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né [760149] · MS 2017 · 쪽지

2018-01-18 18: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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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선생님 수업 중 감동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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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줄’이라는 소설을 해설하시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여기서 줄이라는건 본인이 평생을 투자했던, 자신의 전부에 비견되는 존재를 의미하죠.

허 노인과 허운에게 줄이란 삶에 비견되는 존재였습니다.

줄 타는 것에 집중할 수 없었던, 허 노인과 허운은 줄에서 떨어져 죽는 것을 택했죠.

수업 중에 해주신 말이 인상 깊네요.


"요즘 이게 유행이죠 노멀 크러쉬...? 이효리가 이런 말을 했다며 아무나…하루키가 이런 말을 했어요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저 치킨 한 마리에 만족해요… 이런거…

그러니까 이런게 요즘 트랜드라는 거야


신문기사에 요즘 이런 것들로 예가 나오는게 뭐냐면, 외고 출신에다 명문대학교 출신인데 외무고시를 준비하다가 이게 내 길이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대, 그래서 결국 영어 출판사에 취직해서 연봉 3000만원을 받지만 행복하다. 혹은 연봉 3억의 광고회사 직원이었는데, 아 이게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 그래서 대관령 목장에 가서 일을 하는데 그와 비교할 수 없는 돈을 벌지만 난 정말 행복한 것 같다. 이런 걸로 열광하게 된 거야. 


아무나 이건 무슨 뜻이나면, tvN인가? 방송에서 이효리와 강호동과 이경규가 같이 걸어 갔어. 나도 들은 얘기인데. 그러다 소년을 하나 만났어, 그래서 강호동이 “아 소년아 넌 어떤 사람이 될꺼니?” 그랬더니 이경규가 “뭐 휼륭한 사람이 되겠지.” 라 했는데 이효리가 버럭 화를 내며, 뭘 훌륭한 사람이냐고, “아무나 돼, 아무나.” 라고 해서 이 방송을 봤던 수많은 "아무나"가 눈물을 흘리며 열광했다는거야. 뭘 거창하게 사느냐, 소소한 삶의 행복을 느껴야지! 이런 이야기거든. 


이건 쌤 수업이니까 주관을 이야기 해도 되지? 듣기 싫으면 나가고…(장난) 그런데요, 이들의 삶의, 이런 예시들의 인생을 보면 쌤 어떤 느낌을 지울 수 없냐면, 줄을 못 찾은 인생이야. 그렇지? 진짜 줄을 찾았으면…


그런데 말이야… 학종이라는게 어릴 때부터 줄을 찾아서 거기에 대해서 준비한 애들을 우대하겠다는게 학종이잖아. 근데 국영수 공부는 공부대로 다 해야 하고, 줄 찾을 시간은 안 주고, 그리고 뽑는 애들 막 세워 놓으니까, 뭐하지? 자.소.설을 쓰는 거지. 줄도 제대로 안 찾았으면서 찾은 척. 나중에 서로 짜고 고스톱 치는거잖아. 그치? 나는 어릴적부터 농경제학과가 가고싶어서요…중학교때부터 교장선생님의 허락 하에 학교 텃밭을 분양 받아서 배추와 무를 심기 시작했어요…이런거…그치? 10대 후반의 너희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거짓말 잘하는 애들에게 입학할 가능성이 높아지는…그치? 현실에 (학종에 부합할) 저런 학생이 몇이나 있겠니…학종을 비난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쌤이 하고 싶은 말은 그때 자소설 쓰지 말고,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좋으니 너의 줄을 찾아보렴. 오케이? 나는 도대체 뭐를 내인생의 최대 가치로 두고 살아야 할까? 그걸 찾았으면 좋겠어. 나도 줄 찾으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못찾았어. 그러다가 수업해보니 이게 내 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래, 찾아보세요. 그런생각을 하며 사는게, 저런 아무나 보다는 훨씬 더 훌륭한 것 같아요. 이걸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왜냐면 30,40대에게 이런말을 하면, 내가 비난 받을 수 있어.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든거지, 열심히 살았어 썅.” 근데 말이야, 10대후반 20대 초반, 아직 너 인생의 1%도 결정 안난 시기야. 그치? 이미 결정됐다고 생각하니? 아니, 1%도 결정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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