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인 의사의 인생은 포장되어 의료계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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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맞이하여 오랜만에 쉬는 동안 오랜만에 글 좀 써보려고합니다.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을 망친다’라는 말이 있죠.
의료계도 마찬가집니다. 몇몇 예외적인 사람들이 포장되어 의료계를 망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스스로 포장한 것은 아닌게 더 큰 문제죠.
이국종 교수만 해도 마찬가집니다. 이미 이국종 교수는 한계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3088124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381676
본인도 한쪽 눈이 실명할 정도고, 밑에 있는 다른 교수는 일년에 4번 집에 가고. 절대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죠? 그렇다고 교수 월급이 뻔하기도 하고 외상센터가 돈 벌어다주는 곳도 아니기 때문에 이국종 교수가 받는 월급이 일반의가 미용의료3년 정도 경력 쌓고 버는 돈과 차이 없을 겁니다. 차라리 후자가 돈 더 벌 가능성이 높겠죠.
돈돈돈 거리지 말라는데 돈 벌어서 가족 부양해 보는 경험 없으면 쉽게 얘기하지 마세요. 돈 때문에 양심팔아도 안되지만, 돈 더 많이 주는 일이 매력적인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겁니다. 500만원 벌 때보다 1000만원 벌 때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늘어나고, 노후자금 마련해서 노후에 풍족하게 사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외상외과 특성 상 정년 넘기고 하기는 어려울텐데, 경제적 보상이라도 많으면 은퇴 후 여유롭게 살 수 있겠지만 지금 정도 수준의 보상이면 은퇴 후 사학연금 밖에 없으니 생활수준 유지하려면 요양병원 같은 데서라도 일해야 할 겁니다.) 위에 언급한 이국종 교수와 미용 일반의 벌이가 별 차이 없다는 건 냉정하게 말해 자본주의 하에서 둘의 행위에 대한 가치를 비슷하게 본다는 겁니다.
외상외과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거기에 제대로 돈을 쓴다면 적어도 힘든 일을 하는 외상외과 의사 및 의료인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통해 가치를 인정해주거나 (위에 얘기했듯 금전적 보상이 크면 은퇴 후 여유롭게 살 기회가 많아집니다.), 더 많은 인력을 뽑아서 일년에 4번 집에 가는 일은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돈이 많이 들죠? 이국종 교수가 말하듯 외상외과 환자들은 저소득층이 대부분입니다. 사회적 파워가 없으니거기에 재원을 투자하라는 목소리는 작을 수 밖에 없죠. 대신 이국종 교수만 영웅 만들기 하는 겁니다. 그건 돈 안 들거든요.
그런데 이국종 교수처럼 상위 1% 정도의 사명감을 가진 의사1명과 10% 정도의 의사 10명 중 누가 더 많은 환자를 구할까요? 당연히 아무리 1명이 날고 기어도 10명보다 많이 살릴 수없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경제적인 보상 수준은 박하면서, 이국종 교수나 동료 교수처럼 본인의 신체든 가족이든 희생해가면서까지 할 매우 강한 사명감을 요구한다면 99%의 의사들은 거기에 도달할 수 없으니 알아서 포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남은 1%가 자신의 몇배 역량의 일을 하다 지치고 쓰러지겠죠. 그게 지금 이국종 교수가 처한 현실입니다.
그러니 이국종 교수를 보고 ‘보아라 너희 의사들아 돈독 오르지 말고 이국종 교수처럼 살아라’를 외칠수록 이국종 교수 옆을 채워줄 동료는 생기지 않고 이국종 교수 혼자 외롭게 만드는 겁니다. 외상외과 같은 분야는 워낙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의 몇배를 주더라도 저같은 사람은 절대 선택 안 합니다. 하지만 고생에 비해 박한 보상, 그리고 자신의 뭔가를 희생해야 하는 엄청난 사명감 요구에 그 길을 포기한 ‘어정쩡한 사명감을 가진’ 동료들은 많이 봤습니다. 적어도 그 들이 원래 가고자 하던 길을 갔다면 이국종 교수가 외롭게 저 길을 가고 있지않겠죠.
