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행렬진위문제 몇 개를 풀어보았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509454
풀이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것들은, 글의 맨 아래에 부록으로 여러가지 정리들과 그 증명들을 소개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윗첨자로 [App.3] 이 붙은 부분은 부록(Appendix)의 명제번호 3을 참고하라는 뜻입니다.
> No commentary is needed.
> A가 A2 = O 를 만족하고 동시에 A = B3 을 만족하는 B가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B6 = O 이 성립해야 하고, 이는 B2 = O 임을 뜻한다.[App.3] 따라서 A = O 이어야 하는데, A2 = O 이면서 A ≠ O 인 예가 존재하므로, 거짓.
> BX = BEX = B(AB+BA)X = BABX + B2AX = O.
> 이것은 A와 B가 행렬이 아니라 수여도 성립하지 않는 명제이다. A = E, B = -E 를 생각해보자!
> 주어진 식이 성립할 필요충분조건은, 이항에 의해
이고, 이는 A(A+B+C) = (A+B+C)A 가 성립하는 것과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리고 이는 가정에 의해 보장된다.
> 이것은 A와 B가 행렬이 아니라 수여도 성립하지 않는 명제이다. n = 2 일 때 A = E, B = -E 를 생각해보자!
> A = -B 이고, 따라서 B2 = -E 이다. 그럼 이때 B - E 의 역행렬이 존재할 것인가?
우선 B가 단위행렬의 상수배 B = kE 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k2 = - 1 이므로 모순이다. 따라서 B는 단위행렬의 상수배가 아니다. 그러면 케일리-헤밀턴 정리의 부분적 역[App.5]과 역행렬의 존재조건[App.6]으로부터, B - kE 가 역행렬을 가질 필요충분조건은 k2 + 1 = 0 이 된다. 그러나 이 식은 실근을 갖지 않으므로, B - kE 는 항상 역행렬을 갖고, 따라서 참이다.
> 이것은 A와 B가 행렬이 아니라 수여도 성립하지 않는 명제이다. A = B = 2E 를 생각해보자!
하지만 AB = A + B 이면 A2 - B2 = B(A - B)A 는 성립한다. 주어진 가정으로부터 (A - E)(B - E) = E 가 성립하므로, A-E 와 B-E 는 서로 역행렬 관계이다.[*] 따라서 (B-E)(A-E) = E 이고, 이는 AB = BA 임을 뜻한다. 따라서
이다.
[*] 이는 역행렬의 정의에서 따라나오는 내용이 아니다. 전혀 자명하지 않은 내용으로, 직접 증명을 해야 한다. 2차 정사각행렬의 경우 노가다를 뛰어서 증명할 수 있다. 사실 선형대수라는 과목에서 일반적인 경우에 증명을 하지만, 이 역시도 생각보다 깔끔하지는 않다. 더 깔끔한 증명은 행렬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 말이 필요없다. 너무나도 유명한 다음 반례를 참조하자.
그러면 A2 = -E 이고 추가적으로 B2 = E 이므로 A2B = BA2 이지만, AB = -BA 이다.
> 이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한다는 것은 인류의 일반 지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도전이다.
> B = E - A 이므로,
이 성립한다. 따라서 양 변에 A + E 를 곱하면 A3 = -E 임을 얻는다. 그런데 조건이 A와 B에 대칭적이므로, 정확히 같은 방법에 의해 B3 = -E 임을 얻는다. 따라서
A100 + B100 + E
= A(A3)33 + B(B3)33 + E
= -(A + B) + E
= O
이다.
> A+E 와 A-E 의 역행렬이 모두 존재하지 않으므로, O = (A+E)(A-E) = A2 - E 이다.[App.7]
> 이것은 A가 행렬이 아니라 수여도 성립하지 않는 명제이다. A = E 를 생각해보자!
> 풀이는 원본글의 댓글 참조.
> 이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한다는 것은 인류의 일반 지성에 또 한 번 반하는 것이다.
> 다음의 조잡한 반례를 참고하자.
그러면 A2 = O, AB = A, BA = O 이기 때문에 주어진 가정을 만족하지만 결론이 거짓이 된다. 참고로 본인이 이 반례를 떠올린 논리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왠지 반례가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반례를 만들어보자.
(2) 어? A와 B가 역행렬을 가지면 결론이 유도되는군! 그럼 A, B는 역행렬이 없게 하는 게 좋겠다.
(3) A2B2 = (AB)2 를 성립하게 잡아야 하니까, 양쪽 다 O이 되게 맞추는 게 잡기 편하겠군!
(4) A2B2 가 O이 되게 하려면 대충 A2 가 O이 되어도 충분하겠군! (그리고 제곱해서 O이 되는 대표적인 영인자가 바로 위의 행렬임)
(5) B를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 되도록 성분이 단순한 걸로 시도해보자!
