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래 [60432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2-16 19:04:40
조회수 8,419

(잡소리) 오늘 추합끝나 강제재수생되서 글써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1260550

예상하지도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 닥쳤습니다.

가나다군 모두 낙방.....

다른 아이들처럼 자신의 학교에 성적에 만족하지 못해서 의지가 불타오르는 재수생과 달리

모두 낙방해서 떠밀려 강제재수를 하는 재수생이 되니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농어촌입니다.

흔히 농어촌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누구보다 쉽게 갈수 있다고 말합니다.

맞아요. 농어촌으로 대학을 쉽게갈 수 있지요.

근데 왜 하필 저는 안되는 걸까요??

저보다 표점 15점이 낮은 친구 둘은 고대에 갔습니다.

그것도 고려대학교 중간과로 갔습니다.(어느과인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랑 성적이 같은 친구는 고대 기계를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려대학교 최하위과(건사환)를 1차에서 떨어졌습니다.


저는 술이 상당히 약합니다. 

맥주 500cc먹으면 얼굴이 새빨개집니다.

하지만 엊저녁 어머니와 재수얘기를 할때

맥주 1500cc를 원샷했습니다.

알코올이 들어가서 일까요. 어머니가 너무 서글프게 우셔서 일까요.

저는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저를 위해 수고하시는 아버지께도 너무 죄송했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너무 불공평한 세상에 화도 많이 났습니다.


주변에서는 다 재수하라고 합니다.

너의 자질이 아깝다고..

하지만 저들이 재수에 들이는 노력과 비용을

하나도 대신해주지 않기때문에,

또 성공해야만 알아주는 대한민국에서

실패하면 저들이 한번이라도 위로해주지 않을 것을 알기때문에

저는 저말이 위로일지언정 너무나 듣기 싫습니다.


추합기간이 이제 끝났습니다.

고졸은 안되겠고, 어디든 대학을 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

어머니 두 눈동자를 보기에 제 자신이 너무 또라이같고 병신같아서

하지만 이 병신이 재수가 믿어지지않아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아서

저는 오늘도 근처 도서관으로 달랑 책 한권들고 도피합니다.


일단 추합전화받고 잘되신 오르비언님들~~~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재수하시는 분들!!

내년에는 다같이 성공하시기를 진짜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은이가 나한테도 독침 쏴주었으면 좋겟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