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써보는 삼반수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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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력 안좋으니 주의바람
이상하게 나는 현역 원서를 엄청 잘 쓴 케이스다. 가군에 안정넣고 나군에 상향을 넣었는데, 이상하게 나군이 상향이 뚫려 가,나 군 전부 붙어버린 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나군은 학교가 멀지만 더 높고 내가 원하는 과다. 가군은 학교가 가깝지만 내가 원하는 과가 아니다.
고민하다 나군에 예치금을 넣기로 한 나는 마지막 날 나군학교를 다니는 선배를 만나 술을 마셨다. 그런데 내가 쓰기로 한 과가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지않고 운동권 성향이 강하다는 말에, 식겁한 나는 나군 예치금을 빼고 가군에 등록해버린다.
여기서 내 수험생활 두번째 터닝포인트다. (첫번째는 쌉버워치) 그때를 회고하자면, 만약 내가 나군을 넣었으면 지금쯤 삼수는커녕 그 학교 계속 다녔을 거다. 노는분위기에 학교도 멀고 이것저것 요소가 있어서.. 결론적으로 그날의 선배 이야기가 내 미래를 확 바꿔 버린 것.
가군 학교 오티를 가면서, 속으로 미친듯이 되뇌였다. 조용히 살고, 반수공부도 병행하면서 반수 준비하자. 그리고 오티에 간 나는..
그날 소주 세병 반 먹고 개꽐라되서 귀가한다. (ㅋ..
공부만 하는 조용한 분위기라 생각한 내 예상과 달리.. 가군 학교의 그 학과는 잘 노는 친구들이 한가득이었다. 핀트가 나간 나는 망나니처럼 놀기 시작했다. 처음 겪어보는 대학생활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하루하루 신나고 재밌고 즐거웠다.
새터 3일동안 필름 세번 끊겼다. 술자리엔 무조건 빠지지 않고 다 나갔다. 학생회, 엠티, 주점, 미팅, 과팅, 조용히 살겠다는 의지ㅋㅋㅋ아 ㅋㅋㅋ... 당시 15학번 선배마저도 어 그 후배? 하는 상황이었으니 말 다했다.
반수공부? 그게 뭔데? 책 한자 안 봤다. 그렇다고 학교 공부를 했냐고? 학점 2.28이었다. 학교는 잘 갔냐고? 하도 지각을 해서 교수님이 날 아셨다.
이렇게 망나니처럼 놀던 나는 종강때 반수를 선언한다. 그렇게 놀아놓고??? 다음학기 과대는 쟤다 하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사람들의 경악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독서실로 들어간다.
근데 한학기동안 술과 유흥에 찌든 몸이 공부가 쉬울 리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 공부습관에 눈물콧물 다 흘리는 나는 여름방학때 개고생을 시작했다. 이때는 공부를 미친듯이 하지는 않았다. 아홉시에 독서실 가서 아홉시에서 열시 사이에 오고, 평범하게 공부했다. 아무래도 작년에 해둔 게 있으니 7월 한달 동안 공부하니 성적은 순탄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문제점은 수학이었다.
현역때도 수학이 항상 말썽이었다. 개념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심화문제만 푸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나는, 그때까지도 개념의 중요성을 모르는 상태였다. 삽자루 파렙과 한석원 크포를 대담하게 건드린 나는, 그문제들을 꾸역꾸역 풀면서 9월에는 수학이 1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순항중이었다. 절평 영어는 부담이 훨씬 덜했고, 국어는 재능충... 사탐은 사실상 공부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려운게 잘 없다. 어차피 마지막 등급을 결정할 2,3점짜리가 문제 아닌가. 그렇게 무리해서는 아니지만, 꼼꼼하고 성실하게 공부한 나는 약간의 자신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태로 9월 모의고사를 보러갔다.
6월모의고사를 집에서 쳐 봤더니 12111이 나와 큰 걱정은 없긴 했다.
그리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4222. 그때가 D-75 가량.
머릿속에 딱 한마디가 떠올랐다. 좆됐다.
내 머릿속에 나에게 어서오라고 손흔드는 동기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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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ㅋㅋ
이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싸력 타고난 게 개부럽다
스무살을 진짜 재미나게 보내셨네요 ㅋㅋㅋㅋ 부럽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