(6) 두세 번의 trial and error.
(7) 오오미 반례 발견 감사 굽신굽신
부록(Appendix) - 행렬과 다항식의 관계
이곳에서는 위 풀이에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몇 가지 정리들을 모아봤습니다. 단, 여기 등장하는 모든 내용들은 다 성분이 실수인 2차 정사각행렬에 대한 내용으로 한정했습니다.
을 만족한다.
> 원래 fancy하고 elegant하고 general한 증명이 있지만, 그냥 무식하게 대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 정리가 성립한다는 것은 사실 무식하게 대입해보면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항등식을 발견했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정리는 일반적인 n차 행렬에 대한 정리로 확장됩니다. 그리고 행렬의 성질을 알라주는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정리이지요.
> 행렬 B를
라고 두자. (B를 A의 수반행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케일리-헤밀턴 정리로부터
가 성립한다. 따라서 ad-bc ≠ 0 이면 양 변을 ad-bc 로 나눌 수 있으므로, A의 역행렬이 존재하고
이다. 이제 ad-bc = 0 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AB = BA = O 이다. 이때 만악 A의 역행렬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 식에 A의 역행렬을 곱하여 B = O 임을 얻는다. 그런데 B = O 를 성분별로 비교해보면 결국 A = O 이 되므로, 모순이다! 따라서 A의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는다. ////
위 정리를 이용하면 다음 정리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 n = 1, 2 이면 자명하므로, n > 2 라고 가정하자. 만약 A가 역행렬을 가진다면, 준식에 A의 역행렬을 n번 곱하여 E = O 라는 모순을 얻으므로, A는 역행렬을 갖지 않는다. 그러면 정리 (2)와 케일리-헤밀턴 정리로부터
꼴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를 준식에 계속 대입하면
이다. 따라서 k = 0 이거나 A = O 이고, 어떤 경우에도 식 A2 = kA 로부터 원하는 결론을 얻어낸다. ////
사실 위 정리는 다음 정리의 특별한 경우입니다.
(1) A가 단위행렬의 상수배이면, 즉 A = kE 꼴이면 m(x) = x - k.
(2) A가 단위행렬의 상수배가 아니면 m(x) = x2 - (a+d)x + (ad-bc)
그러면 어떤 다항식 p(x)에 대하여 p(A) = O 일 필요충분조건은, p(x)가 m(x)로 나눠떨어지는 것이다.
> 케일리-헤밀턴 정리와 정의로부터, 항상 m(A) = O 임을 알고 있다. 따라서 반대방향은 당연하게 따라나온다. 그러므로 정방향을 증명하기 위해서 p(A) = O 이라고 가정하자.
우선 A가 단위행렬의 상수배라면 p(A) = p(kE) = O 이므로, 이는 곧 p(k) = 0 과 동일하다. 따라서 다항식의 나머지 정리로부터 p(x)는 m(x) = x - k 로 나눠떨어진다.
이제 A가 단위행렬의 상수배가 아니라고 가정하자. p(x)를 m(x)로 나눈 몫과 나머지를 각각 q(x), r(x)라고 두자. 물론, r(x)는 0 혹은 1차 이하의 다항식이다. 그러면 m(A) = O 에 의해
가 성립한다. 그런데 만약 r(x)가 0이 아니라면, r(x)는 상수함수이거나 일차함수가 된다. 그러나 r(x)가 0이 아닌 상수함수라면 r(A) = O 에 모순이고, r(x)가 일차식이라면 A가 단위행렬이 아니라는 것이 모순이다. 따라서 r(x) = 0 이고, 이는 p(x) = q(x)m(x) 임을, 즉 p(x)가 m(x)로 나눠떨어짐을 뜻한다. 따라서 증명되었다. ////
즉, 위 정리는 '단위행렬이라는 특수한 경우를 빼면' 사실상 A가 만족하는 2차식은 케일리-헤밀턴 공식밖에 없다는 것을 뜻하며, 다른 모든 다항식도 이 공식의 짝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실의 극단적인 예로는 다음 정리가 있습니다.
을 만족한다고 하자. 그러면 r = a+d 이고 s = ad-bc 이다.
> p(x) = x2 - px + q 로 두자. 그러면 A가 단위행렬이 아니므로, 정리 (4)로부터, p(x)는 m(x) = x2 - (a+d)x + (ad-bc) 로 나눠떨어져야 한다. 따라서 p(x) = m(x) 이고, 원하는 바가 증명된다.
따라서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케일리-헤밀턴 공식은 단순한 식이 아니라 주어진 행렬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아주 중요한 공식입니다.
