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06-21 02:22:31
조회수 2,952

[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스물세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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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은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 힘은, 때에 따라 그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하곤 합니다.


내면 깊숙이 끓어오르는 이 힘을 동력으로 삼아, 행동의 명분을 찾고 결과를 정당화 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 아닐런지요.


주변을 잘 둘러봅시다.


누군가를 점령하는 것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 그렇지 못할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누르려고 하는 사람들의 끝은 어떠한가요.


복수를 성공한 것으로부터 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에 행복해하던가요.


박찬욱 감독의 이른바 '복수 3부작'은 이러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영화들이 진행됩니다.


저는 이 영화들에서 꽤 의미있는 장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올드보이의 오대수도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씨도, 복수에는 성공했지만 끝내 괴물과 악마로 변해버린 스스로를 만나게 되는 장면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우리는 꽤 오랜 시간을 이곳에 있었고, 입시가 만들어내는 관성적 힘에 굴복해 2017년의 여름을 맞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직접 대면하는 입시는, 그 속에 앞서 말한 카니발리즘적 성향을, 나를 악마로 만들어버리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활용하면 득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되지요.


이유를 알 수 없는, 무목적성에 젖은 공부에 끌려가지마시고 주체적으로 지금의 고삐를 잡아 당기세요.


주변의 시선들이 아닌 나만 보고 묵묵히 걸어주세요.


주변을 향한 시선들은 예민한 감정을 건드려 공격본능을 자극하고, 결국 또 다시 스스로를 복수의 화신으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싫어지는 나날들입니다.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임합시다.


이 시간들은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시간이지, 스스로를 괴물로 전락하게 만드는 시간이 아닙니다.


늘 말하듯, 대학이라는 곳은 스스로를 악마로 만들어서 갈 만큼 대단한 곳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건투를 빕니다.


젊음과 용기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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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딱풀소녀 · 687381 · 17/06/21 02:24 · MS 2016

    샘은 몇시에 취침하시나여

  • 심찬우 · 677168 · 17/06/21 02:25 · MS 2016

    자고 싶을 때 잡니다

  • 책도둑은도둑도아니라던데 · 739620 · 17/06/21 02:25 · MS 2017

    하나같이 주옥같아 ㅠㅠㅠ

  • 심찬우 · 677168 · 17/06/21 02:26 · MS 2016

    (꾸벅)

  • 차영진와이프 · 746684 · 17/06/21 02:36 · MS 2017

    ♥찬.우.좋.아♥

  • Chrominum · 487666 · 17/06/21 02:51 · MS 2014

    동감이 되네요. 작년 현역 때 자신을 극도로 비하해가면서 생활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언제나 행복하게, 그리고 묵묵히.

  • 검사 문돌ㅇ · 745720 · 17/06/21 02:52 · MS 2017

    주변 시선들 정말 너무힘드네요ㅠㅠ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닉네임정하다재수 · 729924 · 17/06/21 03:16 · MS 2017

    흔들릴때 딱 이런글을 올려주셨네요..감사합니다

  • 우진언니 · 740992 · 17/06/21 06:52 · MS 2017

    감사합니다.

  • 설문인류 · 746513 · 17/06/21 07:50 · MS 2017

    항상 힘들때 마다 생각 해볼법한 것들에 대해서 얘기 해주시네요 복수심에 타오른 공부도 물론 성적 상승에 도움이 될 수있을있을지 모르겟지만 궁극적으로 자기 이해에 대해 무뎌지게되고 악감정으로 시작한 공부가 실패라도 한다면 리스크가 너무크다고봅니다
    저도 수험생의 입장으로써 지금 힘든 시기인지라 ㅎ스트레스도 많이받는데 그럴때마다 저에게 되묻습니다 '내가 나를 정말 사랑해서 하는 공부인데 이렇게 힘들어 할 필요가있을까?' 라구요
    찬우샘 저는 선생님의 수강생이 아니지만 이런 글들에 정말 많은 힘을 얻고갑니다 혹시 나중에 인연이 된다면 인간 심찬우 쌤이였습니다. 써놓고 보니 어눌한부분이 되게 많네요 언넝 많이 배워서 제 생각을 찬우쌤처럼 깔끔히 전달하고싶습니다. 올해도 화이팅하시니ㅣ요!!

  • 9999999999 · 745808 · 17/06/21 09:20 · MS 2017

    쌤 폰 못쓰지않나요?

  • 심찬우 · 677168 · 17/06/21 11:31 · MS 2016

    출퇴근임

  • idjajhehsmhwhwu · 747185 · 17/06/21 09:56 · MS 2017

    진짜 공감가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Awy1736d373d · 471994 · 17/06/21 15:40 · MS 2013

    쌤 그런데 죄송해요 이런 질문 드려서요..
    제가 좀 헷갈린것 같아서요.
    영화 올드보이에서 복수를 하고자 하는것은 유지태 아닌가요? 그리고 비극적 결말도 유지태에게 일어난 것 같아서요

  • 심찬우 · 677168 · 17/06/21 15:49 · MS 2016

    최민식과 유지태 모두
    복수심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두 명 모두 종전에는
    복수는 끝났지만 괴물이 되어버린
    자신들을 만나게 되면서

    유지태는 자살을, 최민식은
    끝없이 고통받는 삶을(나중엔 기억을 지우지만) 택하게 되죠.

    최민식과 유지태가 처음 대면하는
    장면에서 둘의 대화를 잘 들어보세요.

  • 종단속도 · 610072 · 17/06/21 16:14 · MS 2015

    유지태의 죽음은 최민식이 직접 죽인게 아니라 유지태 본인이 스스로 죽음으로써 최민식이 직접 유지태를 죽일 기회를 없애 버렸다는 측면에서는 유지태만이 직접적인 복수에 성공했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둘 모두 복수를 목표로 하다가 끝내 고통을 맞이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므로, 누군가에 대한 원망과 증오로 인한 보복은 결국 복수의 주체든 대상이든 둘 모두에게 고통을 줄수밖에 없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 지렁E · 733007 · 17/06/21 17:00 · MS 2017

    같은 동력에서 나오는 다른 결과에 의한 차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소라 · 742879 · 17/06/21 22:43 · MS 2017

    처음 공부할때 복수심이 원동력이었는데ㅎㅎㅎ 공부 하다보니 점점 변해서(긍정적으로)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부를 이젠 하는것 같아서 좋습니당 좋은글 감사해요
  • 살고싶다 · 660857 · 17/06/21 23:15 · MS 2016

    저는 아직 공감은 안되네용! 악마로 변해버린게 무조건 나쁜건가요!!!?
    악마를 상대하기위해서는 악마가 되야한다 했어요!! ㅠ 더큰악마가되서 악의 대마왕이 될껍니다!!!하하하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