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762906] · MS 2017 · 쪽지

2018-07-17 2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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옯문학) 별을 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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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의 학습/사전/참고서 게시판이라고만 하여놓은 것이 하도 먹튀가 차고 넘쳐 좀 해서는 찾을 수가 없다.


현역, N수생, 업자, 법무팀까지 뒤섞여 물건들을 올리고 내리고 Ctrl+C며 Ctrl+V며 야단이다.


같이 비비고 끼어들어 보니 낚시글 구석으로 낯익은 오픈톡방이 시야에 들어온다.




PDF 흥정이 붙었다.


오리비는 18 서바 위에다 19 바탕을 얹었다.


방장은 값이 맞지 않는 모양으로 어서 나가라고 팬더 사진으로 톡방 내용을 가린다.


조금도 정신차린 맛이 없는 것 같은 삼수까지 하는 인생 조진 청년이다9


"안 팔다니! 작년 서바면 아직 쓸만한데 올해 바탕을 얹어도 안 팔아? 이건 누굴 대취키드로 알구 나왔어?"


오리비는 눈을 매섭게 부릅뜨고 손가락을 움직인다. 


"글쎄, 그르켄 못 팔아요. 본바탕까지 다 줘야 돼요."


방장의 손은 다시 [신고하고 톡방 나가기]로 움직인다.


오리비의 손가락은 좀더 빠르게 와리가리 치더니,


"잘 생각해요."


톡방 캡쳐를 방장의 PC버전 카카오톡 속에 억지로 넣어주고 나온다.




적나리한 스크린샷에 방장은 언젠가 봤던 팬더프사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방장은 다시 마우스를 움켜쥐고 네이버 쪽지를 보낸다.


"이 씨발새끼야"


오리비의 쪽지함을 흔든다.


"뭐야! 왜 지랄이야? 정품구매 유저를……"


"지워." 


"지우다니, 뭘 지워?" 


"캡쳐 말이야 이새끼야." 


"너 정신 있냐? PDF를 팔구 꼴에 흥정까지 하다가 좆된거 알면서……이건 누굴 EBS만 푸는 줄 알아? 맘대루 자료를 팔았다 물렀다……" 


후다닥 아카이브에 시대인재 법무팀 썰을 검색하고 아이민과 아이디를 찾아 스크린샷을 찍어 화면 건너편 범죄자의 타자보다 빨리 이메일로 신상을 보낸다.


"이러단 사수까지 하는데 조져, 알지!"


밀어젖힌 대로 물러난 방장은 더 아가리를 털 용기를 잃는다.


멍하니 오리비의 첨부파일를 바라보고만 잇더니 어처구니없는 듯이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그대로 폴더에 있던 19 이감을 첨부해서 메일로 집어넣는다.




무서운 판이었다. 총소리 없는 전쟁마당이다.


오리비는 디지털 대치동의 다크나이트 였던가, 만나기조차 무서워진다.


수많은 오픈채팅방 모여 웅성이는 이 많은 복돌이들은 다 그러한 소리 없는 총들을 핸드폰 속에 깊이들 지니고 있는 것일까.














EBS 수능특강 문학 '별을 헨다' 연계작품입니다.


본 게시글은 픽션이며 글쓴이는 이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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