수학자들은 이 방정식이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특별이 이 식에 특성방정식characteristic equation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특별히 이 공식에 등장하는 다항식을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특성다항식이 주어진 행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지 다음 두 정리를 통해 확인해봅시다.
그러면 A - kE 가 역행렬을 갖지 않을 필요충분조건은 φ(k) = 0 인 것이다.
> 정리 (2)로부터, A - kE 가 역행렬을 갖지 않을 필요충분조건은 (a - k)(d - k) - bc = 0 인 것이다. 이제 이 식의 좌변이 φ(k)라는 사실로부터 원하는 결론이 따라나온다.
즉, 주어진 행렬의 특성다항식은 정리 (2)에 등장하는 양인 ad - bc 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깊이 소개하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위 정리의 특별한 케이스로 다음 정리가 따라나옵니다.
이고, 따라서
이다.
> 정리 (6)으로부터, p와 q는 특성다항식 φ(x) = x2 - (a+d)x + (ad-bc) 의 서로 다른 근이 되므로, 원하는 등식이 성립한다. 따라서 케일리-헤밀턴 정리로부터 두 번째 결과도 따라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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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셧습니다^^
너무도 수고로운 풀이 감사드립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 대부분 있네요.
몇가지 추가하고 싶은점이 있어 추가합니다.
1. AB=BA일 조건: A=aB+bE꼴로 표현되거나 B=aA+bE꼴로 표현되는 경우 (단 a,b는 실수)
(이 사실은 서로 동치관계에 있습니다)
역행렬이나 거듭제곱 같은 경우도 사실 A=aB+bE로 표현되는 경우에 속하므로
마음껏 교환법칙을 적용시켜도 무관하겠습니다.
이 글 8번문제의 경우는 이 사실을 활용하는 방법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문제를 옮기다가 뭔가 잘못 옮긴것 같네요..ㅡㅡ;;;)
또, 5번문제도 사실은 A와 B+C의 교환법칙이 성립하느냐라는것을 묻는 문제임을 확인하면 제시된 조건을 보고 쉽게 참임을 알수 있습니다.
2. ABC=O, D(B)=0이면 AB=O or BC=O
(즉, 이 명제는 세개짜리 영인자가 없음을 얘기합니다: 물론 이차정사각행렬에 한해서)
이 글 3번문제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풀이가 가능합니다.
D(B)=0(∵B²=O).
그런데 AB=O이라고 가정하면 AB+BA=E, BA=E, AB=E가 되므로 가정에 모순이다.
따라서 AB≠O이고, BX=O이 성립한다.
3. ABC=ADC이면 A(B-D)C=O
자명한 사실입니다.
행렬에서 중요한 사실 두가지만 뽑으라면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것과 정역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사실은 후자에 관련한 문제를 풀때 유용하게 쓰일수 있습니다.
가령, 이 글 16번을 풀때, AABB=ABAB를 A(AB-BA)B=O으로 고칠수 있고,
AB=BA가 아니게끔 A와 (AB-BA)를 서로 영인자관계로 맞춰가면 되는 것입니다.
ABC=O, det(B)=0 이면 AB=O or BC=O.
재미있는 성질이네요. 증명도 매우 간단하고요. 증명의 구조상 3차 이상으로 확장은 안 되지만, n개의 곱으로 확장은 가능하네요.
저 .. 죄송한데 2번째 명제 어떻게 증명하죠 ...
ABC=O, D(B)=0이면 AB=O or BC=O 이 명제 증명이요 ,,
노가다로 풀어도 되지만, 좀 더 깔끔한 증명이 가능합니다.
우선 A나 C가 역행렬을 가지면 자명한 명제가 되므로, A, C 모두 역행렬을 갖지 않는다고 합시다.
그리고 두 2차원 벡터 사이에 연산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시다. 단, 여기서 우리는 행렬을 {{a, b}, {c, d}}와 같이 적기로 약속합니다.
[정의] (a, b)⊙(c, d) = {{ac, ad}, {bc, bd}}
사실 문자중에 대응되는 문자가 없어서 온전히 표시하진 못하지만, 위 연산은 벡터의 텐서곱(tensor product)이라고 불리는 연산입니다.
이때 다음 세 가지 성질이 성립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제] 다음 사실이 항상 성립한다.
(1) 두 벡터 x, y에 대하여 x⊙y = O 일 필요충분조건은 x = 0 이거나 y = 0 인 것이다.
(2) 네 벡터 x, y, z, w에 대하여 (x⊙y)(z⊙w) = (y·z)(x⊙w) 이다. 단, y·z 는 y와 z의 내적이다.
(3) 2차 정사각행렬 A가 역행렬을 갖지 않을 필요충분조건은 적당한 두 벡터 x, y에 대해 A = x⊙y 로 나타나는 것이다.
