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과 위악 [728914] · MS 2017

2018-09-19 10:13:25
조회수 9491

학력고사를 다시 치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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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군필 성인 남성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언가에 쫓기는 일이 생길 때 재입대하는 꿈을 꾼다.


 꿈의 형식은 천편일률이다. 병무청 혹은 국방부에서 나를 찾아온다. 


     무언가가 잘못됐으니 귀하는 재입대해야 합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군번도 있는데요... 


 막무가내... 결국 재입대. 그리고는 깬다...


 이런 꿈을 40대가 되도록 꾸는 경우도 많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에게 군 입대란 그토록 아픈 추억,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인 것이다.


 한데...


 나는 단 한 번도 군 입대를 다시 하라는 명령을 받는 꿈을 꾼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대신, 학력고사를 다시 치는 꿈을 꾸곤 한다, 


 꿈의 형식은 항상 같다.


 학력고사는 얼마 안 남았는데 수학과 영어 같은 주요 과목 공부를 등한시했다. 


 어쩌나, 어쩌나... 재수하겠네...


 그러다가 깬다.


 1983년 11월 22일 화요일.


 내가 학력고사를 치른 날이다. 수험번호도 기억한다. 13714X


 시험장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중대부고였다. 그 날 아침, 계란에 미역국을 먹은 뒤 시내버스 137번을 타고 고사장으로 향했다. 그 날은 여느 초겨울답게, 손을 뻗으면 움큼 잡힐 듯한 흐린 날이었다. 


 고사장 정문을 들어설 때 국토지리와 인문지리를 가르치셨던 학교 선생님이 “신 서방, 잘 치게”하셨던 목소리가 지금도 또렷이 남아 있다. 


 오후 4시 50분(40분이던가? 흐릿하다.) 모든 시험을 마치는 종이 울렸을 때 맥이 확 풀렸다. 그 어린 나이에도 이 시험에 내 생애 최고의 시험, 가장 중요한 시험이 될지 느끼고 있었다.


 시험 과목은 지금과 비교하면 황당할 정도로 많았다.


 국어 영어 수학 각 50점, 여기에 문과는 고전을 응시해야 했고, 이과는 수학 2에 응시해야 했다. 각 15점. 즉 국영수 총점은 문-이과 공히 165점이다.


 여기에 필수 과목인 국사(20점) 국민윤리(15점) 정치경제(15점)를 쳤다. 


 남자는 기술(15점)이, 여자는 가정(15점)이 필수였다. 


 또한 선택 과목으로 남자는 공업 농업 상업 중 택 1을 해야만 했다. 여성 응시자는 가사만 응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각 15점) 지극한 성 차별. 여성이니까 뜨개질을 배워야만 하나? 가사 일을 여성만이 해야 하나? 하지만, 당시는 그랬다. 그러던 시절이었다. 


 나는 상업 자본이 설립한 사립학교를 나왔기에 상업을 학교에서 필수로 택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문과는 국토지리 인문지리 세계사 사회문화(각 15점)를, 이과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각 15점)을 필수로 선택한 뒤 문과는 이과 과학 과목 하나를, 이과는 문과 사회 과목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여기에 체력장 만점 20점(기본점수로 16점을 주었다.)을 더하면 학력고사 총점은 340점이 됐다. 체력장을 빼고도 14과목을 응시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 해 12월 30일 성적이 발표됐다. 고득점자의 대명사였던 ‘300점 이상’을 맞은 응시자는 3399명이었다. 나는 1월 9일 접수 마감과 1월 13일 면접을 거쳐 대학에 진학했다. 


 84학번. 서울대 법대와 경영학과, 그리고 사학 계열(국사학과와 동양사학과) 등이 실질적으로 줄줄이 미달이 나서, ‘똥팔사’라고 불리던 학번...


 군 제대 뒤 1990년, 항상 마감에 쫓기는 직장에 입사했다. 내가 좋아서 한 것이니 누구를 탓할 이유도 없었다. 하긴, 당시 서울대 인문대와 사회대에서 내가 택한 직종의 인기는 정말로 최고였다.


