘에 정의를 부여하기를 택했다.(파스칼, )"

는 파스칼의 말처럼, 추상적이고 논란의 여지 있는 것들은 선택받기 힘드므로 정의, 혹은 정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좀 더 확고히 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단점이 있다면 그런 것들을 과감히 버려가며 또 스스로를 다듬어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물론 언급했듯 이런 논란을 무시하는건 좋은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신경을 과도하게 써서 상처받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할 일이겠죠. 이런 저런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또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한번 제가 좋아하는 파스칼의 글귀를 남기고 이만 글을 마칩니다. 


"세계에서도 제일 훌륭한 재판관의 정신도 그의 주위에서 소음이 일어났을 때, 곧 혼란되지 않을 정도로 초연하게 자기를 지키지는 못한다. 그의 사고를 방해하려면 대포의 소리가 필요치 않다. 풍향기나 도르래의 작은 소리만 있어도 된다.

   지금, 그가 좀처럼 좋은 논리를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못된다. 그의 귀 밑에서 한 마리의 파리가 윙윙 소리를 내며 날고 있다. 그에게 뛰어난 생각이 떠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일 그에게 참된 진리를 발견하게 하려면 그의 이성을 방해하고, 또 많은 도시에 모든 왕국을 뜻대로 다스리는 그의 뛰어난 지성을 혼란시키고 있는, 저 동물들을 내쫓도록 하라."

  


♡심찬우 선생님 편에서 의견을 내시는 분들께


  지금 보니 상황이 과열되어서 몇몇 분들이 조금 흥분하신 것 같습니다. 심지어 가족 욕을 하거나 실제 현실에서 싸울 의지를 암시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행동은 심찬우 선생님을 포함한 여기 있는 모든 분들께 좋지 못한 행동 같습니다. 카르텔 내지는 파벌 등의 얘기가 나오지 않는 건전한 반론이 오가면 좋겠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혀르비사냥꾼 · 761903 · 18/07/10 00:08 · MS 2017

    3줄요약 없으마 직무유기인거 알제?

  • 개다 · 725011 · 18/07/10 00:14 · MS 2017

    ㄹㅇ 3줄 자비좀..

  • calisthenics · 809383 · 18/07/10 00:44 · MS 2018

    저분은 그냥 정신병자이고 심찬우라는 타겟 하나 잡아서 계속 혼자 망상하면서 글싸지르는것같음. 학력으로 무시하면서 학력 물어보는 댓글엔 답글 안하고, 오르비언들 읽은 글이 수능 비문학이 다라는 댓글에는 답들 안하고, 지가 불리한건 그냥 답 안하면서 뭘 배우고 뭘 논쟁한다는건지... 아프다는 사람 하나 붙잡고 계속 자위질하는거 보기 매우 역겨움...

  • 별들의 고향 · 624765 · 18/07/10 03:51 · MS 2015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별들의 고향 · 624765 · 18/07/10 03:54 · MS 2015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은센징 · 743445 · 18/07/10 09:19 · MS 2017

    그러면 심찬우라는 강사는 실력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만 돈을 버나요? 개인적으로 3등급에서 한개 겨우 틀리는 국어 성적 받는데 꽤 많은 도움이 돼주셔서 실력도 있으시다고 생각했는데요.

    또한 현우진선생님을 예시로 드셨는데 그분도 인생은 지수함수래나, 야채처럼 살고싶다나 뭐 그런 감성적인 말씀을 인스타이든 메가 캐스트든 공지사항이든 어디선가 왕왕 하시던데요, 뭐...

  • 은센징 · 743445 · 18/07/10 09:30 · MS 2017

    음. 그리고 한가지만 더 덧붙이자면요
    제가 아는 한에서, 다른 수많은 강사분들이 하는 수강평 이벤트, 음식 뿌리고 인터뷰 하고, 뭐 그런 팬덤 만드는 행사들을 가장 적게 하는 분이 은선진 선생님하고 심찬우선생님이십니다.
    (그런 행사들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메시지와 강의만으로 승부한다는 사실이 함의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calisthenics · 809383 · 18/07/10 09:20 · MS 2018

    현우진이라는 강사도 피규어 파는거 보시면 절대 실력으로만 승부한다고 볼수는 없겠죠. 오히려 더 그쪽이 종교에 가깝지 않나요? 그리고 계속 반박 운운하는데, 자기와 관련된 뻘글이나 무작정 까는글에만 답글달고, 이글을 포함한 자기와 불리한 댓글은 그냥 무시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배우려고 오르비에 왔다는 말까지 하고요. '심찬우'라는 사람이 뭐 범죄라도 저질렀습니까? 강사 2년정도 하신분이 무슨 힘이있다고 벌써부터 세상을 바꿉니까. 그거가지고 계속 이상주의자네 뭐네 짖으면서 아프다는사람 계속 따라다니면서 무작정 까고, 연대조차도 무시하는 사람인데 정작 본인 학력은 밝힐생각이 없고. 이게 정신적으로 문제있는거 아니면 뭘까요.

  • A.D. · 747353 · 18/07/10 01:51 · MS 2017

    정성글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