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9일, 지쳤다면 쉬어가듯 읽어 보세요.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8945642
발버둥
틱!
바로 그때 하루살이 한 마리가 그물에 부딪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거미줄이 하루살이를 꼼짝 못 하게 묶어 버린다. 그 하루살이는 겨우 몇 분 전에 태어났을 것이고, 거미그물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몇 시간 후면 수명이 다 되어 죽게 되었을 것이다.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거미가 무섭다 해도 <시간> 그 자체에 비하면, 단지 시간을 잠복시키는 요인일 뿐 온전한 의미에서의 적은 아니다.
하루살이가 발버둥 친다.
거미그물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이유는,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그물에 옭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날 잡아드쇼 하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中
대학과 꿈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하루살이와 닮았습니다. 동시에, 하루살이와 다르기도 하죠.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하루살이는 이 세분화된 초라는 단위에 맞서 싸우는 하루를 보냅니다. 만약, 하루살이가 자신이 하루 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을 망각한다면 (단, 하루일지라도) 그토록 치열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하루살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1초, 1초를 '적'이라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이를 두고 잘 생각해 보면 하루살이에게 시간이라는 천적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하루살이와 마찬가지로 수험생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 살고 있습니다. 수험생이라는 신분의 삶의 기한은 수능까지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수험생의 천적은 <시간>이다.
하루, 하루가 수험생의 적이다.
그런데 이 말이 얼마나 많은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주변을 둘러보세요. 100일이 깨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90일 선마저 깨졌습니다. 이런 시점에도 매일매일이 자신의 적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학생들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 주위가 아닌 우리 자신을 들여다 봅시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전적은 몇 승, 몇 패나 되나요? 약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나요? 아니면, 그럭저럭 비겼나요? 그것도 아니면, 수도 없이 패했나요?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애당초 그런 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요?
목표로 하는 대학,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견주었을 때 당당할 수 있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나요?
자각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은 <시간>에 매번 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라는 적은 우리가 자신을 적이라 생각지도 못하도록 교묘하게 공격하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네.
때로는 몇 개월이라는 거대한 몸집으로 나타나 우리를 나태하게 만듭니다.
5분 쯤이야 뭐.
때로는 5분, 10분이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나타나 우리가 조금 더 잠들게 만들죠. 아무런 자책도 없이 말이죠.
90일
80일
...
50일
...
30일
...
10일
...
3일.. 2일.. 1일..
그리고 결전의 날, 자신을 80분 / 100분 / 70분 / 30분 / 30분으로 쪼개어 우리를 쪼아댈 텐데 자신 있나요? 무섭지 않나요? 혹여, 이미 쓰라린 패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벌써 그때의 아픔을 잊지는 않았나요?
남은 경기는 오늘로 89 경기입니다. 상대는 시간. 하루 또 그다음 하루입니다. 치열하게 싸웠으면 좋겠어요. 하루살이의 삶을 생각하면서요.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새로운 출발선
오늘의 칼럼은 프랑스의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데뷔작인 <개미>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학생들 생각이 나서 써두었던 칼럼입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도 힘들어져 나태해지는 이 시기에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가짐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저의 진심을 가득 담아 보았습니다.
먼저 수험생의 길을 걸은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번의 실패를 겪어 조금은 늦게 꿈을 이룬 선배로서 수능까지 남은 하루하루가 여러분의 적이 되기를, 그리고 결전의 날 마침내 그 적을 넘어선 후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설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주말도 힘내서 잘 마무리해 봅시다.
응원할게요 :)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0 XDK (+1,000)
-
1,000
-
https://orbi.kr/00069306569 이글의 내용대로 공집합이 존재하지...
-
언확생윤사문 백분위 95 90 2 99 80 정도면 서성한은 갈 수 잇을까여 제발…...
-
야마토노쿠니노미야츠코 테히코(倭國造 手彦)가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군사를...
-
자고 일어나니 아이디어가 샘솟네
-
너무많아서 1하는중인데 사진찍어서 모을까..
-
독서 12-17찍 문학2틀 화작3틀 독서1-11 2틀 죽고싶다
-
안녕하세요 혹시 조정식강의중에 천일문 대체로 할 수 있는 강의가 머가 있을까요?...
