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하소연 한번만 봐주실 수 있을까요..(스압)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5740808
저는 재작년에 수시를 다 떨구고 정시파이터로 전향해 재수를 시작한 학생입니다. 1년 동안 재종가서 부모님 등골 빼먹으면서 나름대로 이를 갈고 노력을 하면서, 결국 수능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전 과목에서 국어 1개 수학 2개만 틀렸으니까요. 제2외 포함 올 1등급. 가채점하고 부모님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수능에서 여태 모의고사 다 합쳐서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수능 성적표 나오기 전까지 20여 일간 정말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재수학원쌤께선 ’이 점수면 연고대 프리패스에 서울대 낮은과도 충분히 노려볼만 하겠다‘라 하시며 수시를 안 가도 된다고 하셨었어요. 그래서 저는 마음 놓고 연대 논술, 뒤늦게 붙은 고대 학종 모두 팽개치고 그냥 룰루랄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못 보던 친구들 만나서 놀고, 기분 좋게 그 친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을 다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성적표가 나오고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고득점자가 너무 많았고, 백분위들도 전혀 예상치 못하게 형성 되었었죠. 결국 시간이 차차 흐르면서, 갈수록 제가 입시생활 4년동안의 목표이자 로망이었던 연대 응용통계학과 그리고 고대 통계학과가 간당간당한 점수라는게 드러났습니다.
햐... 정말 너무했죠. 절대적인 개수로 고작 3개 틀렸는데도 원하는 곳을 골라 갈 수 없다니.
정말 성적표 나오고 말 그대로 매일매일, 오르비와 그 곳을 들락날락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올해 입시판, 어케든 정보 좀 더 찾아보고 분석해보려고 말이죠. 비싼 돈 주고 컨설팅 같은 거 받을 여유도 안 되었기에. 나름대로 원서 영역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제 최대 목표 지점이 정말 코앞에 닿을랑말랑 한데, 꼭 가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고, 어느새 원서 접수철이 다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원서 영역을 어떻게 쓸지 확정을 짓지 못했습니다. 제 머릿속은 2가지 안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1안 : 가군 서성한, 나군 연대 응통, 다군 중대 (6 5 7칸)
응통을 약소신으로 찌르고 서성한 라인 안정적인 합격을 기대하는.
2안 : 가군 설대, 나군 고대 통계, 다군 중대 (2 6 7칸)
(당시 지표들이 모두 연대는 몰라도 고대 통계는 어떻게든 합격하긴 한다고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에) 나군을 적정으로 간주하고 가군에 설대를 스나하는, 잘못하면 중대로 떨어질 수도 있는.
..저는 결국 2안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재수생 주제에 참 대담한, 어쩌면 무모한 결정을 한거죠. 5시 마감인데 4시 45분까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학원쌤의 조언, 부모님과 친척들의 기대.. 이런 것들이 영향을 좀 준 것 같아요. 열심히 팠던 아랍어를 못 써먹고 원서 쓰는것도 아쉬웠던 것 같고.
그렇게 원서를 집어넣고, 최종 경쟁률을 확인해보니 고대가 하필 예상보다 훨씬 높더라구요.. 급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ㅆ....ㅂ?
다음 날 바로 점공을 확인해봤더니, 이미 추합권이더군요.. 6시간 밖에 안 지났는데. 멘탈에 금이 갔습니다. 진짜 이 점수 받고 중대 가나..?
그 곳 6칸, fait 71%, 재종쌤피셜 '된다', 고속성장 진초록
ㅋㅋㅋㅋ 이 정도면 진짜 붙긴 붙겠지 하고 썼는데.. 허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고대 발표를 기다렸으나, 오늘 나온 예비번호도 추합권과 거리가 멉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정말 어려워졌네요. 이젠 실낱같은 희망...만 가지고 있네요. 정말 '이 점수 받고' 중대 갈 것 같습니다. 설대는 애초에 정말 질렀기 때문에.
절대 먼저 샴페인을 터뜨리지 말랬는데, 결국 이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모든게 후회스럽고, 원망스럽네요. 수시부터 원서영역, 확신에 차 '된다'고 말하셨던 재종쌤까지 전부다. 물론 중대도 정말 좋은 학교지만... 재수하고 개고생해서 결국, 이런 점수를 받아냈는데 이렇게 되는건가....
