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가즈아아 [817362]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3-09 09: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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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시작 전 스스로에게 바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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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만휘에서 라는 제목으로 유명세를 탔던 고대정외20입니다. 수만휘에서 정지를 먹어, 오르비에다 글을 올리며 인증도 매일 여기서 해나갈 예정입니다. 이 글은 읽어달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그냥 제가 이걸 왜 도전하는지 목표의식을 명확하게 갖고자 정리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6.7

- 654224(국/영/수/한/생/윤)

- 766135



나는 삼수에 왜 도전했는가? 재수 저렇게 말아먹었으면 스스로가 안되는 인간임을 빨리 깨닫고 전문대 졸업해서 취직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는데 왜 나는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전문대 자퇴를 했을까? 고등학교 때를 돌이켜 보면 나는 추억이 없다. 그렇다고 이뤄놓은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런 성과조차 없다. 항상 그거였다. 입만 번지르르한 거. 말이 먼저 앞섰고, 그런 나에게 스터디코드는 좋은 핑계거리 중 하나였다. 말로만 Sky를 외치며, 정작 행동은 그거에 뒷받침되지 못했다. 나는 우직하기 밀고 나가는 근성이 부족했고, 주변 사람들을 속였으며, 자존심만 쎄서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조차 못하는 열등감 투성이였다. 재수까지 망치고 났을 때, 나의 기분은 딱 이랬다. 신은 왜 나에게만 가혹할까. 생각해보면 모든 게 내 탓이었는데. 성적이 갖추어져야,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을 꾸고 있으면서, 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크게 행동했는지.. 성적이 떨어지면서 모든 게 소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재수까지 했으면서. 나에게 얻어진 거라곤 딱 한단어뿐이다.

'병신'  성적 하나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눈 앞에 있는 술/코인노래방/맛있는 음식/잠.. 그리고 다른 유혹들. 고딩 때까지 안하던 화장을 재수 하면서 했었고, 민증이 풀리니 세상이 허락한 자유는 와 그렇게도 달콤했는지.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선택한 유혹들은 나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바보멍청이, 평균 6등급짜리 인간으로 사회에 던져놓았다. 21살에, 알바 경험이 없다고 하니 왜 없냐고 다들 묻는다. 입시준비하느라 그랬다고 하니, 어느 대학 갔냐고 묻는데, 내가 입학한 학교를 말조차 못하겠더라. 블라인드 채용? 다 ㅈ까는 소리다. 스스로가 당당해지지 못하는데, 그냥 내가 어딜 가서나 위축이 되는데. 그게 너무 싫었고 끔찍했다. 이 DNA로 평생을 살고 싶지 않아서 삼수를 결심하게 되었다. 학벌은 내 스스로가 당당해지기 위해 꼭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내가 직접 부딪혀보니 게을렀던 나에게 다들 비웃기라도 하듯 세상은 냉정했다. 



삼수하면서는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고 싶다.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가고, 증명해가면서 난 병신이 아니구나. 스스로가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인간이구나라는 마인드로 세상 앞에 다시 나서고 싶다. 나는 죽었다. 오늘 부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어차피 대학 가면 다 하게 될 거 오늘부터 수능날까지만 딱 참고 버틸 것이다. 난 나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스스로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계획 하루 밀리고, 잠 하나 이기지 못하고? 도서관 와서 잠자고.. 그게 당장은 아무생각없이 기분에 따라 하는 행동이었지만 그게 쌓이고 쌓였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나는 아니까. 다시 삼수하면서는 열등감/소심함으로 뭉쳐져 있는 나를 바꿀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며 말이다. 세상 앞에 당당한 나를 위해, 나는 3.9 오늘부로 다시 삼수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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