-
3. 연습 문제 연습 문제는 기출과 자작문제로 구성되어있다. 각 문제에는 어떤...
-
체단실에 레그익스텐션이랑 레그컬 머신 있긴한데
-
ㅈㄱㄴ..
-
덜덜
-
못풀겠다 걍 이게 왜 모고인지 모르겠음
-
9덮영어좃박음 1
아직안매겨봤는데좃박은거같아 그래서우럿서 흐아엉
-
ㅇㄱㅈㅉㅇㅇ? 하 ㅜㅜ 생2로 바꿀까고민하고있어서 안샀는데 미리 사놓을걸.,,...
-
진짜로 9
군대 생활이 순탄치 않은 건 아닌데 군대는 악이 맞다
-
학교에서 신청해서 봄! 언미영화1지2 90 80 100 38 37 지2는 두달하고...
-
파라미터 나오는 거 맞음?
-
현역이고요 지금은 친구들이랑 독재 같이 다니고 있는데, 독재 쌤이 저 뒷담까서...
-
국어랑 과탐 잘했는지는 별 의미 없어지는듯...
-
나이스 메인과목 영어 자존심 지켯다 이제 2시반부터 한국사랑 물1지1 털러감...
-
지방 사는 것의 장점 11
서울에 비해 유행이 느려서 그런가 길에서 같은 옷 입은 사람을 거의 안 마주치는듯...
-
천만덕 가쥬아
-
88점 1 가능한가요?..
-
진짜 어이없는 실수 있잖아여 끝나고 대체 이거 왜 틀렸지 병신인가 하는 예시 들기는...
-
물2 오늘 익힌 것들 20
상대속도 중력끄기(변위벡터) + 역투사 변위탄젠트 맛있어요
-
문학 강의는 연계만 들어보고 비문학은 두 개 들어봤는데 좀만 듣고 드랍해서..
-
수능 때 자 못 써요??? 샤프심통은 써도 되나요?????????
-
제일 인기가 많네요?
-
수특이랑 모고꺼로 쓴다했는데 다 한 번씩 풀어보고 나서는 뭐 해야할질 모르겠어요.....
-
오지훈쌤 풀커리타는중이고 유자분까지 2회독한 상태인데 6모50점>9모39점...
-
9덮 버리고 0
걍 딴 공부해야겠다...
-
그냥 문제 벅벅 풀면서 피지컬 키우면 안되나요?
-
군대 관심유무를 떠나서 군 중심 성격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더라고요...
-
강사가 꿈인데 과목을 잃어서 심란해요 ㅠㅠ
-
옛날에 지구과학 김지혁쌤한테 초콜릿받았었음
-
맨날 밥먹고 자다가 갑자기 밥먹고 각성해서 잠도안자고 병법서 며칠동안 읽은다음에...
-
수능 47일남음 아
-
ㅈㄱㄴ
-
사문 노부유 문제 <<< 왜 갑자기 유부노로 풂? 17
나 때만 해도 노인 부양 유소년 이렇게 그리고 풀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유부노로...
-
마스터 이새끼들이 이제 1큐는 쳐다보지도않네 하
-
바<-얘가 의존명사라서 그렇게 보기 힘들것같은데 알려줄사람
-
확통인데 등급컷 한 8나옴 ㅜㅜ? 시브오유노쿄ㅠ뮤묘뵤뵤조ㅜ큩ㅊ퓨ㅠ쿠ㅜㅜㅜㅜㅜㅜㅜ퓨ㅠ풒푸푸ㅠ퓨
-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치자.. 하는데 또 막상 공부안되면 스트레스받고.....
-
어떤게 더 도움될까요? 그것만 하겠다는 건 아닌데, 시험 운영 때문에 풀 수 있는...
-
간격개좁아서 힘들듯
-
다 ebs에 수록된 내용인가요?
-
엄청 어려워보이네요 ㄷㄷ
-
물리 아예모름
-
니세코이나 봐야겟다 11
치토게 으흐흐
-
원점수 국(언매):91 수(확통):50 영:90 (초반에 쉽길래 설렁설렁 풀다가...
