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명깊게 읽었던 한석원 선생님과 학생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1914641
이글은 어떤 학생이 한석원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직접 써주신 답글 입니다.
우선 그 학생이 한석원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부터 보시고, 한석원선생님의 답글을 보시겠습니다.
선생님~안녕하세요
이제 2월 26일 입시 설명회를보고 글을올려봅니다
개념정리가 아직 안되서 기출문제들을 싹다 정리 할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떻게 수능준비를 해야할까요
선생님 강의 들으면서 기본서 문제집을 바야하나요?
입시설명회에서
중간고사 전까지 기출문제들을 전과목 정리해야한다고 하셨잖아요...
전 그말을 어제 봐서...ㅠ.ㅠ
어떻게 공부해야할까요?...
저는 내신을 버렸습니다... 온니 수능입니다
선택영역까지 같이 공부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나요?
하루 18시간 공부를 하려면...
학교 수업시간은 다 포함되는건가요?
학교수업시간을 제외하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하루에 그렇게 많이 채울수있는방법을 가르쳐주세요...
학교에서 수학수업은
개념정리를 하지않고 EBS문제집으로
문제풀이만 하고있거든요...
ㅠ.ㅠ 도저히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당장 기출문제를 풀려고 하니깐...
개념이 아직 덜잡힌 상태여서요...
또 혼자 공부하는시간에 한석원선생님 인강들으면서...개념정리를 한다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은 어떻게 충당할까요..ㅠ..ㅠ
선생님 ..빨리 답변부탁드려요...
저 잘할자신있구요...
꿈도있습니다...
케플러를 닮아서 참을 자신도 있어요... 저에게 지금 무엇을 해야할지 가르쳐주십쇼...
참고로 3월 12일 모의고사때 34점 맞았어요 ㅠ,ㅠ... 9월달 모의고사를 찬란하게 받으려면
열심히 해야겠죠... 근데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세요...
선생님믿고 따라가려 합니다... 도와주세요..선생님...
-----------------------------------------------
가슴속 영웅을 그리며..
정말로 해낼 수 있나요?
자신의 가슴에 대고 물어보세요. 정말로 해낼 수 있나요?
그렇다면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그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가슴에 자신의 비참함을 가벼이 여기거나 애써 변호할 마음이 한 치라도 남아 있다면 머릿속의 기원은 몽상이 되고 맙니다.
밀레 아시죠. 제가 어려서부터 제일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귀부인의 잘 빠진 몸매 보다 일하는 육신의 아름다움을 그린 화가입니다. 웅장한 성당 보다 노동하는 인간을 품은 들판을 사랑한 화가입니다. 가진 자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야 먹고살 수 있던 그 시대에 세상에서 최초로 못가진자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굶어 죽는 게 운명이라 정해진 일을 왜 시작하고 또 죽을 때까지 왜 그렇게 살다 갔을까요? 고흐가 사랑한 밀레는 그렇게 갔습니다.
고 전재규 대원을 아십니까? 남극의 세종기지, 그 차디찬 얼음바다에 죽는 줄 알면서 뛰어든 젊은 과학자. 출세를 하려면 지도교수에 충성하고, 지도교수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가로채도 모른 척해야하는 시대에 태어나, 동료를 구하려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과학자. 이 나라의 영웅 고 전재규 대원을 저는 사랑합니다. 갈릴레이가 법정에서 양심을 팔아 목숨을 구걸 할 때 화형대에 선 과학자들, 저는 이들이 과학을 지킨 영웅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가슴처럼 당신의 가슴에도 순결한 불덩이가, 어떤 시련이 와도 식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타오르고 있습니까? 만일 공부가 한 순간의 결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면 누군들 성취하지 못했겠습니까? 누군들 결심해보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은 결심이 아닙니다. 결심은 쉽습니다. 모든 것을 거는 것! 어려운 것은 청춘의 모든 시간에 거쳐 정신과 육체의 모든 것을 거는 것! 