의사에게 사명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돈 때문에 환자에게 해를 주지 말라는 겁니다. (Do no harm.) 그 외에는 사명감과 돈을 결부지을 당위성은 없다는 겁니다. 아무리 사명감 넘치는 의사라도 한들 직원 월급, 수술 기구, 의약품, 병원 임대료 모든 게 다 돈입니다. 이국종 교수가 개업하면 임대료 면제라도 해주는 거 아니잖아요? 슈바이처 박사도 아프리카에서만 있던 게 아니고 모금 받기 위해 수시로 유럽온 것은 아시나요? 의사라고 돈에 초월할 수 없다는 겁니다. 대신 양심을 팔아먹지는 말라는 최소한의 사명감은 가져야 하겠죠. 그리고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인 이상 사명감이 필요한 중요한 일일수록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통해 사회적 자원이 흐르도록 해야죠.
영웅 이국종 대신, ‘수많은 평범한 의사 이국종’을 만들어야 이국종 교수의 길이 홀로 가는 길이 아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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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해볼려구요..
저렇게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머쓱해지네요..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이 나라는 윗대가리들이 문제
그 윗대가리들을 뽑은게 국민입니다. 왕정시대도 아니고 국민주권 시대에 윗대가리 탓만 해봐야 소용 없습니다.
정정합니다
이 나라는 새대가리 국민들이 문제
정몽주니어가 또 이렇게 1승을 거둡니다
글쓰신 분의 댓글 취지에 공감하는 바이지만, 유권자들의 탓만도 아닙니다. 믿고 뽑았더니 뒷통수 치는건 뽑은 사람이 바보라서가 아니고 뒷통수 친놈이 나쁜놈에 사기꾼인 탓이 큽니다.
아무튼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ㅎㅎ
주인 노릇하기란 그만큼 어렵습니다.
만약 10억을 가진 사람이 사기 당해서 돈을 몽땅 날린 다음 사기친 사람 욕을 해봤자 심적 위안을 얻을 수 있을 지언정 사기 당한 돈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죠. 10만원이야 사기 당해도 그냥 넘길 수 있는 액수지만 10억을 가진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사기 당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죠.
국민이 가진 주권이 그만큼 소중하면 국민도 사기 안 당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특정 정당에 공천만 되면 당선되는 게 뻔한 일부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 같은 곳도 정당이 바뀌긴 하지만 후보나 정당이 내세운 공약을 보고 뽑기보다는 그저 정당 선호도 인기 투표에 가깝다는 게 문제입니다. 누구도 전 선거의 공약이 얼마나 달성되었고 의정활동을 충실히 했는지 관심이 없는게 현실입니다. 지금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소속 정당은 알더라도 그 사람이 어떤 공약을 냈고 얼마나 지켰는지 관심 없잖아요?
그나마 먹히는 공약은 지역과 관련된 공약인지라, 의료와 관련된 공약은 해당 지역구에 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 정도이지, 중증외상 시스템 개선 같은 공약은 유권자 누구도 관심을 가지는 공약이 아니다보니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뒷통수 당할 것도 없죠.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는 그 나라의 그 개돼지 그리고 그걸 이용해먹는 정치인들의 콜라보죠
좋은 글이네요. 자본주의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런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보조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어느 나라든 외상외과 같은 분야는 돈이 안되는 분야고 저소득층 환자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선진국이 외상외과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하위층 시민의 목숨값조차 높게 치기 때문이죠. 그럼 우리나라는? 그걸 시민이 요구해야 하는 겁니다. 선진국도 국가가 알아서 들어준 게 아닙니다.
이분말 공감
정작 남에게 호의나 헌신을 강요하는 사람들 중에 본인이 헌신적인 사람이 있기는 할지... 이중성은 노답이죠 정말
으..진짜 자기얘기아니라고 함부로 의사는 돈돈거리지말라는거 어이없음
죄수의 딜레마인가
플루타크 영웅전에 나오는 이야기 같네요.
정부에서 본래 용병들에게 지급되어야할 금액을 주지 않고 대신 헤라클레스를 고용합니다. 헤라클레스가 도적이 된 용병들을 제압하고 영웅화되니, 젊은 이들이 헤라클레스처럼 되려고 애쓰지만, 대부분 헤라클레스처럼 되지 못해 도적이 됩니다. 정부는 다시 헤라클레스를 고용해 이 젊은 도적들을 소탕함으로써 소액만으로 나라의 치안을 유지하게 하려는 정책.
헤라클레스가 받은 금액은, 본래 용병들에게 지급되었어야 할 금액의 아주 일부...
좋은 비유네요.
