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T [274191] · MS 2009

2019-02-08 1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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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T] 무제 1 (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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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1 (190208)









 2008. 11 – 담임 선생님


이 성적이면 서강대 인문성균관대 경영학과를 갈 수 있어내신도 나쁘지 않으니까 경인 교대도 괜찮을 것 같은데?”

 



 2009. 2 - 부모님

사범대에 간다고그러면 임용을 보겠구나.”





 2009. 9 - 부모님

장학금을 짤렸다고미쳤구나넌 이제 큰일났다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2010. 5 – 교수님 

대학교를 휴학하겠다고휴학한 사람들 대부분 후회한다더라굳이 해야겠니?”





 2012. 6 – 아버지 

의경도 좋지만나는 니가 사촌 형처럼 ROTC를 했으면 한다.”





 2013. 5 – 훈련소 동기

야 607전경대이름부터가 힘들어보이는데그냥 나랑 같이 3기동단 가자.”



 2014. 1 – 자대 소대장

소대를 옮기겠다고기존에 있던 선후임들 얼굴은 어떻게 보려고 그러니다시 생각해봐.”




 2016. 5 – 주변 지인강사 선배님들

인강을 찍겠다고그러다 망하면 넌 답도 없어.”




 2016. 7 – 주변 지인학원 원장님

수능은 아직 이르고내신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때요그게 아니라면 계약은 힘들 것 같습니다.”





2017. 1 – 주변 모든 사람들

그 나이에 벌써 빚을 지면 어쩌려고 하니무리하지 마라.”




그 이후로도셀 수 없이 많은 순간들.



물론나를 위해서’ 하는 얘기들, ‘걱정해줘서’ 하는 조언들.

그 조언들을 모두 따라갔다면 과연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위에 썼던 모든 순간에서 나는 내 선택을 밀고 나갔고 결과가 어찌 되었든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편한 길보다는 늘 도전하는 쪽을 택했고안정된 미래보다는 불안정한 현실을 택했다누군가 안정된 길을 간다고 손가락질 한 적 없지만안정된 길을 가는 많은 사람들은 나를 손가락질 했다.



 내가 결과가 잘 안 나오면 그럴 줄 알았다고 얘기하고결과가 잘 나오면 시기와 질투를 했다



 원래 현실이 그러하다사람들은 늘 안정된 길을 가길 원하고 자신이 판단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따라가는 것을 택한다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나를 잘 아는 친구의 말이니까 믿어봐야지그래도 부모님의 말씀인데.





 남의 성공은 배아프고자신의 작은 실패는 뼈아프다사람들은 영웅의 탄생을 싫어하고영웅의 몰락에 기뻐한다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성공에 가장 배 아파하고자신과 접점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쉽게 연민을 느끼고 동정을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아마 이제 입시 레이스의 출발점에 서 있는 사람일 것이다그 자리에 선 것이 누군가가 등을 떠밀어서 일수도 있고본인의 선택으로 서있는 것일 수도 있다올해 입시를 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여러분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소하게 기출문제집을 어떤 책을 사야할까부터 시작해서어느 학원을 다닐지어떤 강사의 수업을 들을지공부 방법은커리는 등등..




 안정적인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을 것이고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와도 입시 성공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하물며 현역 때보다 점수가 안 나온다면그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올해 11월의 결과를 누가 감히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나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무엇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한다 해도후회하지 않는 길을 갔으면 한다남의 말은 남의 말일 뿐이다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조차 얼굴도 모르는 타인의 말일 것이다지금 내가 쓴 이 글도주체적으로 판단하자매 순간 흔들릴지라도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도내가 듣는 강사에 대한 그 누구의 비판도내가 공부하는 방향에 대한 지적에도친구의 성공에도.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연습을 하다보면 결국 수능 날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그 이후의 어떤 순간에도 주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자기 인생을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얼마나 여리고 흔들리기 쉬운지나 역시 그 시기를 거쳐왔기 때문에 잘 안다지금도 매일매일 수험생들을 만나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내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알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더 강해졌으면 한다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게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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