허탈합니다
저보다 더욱 아쉬워하시고 슬퍼하시는 부모님 얼굴 보기도 너무 힘들고,
지금껏 가족 내에서 유일하게 SKY 급 대학을 기대해볼만 했던 저였기에, 다들 기대가 정말 많았는데 친지 가족 분들께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게 된 것도 너무 슬프네요..
오르비언 분들이라면 이런 하소연을 들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 써봤어요. 흙..
나중에 이때의 저를 돌이켜 봤을 때, 이게 정말 별 것 아닌 고민이었구나, 귀엽네 ㅋㅌㅋ 하고 회상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래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드네요.
그래두 아로나님 말대로 '중대가 가나군 다 떨군 너를 거두어 주는거다' 마인드를 가지고 겸허히 받아들이렵니다.
긴 (하소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풀이는 다 기억하니까 답만은 써도되나
-
시대 강대 1
먼저 확통사탐이고요... 나이가 좀 있는 할미입니당 ㅠㅠ s2랑 시대 중에...
-
아마토포 쏘는거임? 으히히
-
늦은나이에 약대 기적적으로 붙게돼도 문제네
-
세종대로가자 0
사당역가는중
-
병신마냥
-
아 ㅈㄴ 졸린디 0
가는 길에 잠들거 같다는 이상한 느낌이,,,
-
얼버기 2
-
다리떠는거 정도는 참을 수 있죠? 예..
-
목적지는? 0
외대앞역.
-
작년 합격자 평균 75.4점. 올해는 작년보다 계산도 많고 좀 복잡한 편. 작년보다...
-
요약 : 만1세 메이져한 선천성 심장기형 수술후 대동맥 캐뉼라가 이탈하여 발생한...
-
밤샘 주술회전 시청 ㅋㅋ
-
의대증원분 대부분은 수시 지역인재 전형이라서 이미 수학 2-3등급 맞은 애들이 꿀...
-
얼버기 0
냥대 논술 두개재
-
내년 고3이고 고2 물1화1지1 고3 물2화2 선택했는데 수능 화2지1 할까요 생1지1할까요
-
ㅇㅈ 5
펑
-
군대에서 수능을 2번 보는데 , 군대 첫수능 보고 합격만하고 다시 군대인데 이...
-
ㅇㅈ 1
나만큼 한사람은 없을거야
-
비문학 문학 상관없이 추천좀여 라노벨x 수능교재x
-
암기랑 말빨이 문제네 하 평소에 말 잘 못해서 일부러 더 철저하게 하긴 했는데...
-
노베인데
-
아내가 웃옷 벗고 아파트 문 열어놓고 감자 깎다가 장면 바뀌고 아내가 자기의 둥근...
-
나도 ㅇㅈ 5
제발 박제되지 마라탕
-
기차지나간다 6
ㅠㅠ 10시에 학교를 가야해요 ㅠㅠ 부지런행
-
ㅇㅈ 7
총 68페이지 ㅋㅋㅋ 뭔 시험범위냐
-
자러가면 스탑
-
동아리 안해 연고전 아카라카 안가 rc안해 교양도 다 남초야 그리고 걔들도 다...
-
걍 맨날 중간에 깨네 오늘은 머리까지 아프군
-
과탐 두 개는 백분위 96정도이고 국수는 2 3인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하게 갈 수...
-
나도 ㅇㅈ 6
제발 박제되지 마라
-
그럴러ㅕ면 전문직이 되어여할텐데……
-
서울로 가고 싶어..
-
재수생 용돈 5
얼마가젓당함?
-
된다 하더라도 그길을 모르니 볼 엄두도 안남ㅋㅋㅋ그길만 알려준다면 몇년이고...
-
다 자냐 11
바보들 크크
-
예전에 현돌 기시감 하다가 ㅅㅂ 이걸 다 해야 한다고? 하고 손절쳤는데 1컷이...