의사도 결국은 한 사람인데 사명감이라는 이유로 대가없는 희생을 강요하는건 어찌보면 열정페이도 아닌 사명페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결혼하고 가족이 생기면 돈이나 시간이란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죠. 사실 부자란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사람이란 얘기가 있듯이 결국 같은 것이긴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요. ㅎ
네 정신이 없었습니다...ㅜㅜ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 ㅠㅠ
저격의 냄새가 어디선가..
이국종 교수 관련해서 글 쓴 분들은 당연히 좋은 의도로 쓴 글이겠지만 선한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죠.
공감합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필력은 역시나.. 좋아요 누르고 공감하고갑니다
제 꿈과 관련된 이야기라 뭔가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꿈을 응원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그 꿈 주변의 현실까지 알아야 꿈을 선택한 뒤 후회가 없을 겁니다. 아주대학교병원이야 이국종 교수와 외상센터로 인한 홍보효과가 적자를 상쇄해준다고 쳐도, 부족한 지원으로 인력난이 있는 것은 매한가지고 홍보 효과를 못 누리는 다른 외상 센터는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죠. 문제는 대한민국 중증외상 환자가 수원이나 그 근처에서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이국종 교수가 아무리 뛰어난 들 전국 모든 환자를 살릴 수는 없다는거죠.
좋은 글입니다. 슬픈 건 의료계도 알고 정부도 다 아는 사실이라는 점 같아요. 대중들이 알아주고 말씀하신 것처럼 먼저 요구를 해야 하는데.. 개돼지 욕먹는 것에 분개하고 말 것이 아니라 이처럼 비판적 사고를 했으면 좋겠네요. 의사협도 위와 같은 논지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해야겠지요...
http://m.dailypharm.com/News/217756 얘기는 하고 있습니다만 정부든 대중이든 의협을 이익단체로 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든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현안이 산재한 상황에서 저 사안에 의협의 자원을 투자할 여력도 없고요.
의사는 그냥 적당히 노력해서 좀더 많이버는 직업인데
의사들 건드는거 노이해
Usmle jmle 알아보고있습니다..
진짜 열정페이 타령하면서 의사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거 노이해. 사명감 때문에 희생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사명감이 더 요구되니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꼭 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 같은 의료인력의 숙련도도 중요한데 여기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드물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데 세금 쓰는 걸 너무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공적 서비스 영역, 특히 경찰/소방/의료는 정말 재정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분야라 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보여주기를 좋아해서 처음에 건물 짓고 장비 사는데까지는 돈을 주는데 그 뒤로 유지할 돈은 잘 안 줍니다. 그러다보니 의료기관도 건물이나 장비 사는데 돈 쓰고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의료인력에 대한 투자는 부실하죠. 사실 후자가 진정한 본질인데 말입니다.
글 쓴 취지는 공감하고, 비슷한 내용으로 글쓴 적도 있었죠
(의사로는 환자를 살리고 싶지만, 병원 경영자로선 마냥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 취지...)
그렇다고 영웅적인 의사가 의료계를 망친다는건 어불성설이에요
그 영웅적인 의사들이 의료계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아니고요
그 분들도 의료계 투쟁에 잿뿌리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죠
전 오히려 그런 분들에게, 또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해당 병원에게 의료계가 고마워해야한다고 봐요
대부분의 의사들은 현실의 높은 벽에 도전하지 못하지만, 사실 의사라면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죠. 그 분이 그렇게 몸바쳐 일하고 계신다면 의사들 입장에선 고마워 해야한다고 봅니다. 의사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으니깐요
솔직히 말해서, 의협에서 100번 시위하는거보다 이국종 교수님 한 마디가 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국종 교수님도 외상외과의 비참한 현실을 알릴려고 노력하는 분인데, 굳이 이런 글 쓰셨어야 했나 아쉬움이 드네요
이 글은 이국종 교수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이국종 교수가 스스로 포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오해가 있을까봐 본문 글에서도 명시해놨습니다.)
이 글은 이국종 교수를 포장하면서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글입니다.
그래도 예를 잘못드신거 같네요
이국종 교수님이 유명세를 못탔으면 전국적으로 응급분야에 이루어지는 조그마한 지원도 없었을거 같아서요.
그런 지원으로 응급의학과에 대한 인기도 예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정도로 높아졌다 들었습니다
글 내용은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어차피 한국 정부는 최저금액으로 의료시스템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해봤자 그 노력을 누가 알아줄까요?
저는 오히려 강경책으로 보이콧을 함으로써 공기처럼 당연하다 생각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꿔 의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야 한다 생각됩니다.