 어찌됐든, 그 때문이었을까? 마감에 쫓긴 날이거나, 중요한 사건이 터진 날에는 학력고사를 다시 치르는 꿈을 꾸곤 했다. 


 꿈에서 깨면 항상 안도했고... 


 한데 이러구러 ‘자유인’으로 살게 된 뒤부터는 그 꿈을 거의 꾸지 않았다. 아, 학력고사에서 자유롭게 됐구나 생각했는데...


 허걱... 


 아해가 수능을 준비하던 2014년에 다시 내 꿈에 학력고사가 찾아왔다. 그 꿈은, 아해가 수능을 마친 2014년 11월 13일까지 ‘주제에 의한 변주곡’처럼 되풀이됐다.


 지겹도록 끈질긴 학력고사의 짓눌림. 


 요즘 나는 다시금 학력고사를 치르는 꿈을 꾼다. 아해가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탓이다. 내가 도와줄 것도 없는데... 아해 수능 때는 국어와 영어 공부를 도와주었지만, 임용 시험은 내가 아무런 쓸모가 없는데...


 이 놈의 ‘학력고사 콤플렉스’에서 도대체 나는 언제나 해방되려나...


 딱 35년 전이었다, 내가 학력고사를 친 것이...


그리고 이 땅을 이끌고 갈 자랑스런 미래의 세대들이,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나 같은 사람이 늙었을 때 ‘쪽수’도 많은 내 세대를 부양하기에 바쁠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게 될 것이 분명한 세대’들이 다시금 학력고사의 후신인 수능을 치르게 된다. 


 그 며칠 전 내 아해는 초등교사 임용 시험을 치를 것이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수험생, 그리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취준생님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오는 11월 15일 수능에서 대박이 나시기를... 취업 시험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그리고 그 기운이 내 아해에게도 함께 하기를... 


 제발 11월 10일 1차를 치르는 이번 임용 시험에서 ‘초시 최종 합격생’이 되기를... 


 정한수 떠 놓고 빌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침 무렵 나도 빌어본다.


 아해에게, 사랑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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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전문학교 · 686476 · 09/19 10:35 · MS 2016

    와.. 30년이 지나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군요.. 저도 작년 면접 꿈 계속 꾸겠네요 ㅜㅜ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0:43 · MS 2017

    예, 생에서 아주 중요한 경험은 오래도록 남는 것 같습니다.

  • shootingstar2113 · 713870 · 09/19 10:38 · MS 2016

    와 우리 아빠 동년배시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0:44 · MS 2017

    아, 아버님도 84학번이시군요. 하하... 좋네요...

  • shootingstar2113 · 713870 · 09/19 10:45 · MS 2016

    (81학....)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0:46 · MS 2017

    앗, 죄송합니다. 저보다 3년 선배이십니다. 학력고사 '1세대'일 겁니다. 81학번이시면...

  • shootingstar2113 · 713870 · 09/19 10:47 · MS 2016

    아유 아녜요!! 와 81이 학력고사 1세대인거 처음 알았어요ㄷㄷ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0:48 · MS 2017

    아마 80학번 선배까지 본고사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 shootingstar2113 · 713870 · 09/19 10:48 · MS 2016

    오...글쿤여ㄷㄷ

  • 호로롤로로로롤 · 691236 · 09/19 11:15 · MS 2016

    사범대생이에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1:17 · MS 2017

    아해는... .교대생입니다.

  • 호로롤로로로롤 · 691236 · 09/19 11:22 · MS 2016

    아하 학력고시 보시고.. 뜻이 생겨 그 후 세대 시험인 수능을 다시보신건가요..?
    글을보니 나이가좀잇으신거같아서

  • 406호 프로젝트:) · 729826 · 09/19 11:26 · MS 2017

    ㄴㄴ자식분이 시험친다는거아님?

