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옹 [699706]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4-11 21:27:22
조회수 3,540

오르비 문학 시리즈 3. (볼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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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무(僧舞)




얇은 심(紗) 하이얀 몸통은

고이 뽀개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딸깍대는 소리

엔수생(薄紗) 귓구멍에 박혀오고,


두 귀에 박히는 소음이

정작으로 빡쳐서 딮빡이어라.


빈 독서실(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스탠드 다마 수명 다해 깜빡이는데,


육평날 다가와 똥줄은 저리고

그칠 듯 안그치며 사뿐히 눌러대는  볼펜소리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옆자리 공시생아재 등판에 모두오고,


여드름 패인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굵은 정석(紗) 시커먼 모서리는 고이 세워서 

공시생 아재 뚝배기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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