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흐허허허 [682234] · MS 2016 · 쪽지

2018-11-15 23: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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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ㅈㅂ아 집에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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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ㅂ아 .

니 지금 어디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 활동중이라고 친구가 말해줘서 혹시 몰라서 여기다가 글올린다. 

니가 내 오르비 아이디 찾아주면서, 

형 고경다니고 싶어하는 애들, 자기 모의고사 푸는동안에 무물이나 하라고 해서 그 때 무물하고, 질문 한 100개 넘게 들어와서, 내가 하루종일 그거 답변하는 거 보면서 웃었던거 기억 안나냐?

과외 선생이지만, 동시에 내가 너 형처럼 너는 내 동생처럼 굴어서 우리 개빡공했던 시절 기억 안나냐?

재밌었지 않았냐? 


내가 수능 전에 마지막 수업할 때 말했지. 나 수능 4번이나 봤고, 그마저도 재수까지 실패해서 바로 머리밀고 군대가고, 군인일때도 수능에 미련 못버려서 휴가나와서 수능 봤는데 개망하고, 전역하고 1주일만에 재종반 들어가서 수능 준비 한 내 인생 썰 말하면서 뭐라고 그랬어. 이제는 내가 현역이랑 재수할 때 몇점 받았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그랬지. 

앞선 실패 몇번 해도 마지막에 성공하면, 앞선 실패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오히려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고 그랬잖아. 


나도 오늘 수험장가서 수능 보고 온다고 말했을 때, 니가 꼭 답 다 피해서 찍으라고 그랬잖아 ㅋㅋ 근데 나 하나 맞았더라 ㅋㅋ 나름 로스쿨간다고 준비하고, 리트랑 리트 모의고사 다 풀어본 나도 답 피해서 찍는다고 했는데도 하나 맞춘 시험이었어 ㅈㅂ아. 그 문제 풀면서 떨리는 가슴 부여잡고 멘탈 잡는다고 눈 감고 심호흡하고 있을 니 모습 떠올리니까 나도 시험 푸는 내내 마음 아프더라. 근데 너 탓 아니야. 시험이 문제였어. 


ㅈㅂ아 집에 와라. 어머님 걱정하셔 임마. 나한테 전화 3번 왔다. 내가 어머님한테 전화오게 하지말라고 그랬잖아. 근데 왜 마지막에 와서 이러냐. 시험 못본건 니 탓이 아니야. 넌 지금 위로를 받아야 되는거지 어디 둔치가서 앉아서 인생고민 하고 그럴때 아니야. 오르비에 몇점 맞았다고 대학 라인 잡아달라고 올리는 글 보거나 아니면 망했다고 재수학원 물어보는 애들 글 읽으면 마음이 나아지냐. 아니 니를 1년동안 욕해가면 뭐라도 된 것처럼 너를 가르친 나도 수능 3번 망했는데, 뭐가 그렇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진거라고 생각하냐. 아무것도 아니야. 너 잘못한거 없어. 열심히 한거 밖에 없는데 니가 왜 미안하고 죄송하고, 연락두절 되고 도망다니냐고. 넌 위로를 받아야 돼. 너 탓 아니야. 


어머님, 아버님 마음은 어떻겠냐고. 하다 못해 니 형이랑 내 친구들이랑 불러서 조 나눠서 동네 피시방 다 뒤지는 내 심정은 어떻겠냐고. 그리고 ㅄ아. 연락두절 된 상태로 하는게 오르비 눈팅이면 ㅄ아. 그냥 집에 가서 오지게 울기나 해. 토할 정도로 울고, 내일 차라리 해 뜨지말라고 기도나 해. 너 잘못한거 없어. 지금 니가 하는 짓이 잘못된 짓이야. ㅈㅂ아 집에 와라. 아님 형한테 문자라도 하나 보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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