'2003년부터 월 50만원씩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에게 지원되던 수련보조수당이 올해 1월부로 일방적으로 40만원으로 삭감되었다. 이에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틈만 나면 어떻게든 의사들을 저렴하게 부려먹을 궁리만 한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되네요.
그건 일반론적인 이야기고요
공감합니다만, 이국종 교수님을 포커스로 이런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외상외과와 응급의학과는 겹치는 부분도 많지만 다른 분야입니다.
기본적으로 외상외과는 외과에서 나온 과입니다. 응급의학과는 수술하는 과가 아니고요.
그리고 응급의학과에 대한 지원이 이국종 교수가 없었다면 조그만한 지원도 없었을 거라는 것은 지나친 추측이고요. 소위 정재영 과목도 이국종 교수 같은 유명세를 탄 의사가 없었음에도 정부 정책으로 인기과가 된 예가 있고요. 정부 정책이 단지 한두명의 유명인에 의해 좌우되진 않습니다.
이국종 교수가 없었다고 한 들 응급의학과에 대한 지원은 있었을테고, 이국종 교수가 있다고 한 들 여전히 외상외과는 기피되고 있는 전공입니다.
중증외상센터는 아덴만 작전 이후 이국종 교수가 유명세를 타면서 시행된 정책이죠. 그를 기점으로 응급의학에 대한 지원이 증가 한 것도 사실이고요
전 선생님 존경하지만 이런식으로 이국종 개인을 폄하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 분이 대다수의 평범한 의사를 폄하라도 하셨나요?
오히려 언론에 나와서 외상외과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려 노력하셨죠.
그런 점에서 이런 글은 이해 할 수 없네요
솔직하게 말하면 이국종 교수님이 의협보다 의료계에 하신 일이 더 많아보여요.
그런 내용은 언급한 적도 없고 그렇게 이해 하지 말라고 그렇게 반복해서 얘기했음에도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할말이 없네요. 전 이 글 이국종 교수가 보더라도 문제 없다고 장담합니다.
글 내용엔 찬성하니깐 더 이상 논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라면 환자 뿐만 아니라 의료계를 위해 헌신한 동료의사의 실명을 직접거론 하진 않았을거 같네요
이 글의 어디를 이국종교수를 폄하한다고 읽으신거에요?
글의 어느 곁가지도 이국종 교수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지 않은 거 같은뎅..
영웅화만하고 실제적 지원을 안해주는 상황을 비판한 걸 이국종교수를 폄하한다고 오해하시는건가..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글이네요. 특히 이국종 교수라는 영웅을 만들기위해 나머지 다른 의사들이나 다른 전공과는 돈만 아는 의새, 돈벌레로 폄하하며 그를 치켜세우는 것도 문제가 많죠
갓서울대생
정말좋은글이네요
혹시 유럽쪽으로 의대유학가는건 어찌생각하시나요?
혹시 이 글을 오해하는 분이 더 계실까봐 댓글로 추가해 봅니다.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으로 명예 훈장(Medal of Honor)이 있습니다. 이 훈장은 자신의 임무를 뛰어넘어, 생명을 기꺼이 내던지면서 용맹을 보여준 군인에게 수여해줍니다. 군인에 대한 대접이 좋은 미국답게, 수훈자에게는 어마어마한 대우가 주어집니다. 문제는 이 훈장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죽어서나 받거나 죽지 않더라도 심각한 장애가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었기 때문이죠.
데스몬드 도스는 명예 훈장 수훈자 중 굉장히 예외적인 사람입니다. 총 한번 안 들고 명예 훈장을 받은 군인이죠. (이 사람을 다룬 영화 핵소 고지가 올해 초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종교적인 신념으로 총을 들 수는 없지만, 미국 국민으로서 전쟁에 참여하기 원했던 그는 여러 논란 끝에 의무병으로 참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동료들은 굉장히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 겁니다. 전쟁터에서 총 안 들고 군인으로 싸울 수 있다니.
하지만 도스는 군인으로서 의무를 다른 누구보다도 훌륭히 수행합니다. 무려 2만명의 미군이 전사한 오키나와 전투에서, 수 많은 동료들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마에다 고지에서 도스는 죽을 각오를 하고 적진 한복판에서 쓰러진 동료들을 하나하나 옮깁니다. 정확한 수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는 일본군의 공격에 의해 부상을 입으면서도 약 75명의 동료를 사지로부터 구해냅니다. 그러한 공로로 그는 총을 들지 않았지만 명예 훈장을 받습니다.
