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적 사고력 - 비판적 사고력 - 창의적 사고력 (ft. 22수능 헤겔의 변증법)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7940011
2022학년도 수능 국어 첫 번째 독서 (독서론 제외) 지문입니다.
현장에서 응시했던 첫 수능에서의 첫 시험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독서 지문이었기도 하고
제게는 개인적으로 많이 어려웠던 지문인지라
대학에 온 후에도 종종 반복해서 읽어보곤 하는데
문득 [정립-반정립-종합]의 구조를 적용했을 때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들이 몇 가지 떠올라서 글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1. 수용적 사고력 - 비판적 사고력 - 창의적 사고력
주어진 지문에 따르면 [정립-반정립-종합]은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로, 변증법은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향상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지닌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A-B-C] 구조를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A와 B는 대립적이어야 하고 C는 A와 B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 결과를 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사고력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바라보곤 합니다.
이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어떠한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인데,
수용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저는 각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수용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
비판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대상을 의심해보는 능력
창의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대상이 주어진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어느 직각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가 각각 a, b, c (a+b>c) 이며
c가 빗변의 길이라고 합시다.
수용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어느 직각 삼각형에서 빗변이 아닌 두 변의 길이의 제곱을 더하면
빗변의 길이의 제곱이 되는군"과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머릿속에 잘 집어넣어두었다가
세 변의 길이 중 두 변의 길이만을 알고 있는 직각 삼각형,
혹은 직각 삼각형으로 근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도형을
만났을 때 다른 한 변의 길이도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왜 주어진 공식이 성립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
모든 직각 삼각형에 대해 저 공식이 성립할 것이라고
어떻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정리는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맞을까? 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불리는 것일까?"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대상에 관해 '확실한가', '증거가 있는가',
'만든 이가 누구인가', '주장하는 이가 누구인가',
'이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와 같은 의문을
하나씩 던져보는 것은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고
때로 그 중에 몇 가지가 큰 의미를 지니어
사회 전체의 통념을 바꾸어버리거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찾아보며 유도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때로 새로운 방식의 증명 과정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어쩌다가 저 공식이 발견된 것일까?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얽힌 이야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피타고라스가 사람의 이름이라면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직각 삼각형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유의미한 수학적 대상은 피타고라스의 정리인가?
그렇다면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직각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 사이의 관계를 기술해주는 것 외에
우리의 삶, 일상에는 어떠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오늘 내가 보낸 나의 삶과, 어제의 내가 보낸 어제의 삶,
그 너머 어딘가에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지닐 수 있는 의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제 학습 과정을 설명해보자면
1) 어떠한 학습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나
2)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보고
3) 해볼 수 있는 의심들을 던져본 후
4)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의미 부여를 참 좋아하는데,
어떠한 대상이든 조금 더 우리에게 친숙하게,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방식에서 이 글에 드러난 제 생각도
있는 그대로, 의심, 의미 부여의 과정을 따라
살펴보신다면 비록 제 개인적인 생각을
주관적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수능 학습은 물론 삶에 있어 몇 가지들을
챙겨가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앞서 비판적 사고력의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대상에 대한 의문을 하나씩 던져보며
다양한 증명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 증명 과정을 '배우는' 과정 자체에서는 수용적 사고력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하나 하나 따져보며 '이게 왜 된다고
확신할 수 있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무한한 의심은 결국 그 어떠한 것도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없으며
가끔은 의심이 이어져 그 화살표의 끝이 나를 가리킬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나의 존재에 대한 의심은 실존에 관한 고민으로,
실존에 관한 고민은 따로 허무와 우울로 우리를 인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테지만 누군가에게 그 경험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새로운 삶의 시작에 대한 명분을 쌓아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헤겔에 따르면 미학은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어지는데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동일한 내용의 절대적 진리,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의 한 형태를 종교, 철학과 함께 지닌다.
예술, 종교, 철학이 각각 직관, 표상, 사유라는 인식 형식으로 구분될 때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중략)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
p.s.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저,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대학을
두 번 다니어 1학년을 두 번 경험했습니다만) 때의 저는
그 누구보다 절실히 교육의 힘을 믿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교육이라 믿었고
그 믿음 아래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가르치고자
마음 먹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생각이 조금 바뀌어갑니다.
때로는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으며
아무리 가르쳐도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상태로 스며들어가는 듯합니다.
비록 어느 고등학교의 내신이, 1차 지필 시험지가
완벽하다 말할 수 없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지가 완벽하다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테지만,
수험생 분들께서는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어
내일을 위해 나아갈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접하신 모든 수험생 분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일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현 상태가 아버지 외국계 it회사 이사인가외벌 세후 월 800이지만 거대한 주식 밎...
