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8-05-04 02: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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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서른 일곱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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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할 때 써뒀던 일기장을 펼쳐보았습니다.

시간의 먼지처럼 내려앉아 희미해진 글자들이 보입니다.

'선명한 꿈은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열정을 낳고, 그 열정은 능력을 넘어설 수 있게 한다'

별 볼일 없는 능력을 가진 스스로에 대한 작은 위안이었을까.

어찌하여 저런 글귀를 썼는진 모르겠지만 꽤나 마음에 드는 말인듯 싶었습니다.

우린 어릴 적부터 꿈을 직업과 동일시 하게 만드는 세간의 강요 속에 살았습니다.

꿈이라는 것을, 이 관념적인 이 말을 구체화 시키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 직업이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때에 따라 허무맹랑한 소리만 하는 이상주의자, 관념 속에 사는 비현실주의자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 대답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꿈꾸고 싶다'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고 싶다. 늘 웃는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아픔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배움 앞에 결과보다 과정이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다.

제가 꾸는 작지만 소중한 꿈들입니다.

성경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 같으신지요. 하지만 실제로 그러합니다. 진정으로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 앞에 설 때면 매번 각자가 서있는 자리는 다르더라도 이와 같은 풍경들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입시에 빼앗겨버린 10대의 추억을, 취업의 난맥 속에 사라져버린 20대의 청춘을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돌려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제가 또 한 번 그대들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은 각자가 가진 선명한 꿈들과 그것으로부터 말미암아 발동하는 뜨거운 열정을 지킬 의무와 사명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시간이 비단 대학으로만 수렴되는 시간이 아니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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