  • 호로롤로로로롤 · 691236 · 09/19 11:26 · MS 2016

    아하 난독ㅋ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1:31 · MS 2017

    제가 글을 조금 이해하기 힘들게 씁니다, 죄송... 후후...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1:32 · MS 2017

    예, 제 아해가 초등교사 임용 시험을 치릅니다. 이번 11월 10일에...

  • Mertesacker · 615717 · 09/19 11:32 · MS 201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모두 준비한 만큼 얻어갈 수 있길,,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1:33 · MS 2017

    예, 감사합니다.
    님의 말씀처럼 최선을 다하신 분들이 최선의 결과를 얻기를 기원합니다.

  • UNODOS · 796680 · 09/19 13:13 · MS 2018

    재입대하는 꿈을 한번도 꾸시지 않았다니 부럽습니다 ㅋㅋㅋ 저희아버지도 재입대꿈은 가끔 꾸시던데요 물론 저도...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3:15 · MS 2017

    제 친구들도 재 입대 꿈을 꾸는데, 저만 예외입니다. 한데 저는 학력고사 다시 치는 꿈이 너무도 두렵습니다.

  • 청년사범 · 367856 · 09/19 13:25 · MS 2017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74949?navigation=petitions

    혹시 시간 있으시면 청원 읽어보시고 동의하시면 서명 부탁드려도 될는지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3:38 · MS 2017

    잘 읽었습니다. 너무도 절절한 내용입니다. 바라시는 것이 이뤄지기를 저 역시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청년사범 · 367856 · 09/19 13:43 · MS 2017

    감사합니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3:44 · MS 2017

    명예 퇴직을 하시는 그 선생님의 심경이 정말로 절절합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요. 저희 때는 국립대 사범대 출신이면 임용 시험도 없이 교사가 됐는데... 응원합니다, 우리 미래의 주역 20대 님들을요...

  • 대략난갑 · 762325 · 09/19 13:37 · MS 2017

    아해에게, 사랑을 담아...
    D.VA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3:42 · MS 2017

    응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아해는... 언젠가는 군에 입대해야 하는 남자입니다. 임용 시험을 붙고 나면 입대해야겠지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말입니다.

  • 삼수를 사수하자 · 831551 · 09/19 14:09 · MS 2018

    한편의 소설 같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당..^^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7:38 · MS 2017

    아이고,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을 가볍게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연도에 꼭 수능 대박 나시기를 바랍니다.

  • 뮤츠 · 684930 · 09/19 14:51 · MS 2016

    중대부고가 흑석에 있었구나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7:39 · MS 2017

    허걱... 지금은 중앙대 쪽에 없습니까? 아, 강남구로 이사갔군요. 저희 때는 중앙대와 중앙대 병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 WEZARD · 308132 · 09/19 15:10 · MS 2009

    항상 치열하게 시간의 굴레속에서 바쁘게 살아오셨음이 간접적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아직도 군대 막사 생활이 꿈에 나오곤 합니다.
    물론 좋은 것 보다는 좋지 않은 일들이 많이 상기되곤 하지요.
    군대에 늦게 가게 되어서 5~7살 어린 친구들에게 욕을 심하게 듣던 일들이
    그렇게나 꿈에 생생하게 나타나곤 했습니다.
    제게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있는 부분이었지요.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제게 충격적인 꿈은
    중 고교로 돌아가서 학교생활을 하는 꿈입니다.
    꿈속에서 신체는 당시 그대로지만 생각과 영혼은 지금의 상태인지라
    0교시부터 야간자율학습시간 까지 빡빡하게 짜여진 시나리오가
    한번 거쳐왔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답답하고 내가 이 불합리를 또 겪어야 하는건가 라는 생각속에서
    괴로워하다 깨어나곤 했지요.

