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726956] · MS 2017 · 쪽지

2018-08-15 04:08:36
조회수 706

인증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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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대화편 중 프로타고라스의 도입부엔 그리스 신화가 나온다.

"아이도스"는 신이 직접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준 선물이라는 내용이다.

어떤 것인가, 하고 주의깊게 들여다보면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생명체들에게 각각의 특수한 능력을 부여해주는 권한을 신들에게 위임받은 티탄들이다.

어떤 동물에겐 민첩함을, 어떤 동물에겐 땅을 파는 재능을...

뭐 여기까진 다들 알거다.


그런데 인간에겐 그 어떤 능력도 주지 못한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빨리 달릴 수도, 펀치 한방에 모가지를 꺾을 수도 없게 된 것이다.


통탄할 일 아닌가! 인류는 이렇게나 무력하게 태어났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하고 손에 그 무엇도 쥐지 못한 채로!

허나 이걸 뒤늦게 알아챈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쳐다 인간에게 주었다.

프로메테우스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너무 유명하니 말하지 않겠다.


인간은 불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날카로운 발톱의 짐승과 굳건한 짐승의 뿔을막을 수 있을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그리하여 신은 인간에게 "아이도스"와 "디케" 라는 능력을 주기로 한다.

이를 합쳐 "정치적 앎"으로 말하는데...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아무튼 이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라는 작자들은 오늘날로 따지면 직무유기를 한거다.

그런데 과연 이들은 직무유기를 한걸까?


아니다. 

이들은 인간 사이에도 "차이점"을 부여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은가.

댕댕이를 그리라고 하면 귀여운 댕댕이가 아니라 그 뒤의 배경에 힘을 잔뜩 실어 그리는 사람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그런 티탄들이었던 거다.


그들은 인간끼리도 경쟁하라고 각각 다른 능력을 부여했다.

누구에겐 잘생긴 얼굴을

누구에겐 뛰어난 지능을

누구에겐 강인한 팔과 다리를...


나는... 버려진 인간(Homo Trashnus)이다.

저 셋 중 그 어느것도 받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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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fted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이광수 의 [윤광호]라는 문학 작품이 있다.

거기에 사랑을 구하는 데엔 세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1. 황금 2. 용모 3.재지(재주)

그러나 주인공인 윤광호는 재지만 가졌다.

재지는 이 셋 중 최말이니 사랑을 구할 자격이 없다는 편지를 받고선 광광 운다.

아마 윤광호도 호모 트레쉬누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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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기다릴 것이 둘밖엔 없다.

1. 프로메테우스 다시 풀려나 우리같은 인류에게 새로운 것을 가져다주거나

2. 신께서 정치적 앎을 선사했듯, 새로운 재능을 부여해주거나..


살아있을 때까지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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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에 쓴 글

rare-제헌이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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