그것을 케플러의 삶이 웅변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공부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미 잘하는 친구들은 다르지만 그렇지 못한 자가 공부를 하려면 저 위인들이 가졌던 가슴속 순결한 불덩어리가 있어야 합니다. 가슴속을 뒤져보십시오. 불씨라도 있어야 합니다. 장차 가슴을 태울 불씨가! 그게 있거들랑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나 강의를 다 던져버리십시오. 소문난 강의나 책은 지금 처지에선 달디 단 막대사탕에 불과 합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아침이슬처럼 순간만 달콤하고 아름다울 뿐입니다. 심지어 제가 했던 강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쓰디쓴 인내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교과서와 기출문제집. 딱 두 권입니다. 교과서 읽고 예제랑 유제 풀고 기출문제 풀고, 그러면 기출문제집의 문제들이 어렵고 이해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참고 읽고 또 읽고, 묻고 또 묻고, 풀고 또 풀고, 또 묻고 또 묻고를 반복합니다. 수학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좋고 선생님께 물어봐도 좋고. 그런 사람 없으면 만드십시오. 그런 친구가 평생의 친구가 되고, 그런 선생님이 평생의 은사가 됩니다. 그렇게 어렵게 한 단원이 끝납니다. 두 번째 단원 시작할 때 첫 단원부터 다시 두 번째 단원 까지 그렇게 반복합니다. 세 번째 단원을 시작할 때 첫 번째 단원부터 또 그렇게 반복합니다. 네 번째 단원을 시작할 때도 그렇게 반복합니다. 다섯 번째 단원을 시작할 때 비로소 두 번째 단원부터 시작합니다. 첫 단원은 이제 모르는 게 없으므로, 아니 모든 문제들이 머릿속에 뚜렷하므로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으므로.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전 과목 전 단원을 이렇게 완성합니다.
학교 수업시간도, 쉬는 시간도, 점심시간도, 등하교 길의 시간도 모두 여기에 쏟아 붙습니다. 선생님이 뭐라 하시면 조용히 찾아가서 말씀드립니다. 몇 대 맞아도 됩니다. 간절히 진심으로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선생님은 용서하십니다. 용서하신 선생님께는 매일 질문합니다. 처음이 어렵지 나중엔 선생님이 오히려 반기십니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 대부분 가슴속엔 많이 식어버렸지만 그래도 당신이 오길 기다리는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언제나 오늘을 반성합니다. 모든 시간을 계산하고 깨어있는 모든 시간이 내 의식 속에 있고, 나의 꿈과 함께 했는지. 단 한 시간도 쓰레기통에 버려진 내가 없었는지. 내 꿈이 그렇게 버려지지는 않았는지. 앞으로 몇 달 그렇게 보내면 길이 보입니다. 꿈도 꾸지 못했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그때 필요하면 EBS 문제집도 풀고, 강의도 듣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시간은 많습니다. 너무도 많습니다. 조급해하는 자는 자신을 못 믿어서 그렇습니다. 자신을 못 믿는 자는 애초 이룰 수 없는 자입니다. 그렇게 대부분 쓰러져 갔습니다. 그렇게 대부분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영웅들의 가슴을 가진 자는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 한석원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훈t 인강을 내년부터는 못듣는다고 생각하니 들어보고싶네요 어떤가요???
-
시험시간은 100분인데 왜 14:00~18:00라고 되어있는건지 알려주실분...이게뭐야...
-
널 만날때부터 널 되게 유심히 여겼어. . . 되게 멋있고 처음부터 너랑 연인관계로...
-
논술을 보면 해설지에 올라와있는 풀이 이외의 풀이를 적으면 감점을 당하나요? 예를...
-
이창무 심특 0
제가 김범준이나 현우진을 실던개년둘중 하나를 듣고 이창무 쌤걸 들을려고 하는데 그냥...
-
무물 0
네
-
진학사 0
진학사 표본보고있었는데 국어1 수학3 영어3인데 과탐6,6 이신분계시네요. 진짜 아쉬우실듯..
-
올해 초에 의대 증원으로 입결 내려간다 이러더니 지금 진학사 보면 영향이 있는게...
-
생각을 끊기 힘듬
-
트라우마 on 0
Off
-
물리 vs 지구 12
내년 탐구과목 골라주세요 물리: 쌩노베 옛날에 영재고 잠깐 준비하면서 한번...
-
잘짜여진 콘솔 게임같은건 정서발달 도움되는것같음 책같은거 읽거나 다른 더 좋은...
-
김민석 ㅋㅋ
-
그냥 성별갈등 떠나서 여대다니면 학점 따기 힘들다는 말도 많던데 부모님은 홀로...
