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램(김민재) [476057]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19-05-29 17:56:51
조회수 14,897

국어 시간부족과 기출분석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22938960

안녕하세요 피램입니다.


요즘엔 워낙 바쁘기도 하고... 교재도 내고 해서 칼럼을 쓸 일이 거의 없었네요.


그러다가 요즘 시간 어떻게 줄이냐는 질문을 또 다시 많이 받아서!!!!


아예 그냥 칼럼을 하나 쓰자 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국어 영역에서 여러분의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사고의 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장, 문단, 글을 읽고 해야할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죠.


글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를 제외하곤 글자를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글자를 보고 해야할 생각을 출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긴 겁니다.


뭐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니까, 바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 송신기에서는 소스 부호화,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를 거쳐 기호를 부호로 변환한다. "


여기서 여러분이 해야할 생각은,


1. 송신기는 저런 3가지 과정을 '순서대로' 거치는 군. (과정에 대한 인식)


2. 송신기의 정의(역할)는 '기호를 부호로 변환하는 것'이군.


3. 그럼 앞으로 기호를 부호로 변환하는 저 3가지 과정을 순서대로 말해주겠군.


정도입니다. 국어를 잘하는 학생이라면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는 그런 사고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사고를 '자연스럽게', 즉 자신도 모르게 해낼 정도로 빠르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등급들은 저 생각을 자기가 하는 지도 모르면서 하고 있고,


2~3등급들은 운 좋게 될 수도 있고 안 될수도 있고, (혹은 좀 배운 학생들은 의식적으로 저 생각을 하느라 시간을 쓰겠죠.)


4등급 이하들은 '송신기가 뭐지?? 소스, 채널, 선.. 아니 ㅅㅂ 뭔 정보가 이렇게 많아...' (문장을 그냥 읽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음)


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혹은 선지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② 물가가 신축적인 경우가 경직적인 경우에 비해 국내 통화량 증가에 따른 국내 시장 금리 하락 폭이 작을 것이다. 

  

이 선지를 보고 해야할 생각은,


1. 물가가 신축적인 경우와 경직적인 경우를 비교하고 있군.


2. 그럼 먼저 신축적 / 경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부터 파악해야겠어 


3. 그리고 그 상황에서 국내 통화량이 증가할수록 금리가 얼마나 하락하는지 파악하면 되겠군.


정도 입니다.


그런데 역시 국어를 못하는 친구들은, 이 선지를 보고선 신축적인 거... 언제더라??? 아 장기! 경직적인 거... 언제더라?? 아 단기!! 오케이 장기 단기.. 국내 통화량 증가? 엥 이거 두번 나왔는데? 아 장기때는 이렇고 단기때는 이렇네... 그러면 이때 시장 금리가 하락한다고?? 엥 장기 때는 시장 금리 얘기가 없는데? 뭐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미궁에 빠집니다. 이 지문(2018수능 오버슈팅)을 공부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애초에 지문을 읽으면서부터 국내 통화량 증가에 따른 비례/증감 관계를 장기, 단기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문을 생각 없이 읽으니, 선지에서 당연히 해야할 생각도 할 수가 없는 거죠.



비문학만 이런 게 아닙니다. 문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④ (가)는 주인 영감의 명령만을 기다리는 신전 집 가족들을 통해, (나)는 만삭의 몸에도 누더기를 꿰매는 아내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 처한 불우한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선지를 보고 해야할 생각은


1. (가)에서 신전 집 가족들이 정말 주인 영감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나?


2. 그리고 (나)에서 만삭의 몸에도 누더기를 꿰매나?


3. 1,2가 맞다면 뒷 부분은 그냥 허용할 수 있겠군.


정도인데, 이런 선지를 보고도 뭘 물어보는 건지, 불우한 상황의 명시적인 근거는 어디있는 건지... 이런 생각들을 너무나 '느리게' 하다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겁니다.



이게 좀 더 심화되면, 이런 것도 가능하죠.


"킴벨 미술관은 개방감을 주기 위하여 기둥 사이를 30m 이상 벌리고 내부의 전시 공간을 하나의 층으로 만들었다. 이 간격은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구조를 활용하였기에 구현할 수 있었고, 일반적인 철근 콘크리트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 구조로 이루어진 긴 지붕의 틈새로 들어오는 빛이 넓은 실내를 환하게 채우며 철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내부를 대리석처럼 빛나게 한다."


이 부분에서 해야할 생각은


'킴벨 미술관은 저런 거군.. 어쨌든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로 만들었다는 것이구나. 나중에 자세히 물어보면 그때 돌아와야지.' 입니다.


국어를 못하는 친구들은 이 감도 없고 여기서 정보량이 왤케 많냐... 하면서 고통만 받습니다. 오버슈팅 지문 1문단, 가능세계 지문 4문단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아무튼, 정리하자면 국어에서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위처럼 '글을 읽고 해야할 생각'을 빠르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하다보면 시간을 빨라져~~'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다 보면 그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고, 나중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럼 시간은 자연스레 주는 거죠.



자 그런데, '제대로'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기만 하면 시간이 줄어들리가 없다는 겁니다.


저런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해서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저런 생각들을 의식적으로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저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는 걸 연습하기 가장 좋은 도구가 바로 '기출문제'입니다.


'기출분석'의 본질은 여기에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단순히 풀어본다고, 유형을 파악하고 근거를 찾아보고 도출되는 원리를 파악한다고 (사실 여기까지 하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끝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원리를 파악하고 위해, 그 유형에 맞게 읽고 풀어내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할 것인지를 고민하시고, 끊임없이 연습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그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을 때까지, 궁극적으론 시간이 줄어들 때까지!


기출을 통해 글을 읽으면서 해야할 생각을 정리하고, 연습한다. 그래서 시간을 줄인다! 이게 국어 공부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이 간단한 진리를 깨닫는 그날까지, 화이팅입니다!!!



ps. 크루비 레어 좀 사주세요... 덕코벌고싶어,,, 



rare-#NOT FOUND rare-띵작, 마스터피스 rare-2021 신축년 rare-4스널 라봉이

0 XDK (+21,220)

  1. 20,000

  2. 100

  3. 10

  4. 10

  5. 10

  6. 10

  7. 50

  8. 10

  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