    물론 위선과 위악님 만큼이나 불합리한 세태는 아니지만
    누구나 자신이 속하여 있는 당면 상황이 더욱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그때는 체벌도 구속도 너무도 싫었고 고교생활이 교도소 수감생활 만큼
    진저리 쳐지고 탈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참 많았습니다.
    자퇴를 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러 부모님과 함께 담임선생님과 상담한 친우를 보며
    나는 왜 그러지 못하였지 라는 생각도 많았으니까요.

    저는 방황의 삶속에서 지난날 좋지 않았던 꿈을 자주 꾸게 되곤합니다.
    시험에서의 낙방의 고배속에서도,
    뜻하지 않은 일들로 인하여 계획에 차질을 빚을때도
    그러하였습니다만..

    늘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했던
    20대를 지나
    30대인 지금
    이번 겨울 만큼은 좀더 단단해지고
    꿈속에서 진저리 치고 벗어나고 싶어하던 굴레에서 벗어나
    진흙 속 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연꽃 처럼 희망의 작은 공을 쏘아보렵니다.

    임용고시를 앞둔 아드님께서도
    더불어 이글을 읽고 계실 모든 수험생분들께서도
    그리고 올한해 수고한 저 자신도
    꼭 좋은 결과 있길 기원합니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7:44 · MS 2017

    아... 정말로 절절한 글입니다.

    님, 이번에 수능 보시나요? 아니면, 취업 준비? 아니면 고시? 아니면...

    무엇을 앞두셨든 이번 겨울에 님의 뜻한 바를 꼭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30대. 물론 적은 나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새 뜻을 펴기에 그리 늦은 나이도 아닙니다.

    아니 솔직히 늦은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 만큼 앞으로 님의 열정으로 지난 세월을 극복하시면 됩니다.

    늦게 피었으되 그 이상 찬란하고 영롱한 연꽃 같은 결실을 이번에 맺으시기를 다시금 바랍니다.

    화이팅~~~~

  • ✨호롤✨ · 745970 · 09/19 15:27 · MS 2017

    제 아버지랑 비슷한 연령대신거 같아서 더 잘 읽혔네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7:45 · MS 2017

    아, 그러신가요? 하긴 요즘 고 3 학부모님들 중 조금 늦게 아해 보셨으면 제 나이이지요.

    제 친구들 대부분이 아해 입시를 마쳤으니까요...

    수험생이시면 수능 대박 나시고,
    대학 재학생이시면 학점 대박 나시고,
    취준생이시면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고시 등 원하시는 것 다 붙으소서...

    응원합니다.

  • kkiha · 803246 · 09/19 17:52 · MS 2018

    근데 진짜 확실히 옛날은 시험범위가 엄청났던 것 같아요 ㄷㄷ;; 학력고사 시절 때도 그렇고 초기 수능도 문,이과 상관 없이 사,과탐 대부분의 영역을 응시해야 했으니... 꼴랑 탐구 2개 선택해서 보는 현재의 수능과 비교하면 엄청난 것 같네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17:55 · MS 2017

    아 물론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한데 깊이는 요즘이 훨씬 더 깊습니다.

    제가 치른 1984학년도 영어 시험지가 인터넷에 종종 돌아다니던데 시험 삼아 풀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변별력이 전혀 없다고 느끼실 겁니다.

    물론 과목이 너무 많았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지만요...

    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요즘 수험생처럼 공부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고 2, 3 때 바짝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요.

    요즘 우리 세대끼리 만나서 소주 한 잔 하노라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애들 불쌍해..."

  • 울막내대학가자 · 806836 · 09/19 18:18 · MS 2018

    교대생은 군문제를 어찌하는가요? 제 아들놈은 내년에 가겠다고 하네요...
    아드님이 큰 시험을 잘 치르길 기원합니다.

  • 울막내대학가자 · 806836 · 09/19 18:24 · MS 2018

    우리가 본 학력고사가 83년 11월 22일이었지요? 저는 꿈까지 꾸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잠시 제 자랑) 제가 고2 이후에 수학/물리/화학 세 과목에서 학교 내신 시험/모의고사를 막론하고 단 한 문제도 틀려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학력고사 수학에서 어이없이 한 문제를 틀렸지요. 그 문제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게 뭐라고 말이죠...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22:29 · MS 2017

    남자 교대생은 대개 임용 시험을 통과한 뒤 갑니다. 제 아해 역시 그럴 작정이고요.

