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팬더 [636771] · MS 2015 · 쪽지

2017-11-25 22:01:47
조회수 5,171

드루와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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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인제 오나. 앉아라.
그래 잘 봤나?
잘 했다.  거 이상한 말 하지 마라. 조용히 몬 하나. 지금 결과가 중요하나.
내 다 봤다 맞제?  니 일년동안  억수로 공부 마이 하고
공부 쪼매라도 더 하긋다고, 하고싶은거 하나 몬하고, 듣고싶은거 하나 몬듣고, 보고시픈거 하나 몬보고, 묵고 싶은거하나 몬먹고, 그래 공부한거 아이가.
내 모를 것 같나. 다 안다.
그기 중요한기가
아따 짜슥이 씅을 와 내노, 내가  아는기 뭐가 있다고?
다 안다, 내도 재수 해 봤다 아이가.
이제 쫌 알긋나.
니가 어디서 공부했고, 누구 선생님 수업듣고, 어떻게 공부했고, 이런거랑 상관 없다이가
마 수고마이~ 해따. 그 을매나 힘들었을끼고.
하루에 다섯 번씩 막~ 눈물날라카고 그랬을 낀데, 그 다 참고 끝까지 해서 이까지 온거 아이가.
이제 웃고시픈만큼 웃어도 되고,
울고시픈만큼 울어도 된다.
머 부끄럽다고? 머 우리끼리 부끄러운게 있나 ?
니 나이 많아야 2X살인데, 이 수능 이만큼 견뎌냈으모 그 잘한기다. 어른들이 그 아무것도 아니라고 막 카는데, 그건 그 양반들 사정이고,  
니는 충분히 힘들었을끼고, 이겨내 여까지 온기 그 을마나 대단한기고.
달리고 달려도, 빛도 끝도 안 보이는 터널에서 1년동안 마라톤 뛴 소감은 어떻노. 인자 이 터널 다아 지나서 왔는데, 우째 뛰고나니까는,  
생각보다는 밝지 않나.
아 짜슥아 결과고 나발이고, 수능날 나올 때 하늘 한 번 안 올려다봤나.
안이뻤나. 그 땐 눈 비 하나 없었다 아이가.
그래, 울고시픈만큼 울어라. 휴지 주까?
잘 했으모 잘 한기고, 몬 해도 개안타.
과정이 어땠든, 결과가 어땠든 잘 달려왔고, 잘 싸워왔다.
아따 새끼 거 수능 하나로,
니 지난 1년을 한순간에 재단해버리고, 포장해버리고, 매도해버리고
그라지 마라
이래 니 쌔빠지게 공부하고 고생한 거 아는 사람 적어도 여기 하나 있다이가
남들이 아무리 별거 아니라캐도 니가 힘들었고 니가 아팠고, 그거 다 이겨낸 니가 뿌듯하면, 그럼 힘들었던 거고, 아팠던 거고, 뿌듯했던 거다.
낼 인나믄, 읽고싶던 책도 읽고, 가고싶었던 데도 함 가보고, 니 배우고 싶은 거 많다매. 것도 함 찾아보고 그래라. 일단은 다 내려놓고 맘 편히. 알긋나. 머 낼 바로 원서쓰나? 아니제.
막잔 털구 일나자. 쿨하게.
아 더묵자고? 그래, 하모 쐬주 하나 더 시키자.
여기 이모요-


수험생 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2FNAOTLuY

*미성년자의 주류 구입과 음주는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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