-
만장일치로 증원안 학칙 개정 부결.. 5월은 혼돈 그 자체인듯
-
환급 받으려면조건 있음? 69모 성적 올려야된다던가
-
과탐 생1생2지1지2 다 수능으로 해봤으니 태클ㄴㄴ 당연히 과탐보다야 쉽긴한데 그...
-
삼수까지 하면서 단 한번도 메가대성패스 환급을 못받아봄
-
문제 풀 때 자꾸 손으로 문제를 가리게 되어서 속상해요
-
동홍 문과 0
높은과는 말고 한 중간과 사과대정도 가려면 평백 몇정도 나와야됨? 미적사탐기준
-
들어가며 다들 6월 넘어가면 실모 많이들 푸시죠? 어떻게 풀고들 계신지요.......
-
선물 드림?30대 남자분 스벅 3만원 괜찮을까요
-
교양 평균보다 1점높으면 주로 B+주나 전필은 평균 70에 97인데 기말 앵간히...
-
인생..
-
수분감 원리합계가 킬러문제가 되,,
-
애 7명 낳으면 3
응애 응애 응애 응애 응애 응애 응애~~~ 나도 아기 할꼬야 응애~
-
일찍일어났더니 0
벌써힘들어 집가고싶다
-
기숙사에서 반수 공부를…
-
잠을 잘못자서 그런지 오른쪽 목뒤가 너무 아파서 집중도안되고 머리까지 아픈기분인데...
-
새기분 필수임? 0
안녕하세요 06현역입니당 어쩌다 보니 지금 강기분(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
요즘 오르비에 2
동국대 뱃지가 많이 보인다
-
280 광년 떨어진 행성의 날씨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
24수능 설대식 407정도였는데 공대가 빵나서 그렇지 원래대로라면 바시소 응생화...
-
식비 50~60만 스카 16만 학비,쿠팡 20만 아이폰 5만 90~100마넌이네 무친
-
항상 덧셈정리 사인법칙으로 나머지 각이랑 변 알아냈는데 더 좋은 방법 있을까요 매번...
-
인문 자연 입결표 누백 차이 왜케심함? 그만큼 인문이 더 쉬움? 2
일단 입시판 뉴비라서 잘모름. 그리고 간호만 돌려서 그런가 2024입결로 보니깐...
-
나를 지켜보는 너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
속보)“작성 의무 있는 의대증원 협의체 회의록, 모두 작성” 1
https://naver.me/G4xJLaHf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
누명씌워지고 내일 당장 죽는다는데 마지막으로 집주변 배달음식점 딱 한 집에서 메뉴...
-
으로써 국가가 자연스레 소멸하게 방치하는것을 지지. 나라의 존립을 인간이 결정하는것을반대합니다.
-
두끼 사먹으면 이마넌 30일 60마넌 책값 기타쿠팡비용 20 80ㅇㅇ.,
-
순간 ㅈㄴ깜짝놀람 14
친구 1과 친구 2가 같이 있었어요 친구 1: 그럼 여기서 카톡 내용 다 깔까?...
-
아니시발 정치학너무어렵노 딱 비 걸치기만 기대했는데
-
생1이랑 생2 보통 고정1등급 되려면 실모 몇회쯤 푸세요 0
궁금합니다
-
https://www.instagram.com/p/C6lYQdHvxtr/?igsh=e...
-
언매총론 들었고 지금은 유대종 실전기출?그거하거익는데 방금 실모 풀었는데 언매에...
-
올해 여러 노래들을 들었지만 이노래가 제일 갓곡인데
-
내가간다
-
질문 밧습니다 2
4학년 휴학생입니다 하하.
-
일단 서울대 이과랑 비교하는것은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운게 공대든 자연대든 서울대를...
-
개찐따라 5
아무것도 아닌거에 설레고 의미부여함
-
문과가 이과를 쓰진 못하지만 이과가 쓴다했을때
-
흠..... 킬러는 아닌듯
-
맛점하세요~ 2
-
보통 몇시에 일어나시지..? 맨날 6시에 일어나긴 하는데 잠귀가 좀 어두운 편이라...
-
ㅈㄴ 소름돋네 3
작수 다시 풀고 국어 틀린거 가채점표랑 비교하면서 확인했는데 또 같은 번호 찍어서...
-
(무료 강의) 4개월만에 4->1등급, 국어 이정표가 비문학 1등급 완성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0
안녕하세요 여러분 중하위권 전문 국어 선생 이정표입니다. 경력은 첨부 사진에 기재해...
-
꼭 하나씩 틀리고 걍 어휘가 너무 어려움 내가 병신인건가? 머리 쥐어뜯으면서 푸는데
-
이걸로 설경 뚫리나요? 10
내신이 aa여야 될거같은데..
-
시신이 너무 커서...318kg 영국 남성, 사망 후 장례식 못 올려 1
영국에서 가장 무거운 남성이 이달 초 사망한 가운데, 시신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
https://i.orbi.kr/00068016187/%EC%95%A0%207%EB%...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