-
기차지나간당 9
부지런행
-
삼수해서 3따리면 전문직 시험은 처다도 안봐야겠죠? 1
열심히 했는대 수능은 유독 점수가 안나오더군요…
-
어차피 평생 쓸데도 없는거
-
편의점 대부분 거리가 멀거나 야간만 뽑음 지방이라 높은 확률로 최저안줌 단기로...
-
기차 지나간당 2
부지런행
-
진짜 잠 3
ㅂㅂ
-
날 붙여다오..
-
내년 목표 4
1. 재수 성공 2. 개명 성공 3. 캐논락 완주 성공 4. 오르비 끊기
-
근데 아싸랑 아싸는 서로 집밖으로 안나가서 만날일이 없다는거임
-
ㄹㅇ 잘 시기를 놓쳐서 지금 머리 겁나 아픔 ㅇㅇㅇㅇㅇㅇ
-
무물받음뇨 2
잠이 안옴뇨
다군 가면 너무 슬픈데 ㄷ 3개틀리고 중대 ㄷ
전 6개틀리고 중대도 못가게 생겼는데요 뭘..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란 말 위로가 안되겠지만 너무 좌절하시 마시길
3개 틀리고 중대라니...이번 정시 정말 미친거같아요.재수생활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보내신것 같은데 같은 재수생 입장으로서 너무 안타깝네요..ㅠㅜ 예비번호 받으신거 꼭 붙으셨음 좋겠어요..ㅠㅠ 기도하겠습니다!!
ㅠㅠ 정말 속상할거 같아요. 우째 이런 일이..사탐백분위가 여러사람 잡네요 ㅠㅠ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이 당연히 좋은 결과를 받아야 되는건데
힘내세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래요
정시 비율도 그렇고 영어 절평때문에도 그렇고 너무 어려워졌어요
저도 재수끝에 성적은 올랐지만 갈 수 있는 대학은 그대로거나 내려간 느낌이라 기분이 묘합니다절대 님만큼은 아니지만요
문과는 더 어렵죠.. 정말 아쉽네요
저랑 상황이 너무 비슷하시네요ㅠㅠㅠ
저도 재수생이고 국수탐 4개 틀렸는데 가 나군 떨구고 중대 가게 생겼어요ㅠㅠㅠㅠㅠ
저도 최선을 다했지만 중대밖에 못간다는것이 아쉽고, 삼반수를 해야 할지 아직 고민이지만 수능 공부를 할때의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수능이 아니어도 인생에서 언젠가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서로 힘내요!
진.사 6칸인데 그리되신거보면 아마 폭났을겁니다 .. 그만큼 추합도 많이내려오죠 기다립시다!
제발 교육부 관계자들은 이런 글 좀 읽어보고 정시 인원 좀 늘리시요. 수시 80 정시 20이 말이 됩니까? 청년들이 좌절과 요행과 꼼수를 먼저 알게 만드는 입시 정책.
50대 50은 해야되지 않나요? 성실하게 노력한 위 학생같은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이 사친가요?
친구의 글에도 댓글을 썼지만 인생은 제로섬입니다. 아저씨는 막내가 재수를 해서 수능을 봤으니 아빠뻘 되겠지요? 솔직히 지금의 대입은 정말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 하나 둘로 대학이 바뀌고 소숫점으로 전공이 바뀌는 제도는 솔직히 대입도 아닙니다. 변별력이 하나도 없는 그런 말도 안되는 놀음에 너무 속상해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작은 아이가 재수를 하며 너무도 힘들어 했고 아쉬움도 컸기에 같이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런데 인생이란게 그렇게 만만하게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랍니다.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렵겠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애쓴만큼 반드시 다른 곳에서..아니면
나중에라도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답니다. 그게 우주의 법칙이고 신의 법칙이기도 하다 생각해요. 지금은 너무도 아쉽고 힘들고 어렵겠지만 나중에는 빙그레 웃을 날이 올겁니다.
지금은 좀 아파 하세요. 그리고 많이 울고 소리도 지르고....인생은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 노력의 댓가는 반드시 옵니다. 그리고 멋진 친구를 두었네요..부럽습니다.
기적같은 일 일어나길 바라요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