이국종 교수도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던 볼모지였던 국내 외상외과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에 일부 의사들은 그를 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몇년 언론에 탄 뒤 그 명성을 바탕으로 다른 일을 할 거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많은 의사들이 언론을 통해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다른 일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오해 속에서, 이국종 교수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10년 넘게 수행해왔습니다. 이제 다른 의사 누구도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명예나 돈을 노리고 한 거라면 다른 편한 길이 얼마나 있는지 뻔히 알기 때문입니다. 마치 오키나와 전투 이후 도스를 보는 눈빛이 달라진 동료들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보았을 때 나타납니다. 데스몬드 도스가 75명을 구했다고 한 들, 오키나와 전투에서 죽은 다른 20,000명의 생명에 비해서 한숨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도스가 뛰어다녔다고 한 들 전사자의 1%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 미국 수뇌부들은 이 상황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오키나와 전투의 피해를 바탕으로 일본 본토 상륙 시 미국이 감당해야 할 피해를 전사자 50만명으로 예상하였고, 이는 아무리 미국이라 한 들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분석을 바탕으로 결국 미국은 상륙 대신 다른 선택을 감행합니다. 물론 그것은 또다른 비극이긴 했지만, 적어도 수십만명의 미군을 살린 선택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한해 중증 외상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약 30,000명이고 이 중 30%가 넘는 10,000명은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진국은 이러한 비율이 10% 정도이므로, 적어도 선진국 수준으로 중증 외상 의료가 발전하면 한해 7,000명 정도를 더 살릴 수 있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 들, 700명을 넘기는 것은 힘들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키나와 전투 결과를 보고 다른 선택을 한 미국과 달리, 그저 겉으로 보이는 영웅에 훈장 뿌리기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데스몬드 도스의 예외적인 용감함을 칭찬하고 다른 군인에게 그렇게 하라고 외쳐댈 뿐, 그가 수십명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작전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겁니다.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도스 같은 명예 훈장 수여자는 몇명 늘어나겠지만 그들조차 구하지 못한 수만, 수십만명의 목숨은 허무하게 사라질 겁니다. 우리는 지금 이국종 교수가 의료 시스템을 이렇게 방치하면 안된다고 외치고 있음에도, 훈장 하나 쥐어주고 관심도 안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지적 잘봤습니다
진짜 잘 생각해봐야할 문제네요..
와..
"영웅 이국종 대신, ‘수많은 평범한 의사 이국종’을 만들어야"
이것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입니다.
왜냐 수가가 안정되든, 외상외과에 돈을 엄청 투자하든지
간에 이국종 교수의 사명감은 상당히 특별한 사례 아닐까 싶습니다. 수가가 안정되었다 하더라도 평범한 의사들에게 까지 이국종교수 정도의 사명감을 요구하면 쉽게 번아웃에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상외과 특성 상 어느 정도 이상의 사명감은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은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을 요구하니 아무도 쉽게 선택 못하는거죠. 이국종 교수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사명감 있는 의사들이 외상외과를 선택할수록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료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어젠가... 오르비에서 어떤 사람이 이국종 들이밀면서 이런사람만 의사해야됨 하는글 본듯하네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분을 찾았네요. 저는 외상외과 의사를 꿈꾸고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고된일을 자처하는듯한 생각도 드네요 주변의견을 들어보면 반대하는사람이 많은데.. 자본의 논리속에서 외상외과가 찾을 수 있는 해답이 있을까요?..
적어도 7년 뒤 전공을 선택할테니, 그 때 해답을 찾아도 늦지 않을 거라 봅니다.
외상외과는 수술비가 많이 들어서 과도한 치료시에 의사에게 비용을 부담시켜서 이국종 교수는 적자가 8억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문재인 케어 떄문에 수가가 100%가 안되는 과도 있음. 우리나라는 의사에게만 너무 과도한 압박을 주는 거 같음.
진짜 의사 사명감 중요하긴 한데 돈도 엄청중요하죠...먹고사는게 문제인데
의사는 돈만번다니 이런글보면 안타깝더라구요
의알못이지만 외상외과가 제일 중요할 것 같은 데 정부는 여기다 돈 안쓰고 어따 돈을 박는거냐?
이런 글들이 주기적으로 많이 올라와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나마바뀌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