이제 더위도 (아주) 조금씩 꺾이는 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약연님ㅎㅎ
감사드려요! 선생님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D
웅장한 프사와 웅장한 닉.
그리고 귀여운 댓글.
감사합니다ㅎㅎ 목표 꼭 이루시길 응원할게요 :)
꾸준댓 제가 더 감사드리죠ㅎㅎ
이번 한 주는 잘 보내셨나요?
요즘 D-100이 깨지면서 수업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금요일 오후~일요일 밤까지 쭉 수업이네요ㅠ ㅋㅋㅋㅋ
크... 가장 간절한 학생들이 찾는 수업과 선생님..
바쁘시더라도 항상 건강 챙기셔야 합니다!!!
수액과 비타민으로 어찌저찌 잘 버티고 있네요ㅠ
인문학이 있어야되는 이유
역시
time is running out
Let’s Run!
이번 주도 잘 마무리해요 우리!!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공곰공곰님!
와우 글이 좋다 못해 아프군요.. 아파요 아파.
생각해보면 시간이 정말 정말 부족 했던 게 아니라, 그걸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스스로가 문제 더라고요.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면서, 최소한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주도 찾아와주셨네요!
남은 기간 치열하게 한 번 달려봅시다!
후회 없도록 :)
더 지치게 만드시네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진진님
우리가 지친 이 레이스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떠올려 본다면 남은 기간을 조금 더 치열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댓글에나마 응원을 가득 해드리고 싶네요.
좋은 밤 되세요 :)
시간하고도 못이기는데 사회에서는 오죽할까요
90일 달리고 마무리하려고요
확신을 갖게 해주신점은 감사합니다
저도 남은 기간 칼럼 열심히 집필하면서 도움이 되고 또 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보겠습니다!
근데.. 남은 89경기에서 이긴다고 해서 수능이란 경기를 이겼다 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결국은 시험 하나 점수 잘 내야 하는 건데...
그게 두렵기도 하고 아무리 이전에 열심히 했어도 결과는, 신의 뜻은 또 모르는거고...
참... 하찮은 나... 무기력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군요...
네, 필요충분이 아니니까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런 생각에 불안하고 공부가 손에 안 잡힐 때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1. 90일 동안 치열하게 산 나
2. 90일 동안 치열하게 살지 않은 나
100%는 아니겠지만 2보다 1의 나가 내 목표에 더 근접할 거란 건 믿을 수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결과에 대한) 가능성에 집중해 흔들리기보다, 믿을 수 있고 쌓을 수 있는 과정을 치열하게 보낼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을 저는 “멘탈”이라고 부릅니다. 그 멘탈을 단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칼럼을 쓰고 있죠.
응원할게요 :)
저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작가가 꿈인데
좋은 글이네요ㅠ 힘내서 ㅍㅇㅌ하겠습니다
강렬한 닉네임 덕분에(?) 기억하고 있네요ㅎㅎ
수능도 작가로서의 꿈도 응원하겠습니다!!
애초에 수능 준비를 시작한 게, 무기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는 일 년을 만들어보고 싶어서도 컸는데, 그 다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칼럼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1월부터 지금까지 모든 싸움을 이기진 못한 것 같아요. 오히려 처절히 패배한 날이 더 많은 것도 같네요. 남은 88일은 치열하게, 또 치열하게 살아가 후회없는 24년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후회없이 달려나가 봅시다 고염씌님!
와
베르나르베르베르 책들은 참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죠… ㅋㅋㄹㅋㄹㅋ
어느 순간부터 문학을 못 읽었는데 곧 다시 집어들어야겠어요ㅎㅎ
베르나르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군요!!
감사합니다
응원할게요 :)
바나나 차차
더 열심히 활동해서 이겨보겠습니다 ㅎㅎ
ㅋㅎㅋㅋㅎㅎㅋㅋ 귀여우셔요
경쟁자는 걷고 있으니 나는 뛰어야만 한다는 식의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글보다
이렇게 나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글이 훨씬 와닿는 이유는 뭘까...
월요일의 시작을 이런 좋은 글로 출발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