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태쌤 [806318]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8-10-17 18:01:59
조회수 17,942

10월 교육청 11번 문제 이의제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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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전형태입니다. 

어제 시험 본 10월 서울시 교육청 문제 해설과 관련하여 오류가 있어서, 교육청에 이의제기를 하였습니다.


'축약'은 표준 발음규정 12항에 있는 내용으로 정확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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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규정]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은 다음과 같다.
1.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
  놓고[노코]  좋던[조ː턴]  쌓지[싸치]  많고[만ː코]

[붙임 1] 받침 ‘ㄱ(ㄺ), ㄷ, ㅂ(ㄼ), ㅈ(ㄵ)’이 뒤 음절 첫소리 ‘ㅎ’과 결합되는 경우에도, 

    역시 두 음을 합쳐서 [ㅋ, ㅌ, ㅍ, ㅊ]으로 발음한다.
  각하[가카]  먹히다[머키다]  밝히다[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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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대표적인 축약으로 

ㄱㄷㅂㅈ가 ㅎ을 만나서 ㅋㅌㅍㅊ로 합쳐지는 것이지요. 

규정에서도 '합쳐서'라고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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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규정] 제12항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ㅅ’을 [ㅆ]으로 발음한다.
      많소[만ː쏘]   싫소[실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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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규정의 경우 '합쳐서'라는 말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싫소'의 경우 

1) ㅎ이 탈락되고, ㅅ이 ㅆ으로 교체가 되는 것.

2) ㅎ과 ㅅ을 합쳐서 ㅆ으로 축약이 되는 것. 

이 두 해석이 모두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때는 공신력 있는 자료를 통해서 규정의 정확한 의미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공신력 있는 문서인 '어문규정해설'을 참고했습니다. 


표준 발음규정에 대하여 이런 식으로 해석을 하라고 친절하게 해설을 해 놓은 것이죠. 

그리고 '어문규정해설'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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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 규정 해설] 제12항
2. 받침 ‘ㅎ’이 ‘ㅅ’을 만나면
   둘을 합쳐 [ㅆ]으로 발음한다는 규정이다.

   끊습니다[끈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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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력 있는 어문규정해설에서는 확실하게 "둘을 합쳐"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에 따라 'ㅎ과 ㅅ'의 만남은 ㅆ으로 축약이 됨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분명 학자들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둘 중의 하나로 출제를 하려면, 공신력 있는 문서에 따라 '축약'으로 출제하거나, 

를 통해 출제자의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탈락,교체'로 출제해야 합니다. 는 출제의 전제이니까요.

평가원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만 사설이나 내신 심지어 교육청 문제에서도 '어문규정해설'까지 검토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나서 의 제한도 없이 출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가원이 아닌 문제에 평가원급 완성도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이번에 교육청 11번 문제는 의 전제도 없이 출제하였고, 

해설을 보면, 닿소[ː], 좋소[ː]가 축약이 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였습니다.

근거도 없이. 


이러한 출제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1) 이중적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을 전제 없이 출제하였고, 

2) 해설에 보면, 근거 없이 한쪽의 의견으로 문제 출제의 방향을 잡았으니까요.


어문 규정 해설에 의해서 충분히 축약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이 문제는 문제 출제 오류에 의해 '정답없음'으로 공지를 해야 합니다.


+ 여러 의견이 있어서, 내용을 추가하겠습니다. 


-> 결국 And 와 Or의 논리에 의해 답은 나오게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충분히 맞는 말입니다. 결과만 보면 말이죠.


하지만 이의제기를 한 이유는 정답이냐 오답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법은 가뜩이나 하위권이든 상위권이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파트인데, 

그나마 평가원 다음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는 

교육청 문제에서 이런 출제를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입니다.    

시험 문제는 단순히 학생의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에서 나아가

학생의 공부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표지입니다. 

그 중요한 표지가 될 수 있는 문제에서 이런 문제점이 발생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인 것입니다.


결론을 얘기하면, 이번 교육청 문법 출제는 상당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논란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교육청의 공식적으로 답변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혹시 고민하거나 틀린 학생들은..

평가원은 절대 이렇게 출제하지 않으니, 스트레스 받지 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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