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ri [2] · MS 2002 · 쪽지

2018-11-13 13: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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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모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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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수능 이틀 남기고 수능날 주의할 점, 모르는 거 나왔을 때 어떻게 당황하지 않고 실력발휘할까, 당일날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 개수 세는 방법 같은 글들 종종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정말 늙었는지 어떻게 수능 공부 했었는지 내가 수능을 보긴 했었는지 기억도 흐릿하고 이제 얼마 안 있음 무슨 대학 다녔었는지도 까먹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까먹게 될 거 거기 가려고 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오래 수험생활 했었나 싶기도 하고 


10년 전에 수능 기원글을 쓸 때는 공부 못하는 학생은 딱 못하는 만큼만, 잘하던 학생은 딱 잘하던 만큼만, 억울하게 틀리지도 말고 운 좋게 찍어맞히지도 말고 다들 실력과 지식에 딱 맞는 점수를 공정하게 받아가길 기원했던 것 같은데  -  모두가 다 잘 보면 표준점수랑 등급 잘 안 나온다느니 그런 말 해가면서


이제는 저도 학부형이 되어서 애들 학원도 보내고,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뒷모습도 보고 그러니 그런 차가운 생각은 잘 안 드네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공부 안 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힘들어 보여서 .. 40대가 가까워지면 남성호르몬이 줄어든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제가 처음으로 본 수능이 2000년 11월 15일(제 생일이라 기억)에 치러진 2001 수능이었는데 만 18년이 지난 모레는 그때 태어난 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네요. 수능은 용케도 여태 안 없어지고 오르비도 용케 안 없어지고 여기까지 왔네요


수험생 여러분들 모레 시험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후회없이 실력발휘 잘 하시고 찍은 답도 다들 잘 맞히시고 안 찍은 답도 맞히시고 


원하던 결과 좋은 결과 얻어서 부모님 계신 분들은 부모님이랑 같이, 사정이 안 되는 분들은 친구들이랑 같이 이번 겨울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수고했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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