    한데, 이과생으로 수학과 물리 화학을 항상 만점 받으셨다면 정말로 공부를 잘 하셨습니다.

    학력고사에서 평소와는 달리 수학에서 1문제만 틀리셨어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으신 것이지요.

    저는 문과였는데, 수학 빼고는 워낙 '지적 정박아' 수준이어서... 국어와 영어에서 도합 21개를 틀렸습니다, 후후...

    선생님이 혀를 차시더군요. 문과를 도대체 왜 가느냐며... 다 지난 일이지만...

    예, 우리가 83년 11월 22일에 쳤습니다, 학력고사를....

    제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날이 될 듯합니다.

    댁내 항상 평안과 건강함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제 아해에 대해 축복해 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하며, 선생님의 자제분 역시 앞날에 축복만이 함께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22:36 · MS 2017

    아이고, 지난 글에 댓글을 보고서야 선생님의 이전 아이디가 생각났습니다.

    혹시 '션한 맥주'님 아니셨는지요, 자제분(아드님)이 서울대 다니신다던...

    아이디를 바꾸셨군요. 하하... 좋습니다.

    막내 자제분, 선생님의 기를 받아서 서울대를 가시든 의대를 가시든 할 겁니다.

    화이팅, 우리 막내분, 가즈아~~~~

  • psycho · 722716 · 09/19 21:06 · MS 2016

    제가 치른 날은 1989년 12월 15일/// 그날 서울지역 영하 15도정도였음...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19 22:31 · MS 2017

    허걱... 학력고사 치는 날이 영하 15도였으면 정말로 추위로 고생하셨겠습니다.

    제가 칠 때는 포근했습니다.

    하여, '입시 한파'가 올 해는 비켜갔다고 이야기했고요.

    다 추억입니다...

  • lacri · 2 · 09/20 10:16 · MS 2002

    저도 첫 수능 날짜가 기억이 나네요 2000년 11월 15일, 제 생일이었어요. 저는 열이 너무 나서 양호실에서 혼자 시험을 봤었답니다. 올해도 수능이 11월 15일이네요. ㅎㅎ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은 대입 시험으로 고통받는 꿈은 면했는데 어제 이 글을 봐서 그런지 수능 준비하는 꿈을 꿨어요. 시험 얼마 안 남았는데 수학 공부를 너무 안 해서 어떡하지, Hidden Kice 모의고사나 후다닥 풀어보고 시험장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다가 깼네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20 10:33 · MS 2017

    허걱... 라크리님이 납시시다니요... 영광에 영광입니다.

    글은 잘 보고 있습니다. 역시 머리가 뻬어나게 좋으신 분이니, 분석도 탁월하시더군요.

    제 콤플렉스가 그것입니다. 아주 빼어나게 타고난 '재능'은 노력도 당하지 못한다는...

    어쩔 수 없지요, 뭐... 저는 그냥 이러구러 살아야 하는 것이고..

    감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처럼 라크리님의 재능을 사회에 잘 전파해 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제 아해 입시 때문에 입시 관련 사이트를 드나들다가 물량공급님의 팬이 된 경우였는데, 너무도 고마웠지요. 누가 그런 '서비스'를 공짜로 합니까?

    한데 어제 수능 꿈을 다시 꾸셨군요, 하하...

    라크리 님처럼 고득점자도 그런 중압감이 있었군요, 그것도 참 재밌는 경우입니다.