증명> (1) : 정의로부터 바로 따라나오므로, 생략합니다.
(2) : 역시 직접 계산해봐도 되고, 아니면 x와 y를 2×1 열벡터로 보았을 때 x⊙y = x(y^t) 이고 (x·y) = (x^t)y 라는 사실로부터도 바로 유도된다. (단, x^t 는 x의 transpose matrix)
(3) : A = {{a, b}, {c, d}}가 역행렬을 갖지 않을 필요충분조건은 ad-bc = 0 인 것이다. 이는 두 벡터 (a, b)와 (c, d)가 평행하다는 것과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리고 이는 어떤 벡터 y와 두 수 p, q에 대하여 (a, b) = py, (c, d) = qy 라는 것과 필요충분조건이며, x = (p, q)로 두면 마지막 조건은 A = x⊙y 와 필요충분조건이다. 따라서 증명된다. ////
내용을 음미해보자면, 첫 번째 것은 텐서곱을 하는 두 벡터 중 하나만 0이어도 전체 결과가 O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결과는 아주 재미있는 결과인데요, 두 텐서곱을 행렬곱하면 가운데 두 벡터가 마치 내적으로 묶여 빠져나오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 식은 행렬곱도 일종의 내적임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성질이야말로 바로 모든 이 증명이 가능하게 만드는 2차 정사각행렬만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이제 위 성질로부터 원하는 정리를 증명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A, B, C가 모두 역행렬을 갖지 않으므로, 6개의 어떤 2차원 벡터 a, b, c, d, e, f 가 존재하하여 A = a⊙b, B = c⊙d, C = e⊙f 로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ABC = O 이라는 가정 하에서
O = ABC
= (a⊙b)(c⊙d)(e⊙f)
= (b·c)(d·e)(a⊙f)
가 성립하고, 이 값이 O이 될 필요충분조건은 위의 곱 중 하나가 0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우 1) b·c = 0 인 경우, AB = (a⊙b)(c⊙d) = (b·c)(a⊙d) = O 입니다.
경우 2) d·e = 0 인 경우, BC = (c⊙d)(e⊙f) = (d·e)(c⊙f) = O 입니다.
경우 3) a⊙f = O 이면 a = 0 이거나 f = 0 인데, 이는 각각 A = O 이거나 C = O 임을 뜻합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AB = O 이거나 BC = O 이 성립하고, 증명됩니다. ////
참고로 위 증명은 3개 이상의 곱으로 바로 확장됩니다.
오호... 제가 증명을 할때 역행렬이 없다라고 나타내기 위해 성분을 ac, ad, bc, bd라고 잡았었는데, 이게 텐서곱이라는 것과 연관이 있었던 거군요. 많이 배웠습니다.
궁금한것이 있는데, 혹시 행렬에서도 텐서곱이 정의가 되는지요? 그경우 어떻게 정의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trace에 대해 찾아보면서 위키피디아에서 한번 본것같은데, 내용을 몰라 패스했었거든요.
행렬을 성분으로 적으면 a_ij 이지요. 그러면 두 행렬 a_ij, b_ij 가 있다고 할 때 이 두 행렬의 텐서곱은 a_ij b_kl 이 됩니다.
만약 우리가 벡터는 1차원, 행렬은 2차원적인 무엇인가로 생각하면, 텐서곱은 m차원적인 것과 n차원적인 것을 곱하여 m+n차원적인 것을 뱉어냅니다. 그래서 두 벡터를 텐서곱하면 행렬이 되지요. 따라서 두 행렬을 텐서곱하면 4차원적인 무엇이 나옵니다.
(물론, 2차원적 텐서가 모두 두 벡터의 텐서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듯이, 4차원 텐서도 항상 텐서곱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게 어디 쓸모가 있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바로 아인슈타인 중력방정식만 해도 유도 과정에서 공간의 휨을 설명하기 위하여 4차원적인 텐서인 리만 곡률텐서를 사용합니다.
음... 그리고 일반적인 tensor에 대하여 trace를 정의하는 건 조금 성가시긴 하지요. -ㅁ-;;
p.s. 물론 엄밀히 말하면, 텐서는 contravariant와 covariant라고 해서 좌표변환에 저항하는 쪽과 순응하는 쪽에 따라 성질이 나뉘며, 이에 의하면 벡터는 (1, 0)-텐서 혹은 1-contravariant 텐서이고 선형변환은 (1, 1)-텐서, 그리고 내적은 (0, 2)-텐서가 됩니다. 그래서 벡터는 보통 a^i 로 적고, 행렬은 a_i^j, 내적은 a_ij 로 적는 등 위첨자와 아래첨자를 구분해서 쓰지만, 여기서는 표준좌표계만 생각하고, 그런 건 따지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