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ney Roy [615838] · MS 2015 · 쪽지

2019-05-15 16: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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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뭔 공부를 한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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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박적 연습으로 1등급이 탄생하고심층적 연습으로 만점이 탄생한다반복적 강박이야말로 수험생으로서 최고의 재능이다.


무엇을 공부하는가에 대한 강박적 반복 연습으로 실제 점수를 올려야 한다.


 


수험생활을 지겹게 반복한다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N수생들을, 모든 걸 다 안다는 듯 안이하고 태평스럽게 공부하는 어설픈 3·4등급 재수생들을 생각합니다.




 수능 성공을 위한 기본 세팅은 무엇입니까? 

평이한 전두엽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동의할 만한 장기-단기 학습목표 설정, 본인의 조건을 반영한 스케쥴링, 공부의 흔적이 남겨진 학습노트 정리, 이해와 암기의 정도를 점검할 자가테스트 등입니다. 


철 지난 이야기 같아서 진부하고 아빠 잔소리 같아 신물 나는 공부방법. 그러나 결코 누구도 감히 일관되게 지켜내지 못하는 철옹성같은 공부방법이에요. 십수년 재수생의 생활과 학습을 코칭해 왔지만 이걸 애써 지켜나가는 학생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하나만 말해볼게요.






오늘-이번주에 나는 대체 무엇을 공부했는가??



이 물음에서 시작해야 하고, 응당 이 고민에서 공부가 체감돼야 해요. 



수학을 공부하는데, 시발점을 최근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끝냈고 현재 수분감으로 진도를 빼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이 그 무엇에 대한 실체일 리 없어요.

수학을 공부한다는 건 너무 광범위하고, 현우진 커리로 나가고 있다는 그 행위 자체로는 본인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다고 확답하기가 애매합니다.



그럼 이 애매함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를테면 나는 미분공식을 공부한다. 아니면 여기에서 더 세분화 해 지수함수의 미분공식을 공부한다고 한다면 어떤가요. 



어딘가 좀 이상하긴 하죠? 미분 공식을 공부한다는 건 무엇이 된다는 거죠.



공부 진행의 실제에서 본인만의 디테일한 스케쥴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과거의 불규칙했던 생활과 어영부영 시간만 보낸 쩌리 공부인생을 마감하고도 또다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공부를 진심으로 하기는 합니다. 허나 무엇을 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죠.



그냥 가열차게 쫙 문제를 풉니다. 마더텅이든 마플이든 기출문제집을 풀고 온갖 이러저러한 모의고사 문제집일 테죠.



수능 시간대로 공부한답시고 오전에 국어문제집을 풀다가 점심 직전에 까다로운 수학 문제 몇 개 풀지요. 점심 식후에 졸음이 한차례 찾아옵니다. 그래서 역시 이럴 땐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해, 하며 먼산 바라보듯 영어단어를 지긋이 바라봅니다. 그러다 다시 수학 진도를 나가다 좀 늘어진다 싶으면 한국사 인강으로 오후 시간을 버팁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 이후에는 탐구 과목 진도 좀 나가다가 하루의 공부를 마감합니다. 이렇게 하루 순공부 12시간이 대충 채워 집니다.



오늘 하루 뭔가 뿌듯합니다. 이렇게 보낸 지난 한 달이 보람차 보입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공부를 현재 하고 있고, 이게 차곡차곡 쌓여 현재 모고 성적은 개판이어도 올해 11월 수능이 나를 배반할 거라고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침대에 누워 아주 잠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아주 평온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죠.



과연 이렇게 12시간씩 보낸 지난 일주일은 나를 수능적으로 얼마나 성장시켰는가?

(한달의 기간은 너무 깁니다)



문제는 아주 많이 풀었지만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쭉 앉아 공부라는 걸 했지만 그게 수능적으로 의미없는 공부였을 수도 있습니다.



정확하고 명쾌하게 내가 오늘 무엇을 했고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가 불명확하니까 그런 겁니다.



실제로 매우 중요하기에 이 지점에서 매일의 성취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공부를 했다면 하루의 말미에는 내가 무엇을 알았고, 풀이의 행동영역에서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입으로 설명할 수 있거나 학습노트에 단번의 흐름으로 적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대체 무슨 공부를 했다는 겁니까!



눈에 힘주고 문제집 쭉 풀다가 채점하고, 해설 보고 난 후 형광펜으로 줄 치고 별표 몇 개 붙이면서 다시 풀 문제 미리 미리 세팅해 두는 게 수능공부는 아니라는 거죠.

이딴 식으로 공부하는 것의 결말은 그냥 무엇은 알지만 다른 무엇은 구멍이 쑹쑹 뚫린 채로 수능 준비를 종친다는 거예요. 근데 대충은 알고 있고 해설을 보면 고개 끄떡일 정도는 되니 큰 고민없이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오랜 시간 수능의 흐름을 주시한 이라면 이견이 없을 정도로 수능은 쉬워지고 있기에 하나를 심층적으로 더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소하고 평범한 거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싸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수능 공부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아등바등 골 싸매고 눈물을 찔찔 짤 만한 성격의 무엇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고 명쾌하게 지금 이걸 하고 있으며 이것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복기하면서 놓치는 거 하나 없이 빠짐없이 정리해서 종결짓겠다, 라는 자세.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머리 부심을 버리고 강박적으로 같은 걸 빠짐없는 반복하는 것. 이것이 무엇을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라 할 수 있어요. 



시간이 아깝습니까?? 비효율성을 따지고 싶습니까? 어차피 수능 공부의 대부분은 비효율로 가득합니다. 사소하고 쉬운 개념과 문항을 반복하는 것이 현재 수능 공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물론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분을 공부했더라도 매우 애매한 상태로 지나갔을 수 있어요.

인강이든 현강이든 충분히 들었고 해당 문제를 풀어서 맞춘 적도 꽤 있는데 내 뇌에 정확히 인지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 일주일 정도를 미분만 하는 거죠. 그것이 하루의 절반이라도 말이죠. 

이런 식으로 미분을 공부하다 보면 뭔가가 좀 더 투명하게 보일 겁니다. 본인이 미분의 어디를 모르고 어디만을 알았던 것인지. 오늘 집에 가 잠자리에 누워 오늘 풀어 본 문제들 중에서 이런 내용들은 미처 몰랐구나, 내일 비슷한 문제를 반드시 다시 풀어보면서 내 머리 속에 박아둬야지, 이런 식으로 하루가 작동돼야 오늘과 내일이 이어집니다. 일주일 단위로 새사람이 됩니다.






순진하게 오늘 인강을 얼마나 소화를 하고 몇 페이지까지 풀자는 게 학습계획일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이 과목의 이 단원을 며칠 안에 다 정리하겠다. 그리고 반드시 내가 이 파트에서 놓치는 부분을 찾겠다” 


이렇게 돼야 내가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고 매우매우 비효율적인 수능 공부의 스케쥴링에서 모든 수험생이 갈망하는 흔들리지 않는 저축성의 점수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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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공부방법을 지독하게 추구합니다. 

수능적으로 올바르게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하는 곳 

https://academy.orbi.kr/sin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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