    수능과 군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 주제는 영영 벗어나지 못할 듯 합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항상 빛을 주변에 던져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올탑 · 667943 · 09/20 16:33 · MS 2016

    저는 85년에 중대부고에서 체력장 치렀습니다. 체력장은 가볍게 만점 받았는데...수포자라 학력고사 성적은 별로였어요....그땐 음악,미술 과목도 있었던것 같았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네요...암튼 기억력 대단하시네요...저는 군 제대 후 20년 넘도록 다시 영장 나오는 꿈, 해야할 일을 다 못해서 지휘관에게 혼날까봐 안절부절 하는 꿈 이런건 꿨었는데 학력고사는 한번도 꾼적이 없어요...그저 그때는 왜이리 시험과목이 많았지 하는 의아함만 남아있네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21 08:24 · MS 2017

    와, 86학번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올탑님도 중대부고에 대한 추억이 많으시군요, 하하... 저는 지금도 83년 11월 22일 아침 7시 20분 무렵에 들어섰던 중대부고 정문이 기억이 납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가 정문에 들어서던 모습을 화면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정도로 생생합니다.

    군대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올 해가 제대한 지 만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올림픽 때문에 제대가 1주일 연기돼서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후후... 다 지닌 이야기이지만...

    올탑님 학력고사 때는 음악 미술도 치렀나요? 내신은 몰라도 저희 때는, 그러니까 84 학번 이전에는 음악 미술은 치지 않았습니다. 하긴 뭐 해마다 바뀌는 게 대학 입시였으니까요...

    항상 건강하시고 댁내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 찬우야이이 · 806566 · 09/20 22:06 · MS 2018

    우와 ㅠㅠ 글 진짜 감동받으면서 읽었어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뭔가 기운을 얻어가는 느낌이네요 ㅎㅎ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21 08:25 · MS 2017

    아이고, 그러면 제가 영광이지요.

    수험생이시라면 이번 수능에서 대박나소서... 취준생이시라면 원하시는 자리 얻으시고요. 대학 재학생이라면 학점 만점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호탁기 · 831488 · 09/21 20:18 · MS 2018

    학력고사 있어야될듯해요.. 요즘 수능5등급받아도 학종으로 서성한 가던데.. 그것도 꽤 많이ㄷ

  • Topgun · 810748 · 09/24 12:18 · MS 2018

    하나의 수필 절절하고 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09/25 07:00 · MS 2017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라시는 소원이 모두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Fighting to the Top · 746442 · 10/16 23:32 · MS 2017

    84학번이시군요... 아버지가 인문대 84(직업은 아예 다른것을 택하셨지만...)학번이신데 신기하네요ㅎㅎ

    자제분께서 꼭 좋은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위선과 위악 · 728914 · 10/17 03:21 · MS 2017

    진심 어린 격려, 감사합니다.
    한데 아버지와 님은 동문이시군요. 부럽습니다, 진심으로...

    솔직히 말하면... 저 역시 제 아해가 저와 동문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욕심이었지만...

    아버님이 님에게 가진 기대, 정말로 클 겁니다.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한데 님이 아직 그것을 명확히 느끼지는 못하실 확률이 높을 겁니다. 여렴풋이라면 몰라도...

    그것을 제대로 느끼시려면... 님이 어느 정도 성장한 님의 아해를 바라보실 시점일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님의 아버님 역시 무척 연로하셨거나, 떠나셨거나 그러시겠지요

    꼰대 같은 이야기해서 죄송한데... 오늘 어머님 아버님과 소주 한 잔 하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눠 보세요. 나이 들어서 가장 좋은 게 뭔지 아시지요? 돈 버는 것? 좋지요. 건강한 것? 좋지요.

    한데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아해가 자기를 이해해줄 때인 것 같습니다.

    항상 건승하세요.

  • Fighting to the Top · 746442 · 10/17 16:09 · MS 2017

    시험기간 끝나고 부모님과 진솔한 대화 나눌 수 있는 자리 만들어봐야겠습니다ㅎ

    도움이 되는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심한데 건강 유의하시구요...!

  • 위선과 위악 · 728914 · 10/29 17:44 · MS 2017

    감사합니다. 이제 중간고사를 마치셨겠군요. 부모님과 자주 대화하시면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