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827817] · MS 2018 · 쪽지

2019-01-19 19: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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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보는 삼반수후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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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력 별로지만 읽어줘잉




완전히 대충격. 사탐이랑 영어는 그렇다 쳐도, 수학이 왜? 수학에만 하루 여덟시간을 투자한 나는 멘탈붕괴에 빠졌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70일 가량인데 이렇게 공부해도 4등급이면.. 연대는커녕 중경외시도 가기 힘들단 생각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사고마비가 와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대 간 그 친구에게 수학 인강을 추천해달라 다짜고짜 말을 했더니


- 빡빡이 들으셈

- 빡빡이가 누구야?

- 한석원 ㅋㅋㅋㅋ 알텍 좋아

- 알텍이 뭔데?

- 개념강의.. 근데 지금 듣기엔 늦지 않음?

- 그렇긴 한데....



인생도박을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이 생겼다. 알텍 수2,미1,확통만 해도그 양이 엄청나고 한 강의당 30강인가씩 있다.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알텍을 산 나는 다음날부터 몰아듣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자는 시간이 확 줄어들었다. 이땐 아마 13시간 공부하면 그 중에 8시간을 수학만 팠다. 노트정리를 하고, 문제를 풀고, 푼 문제를 또 풀면서 수학에 미친듯이 매달렸다. 돌아갈 수 없다는 일념이 수학을 그렇게까지 처절하게 공부하게 만든 듯. 이렇게 9월 말쯤 알텍을 시작한 나는 10월 말에 겨우 알텍 4회독을 마무리한다. 


공부방법은 간단하다. 문과수학은 개념이 생명이다. 어느 선생님이든 개념을 완전히 숙지해 외우고, 문제를 풀 때 문제가 무엇을 묻는지, 어떤 개념을 사용해야 하는지 의식하면서 풀면 1등급 ㅆㄱㄴ. 

그렇게 알텍에 있는 문제들의 풀이와 정답까지 싸그리 외우면서 공부했다. 판서공부가 성향에 맞아서 칠판 사서 칠판에 판서하고, 선생님인 것처럼 말로 가르쳤다. 이거 효과 굉장히 좋음 해보세용



그렇게 깐석원에게 딥한 애정이 생길만큼 석원쨩을 본 나는, 수능 시험장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수학 1등급을 받는다. 그전에는 모의고사든 수능이든 사설이든 수학 1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가채점 후 92점이라는 점수에 날아갈 것 같았다. 


가채점 점수는 11122. 국영수 전부 1이라 사탐 영향력이 얼마나 크겠어.. 하고, 연고 하위나 서성한 상위를 생각한 나는 한달동안은 정말 행복했다. 재수를 성공하고, 인생역전을 한 기분이었다. 2달만에 수학을 세 급간이나 끌어올린 내 자신이 뿌듯하기도 했다. 거봐 나도 하면 되잖아! 이제 행복한 캠퍼스 라이프 즐겨야지~❤️❤️❤️한 나는 정확한 정시라인이 나오면서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



체감상 어려웠던 수능이었는데 매스컴에서 물수능이라고 온통 떠들고 있더라. 실채점이 나오자 내 위치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중경외시 상위 및 서성한 하위. 서성한 학교네임이라도 따자는 마음으로 나는 원서에 매달렸지만 결국 성대마저 떨어졌다. 


남들은 너무 수고했다고 부러워했지만 하루하루 병드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버스를 타면 노선 상 반드시 연대 정문을 지나쳤다. 연대앞에서 내리는 연대생들을 보면 왠지모를 자괴감에 시달렸다. 이대 후문 바로 옆에는 연대 세브란스병원이 날 비웃듯 서있었다. 가끔 이대를 가로질러 연대로 가는 연대생들 과잠을 보며 내 기분은 하루가 다르게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더 이상 할 자신이 없었다. 삼수는 생각하기도 힘들었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으니 미팅이나 술자리, 동아리에 더욱 더 열정적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자유전공도 문제였다. 전공을 선택할 자유라니, 난 도대체 뭘 하고 싶은걸까? 뭐 때문에 학교를 왔지? 무슨 전공을 선택해야 하지? 경영? 경제? 방향 없는 내 미래를 외면했다. 그래도 학교에 정을 붙이려 온갖 노력을 다했다. 조금씩 내 학교에 정이 생기고 그래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생기는 참에,



수강신청 조짐 ㅋ 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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