-
짭요아정 머금 6
맛이똑같네요 가격도 얘가 더쌈 합격.
-
국어가 88점이 떠서 이 성적이 나오면 (화학 43점임 수정하는 거 깜빡) 서강대...
-
전철 타고 1시간 이내면 당장 출발할 의향 있음 추천좀요
-
걍 살찐건데..
-
논술 궁금한거 물어보십쇼 학교에물어봐야되는 행정적인거 빼고 다 받아드림
-
수험생 아들이 이번 정시에 가군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학부에서...
-
ㄹㅇ로
-
주변인들한테 수능 본다 논술 본다 얘기를 안 했고 논술 공부 중인데 힘드네요. 위로...
-
어차피 다음주부터 몇시간씩 굴러야되는데
-
나도나도 무물보 2
답변은 씻고 와서
-
악몽꿨다 0
메가 모의지원 싹 다 위험으로 떨어지는 악몽꿈…ㅋㅋㅋ
-
재미 또한 중요하기에
-
서점에 미적분1 문제집이
-
???: 저 가채점 때 xx점이었는데 백분위 95로 2 뜸... 분명 메가 채점에선...
-
국영수가 먼저다!
-
30퍼라는데 전체 4문항에서 1문항 못풀면 광탈일까여 확통 거의하나도몰라서ㅜ.ㅜ
-
현역이라 잘 모르겠어서ㅠㅜ 정시 이러면 대학 어디정도 갈 수 있나용 그리고 과탐...
-
올해 근의 공식도 모르고 과탐 아무것도 모르는 노베인데 1년만에 32231 떴다는 떡밥 돌았음?
-
ㅇㅇ?
-
보통 선택틀 공통틀 차이아래컷이랑 위컷중 뭘 말하는거임? 미적 1컷 88이라는건 올...
-
누가 더 백분위 높을것같으신가요?투표좀 부탁드립니다
-
ㅈㄱㄴ 나루토 한권 읽고오겠음
-
점메추 7
ㄱㄱ
-
88인게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음
-
집앞벤치 입갤
-
86~89 중에서
-
엽떡 기다리며 무물하기 17
-
사문 39점인데 사문 2가 떠야 최저를 맞추는데 다들 어떡하셨을 건가요? 일단...
-
할일도없고
-
84가 될 확률이랑 92가 될 확률이 비슷해보임
-
고3 담임 쌤이 상담 때 말해줌
-
마음껏 해주세요 수위제한X
-
근데 다들 저 모르실듯
-
배신한 아내에 재산 빼앗긴 '퐁퐁남'…근조화환 뜬 네이버 결국 3
여성혐오 표현으로 논란을 불렀던 아마추어 웹툰 ‘이세계 퐁퐁남’이 네이버웹툰...
와 졸라멋있다..
스.. 스크랩해놔야지
와 갓석원쌤... ㅈㄴ멋지다
와 ㅅㅌㅊ
뭔가 고통은 심할텐데실력은 제대로오를거같음
빡t갓..
이거랑 재수생한테보내는 편지가 감동
그건 뭐에요 ? 본적없음...
요거랑 빡티 본인수기밖에못봤는데
티치미 옛날 블로그에 있는데 찾기 어려우실거에요 08년도에 쓰신거라서
찾음 감사 !
알려주세요!!
댓글 주인분이 글올렸어요 확인 ~
http://orbi.kr/00011917759
음성지원 되버렸다..
교과서와 기출문제집 단 2권.
.
사진 개웃ㅋㅋㅋㅋ
와 역시 갓석원..재화보여줘야징
오 밀레 수업중에도 언급하셧는데 당근도 좋아하시고
한석원쌤 문장력보소..
역시 철학 부전공...
내가 자본주의적으로 강의 안듣는 유일한쌤 ㅎㅎ
스크랩 해가요 (삭제하지 말아주세요ㅠ)
와.. 진짜 갓이다.. 배우신분이라는게 막 느껴진다...
문과와 이과에 모두 해박하신 분. 감탄하고 갑니다.
석원뽕을 맞고 저는 이만 뉴런을 들으러...
당신은 곧 알텍을 듣게됩니다.
사실 작년 빡선생 풀커리고 올해도 미적은 알텍들음 ㅋㅋㅋㅋ
빡빡의 길을 따라집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