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기차 [477377]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18-05-19 23: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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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가 여러분의 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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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바로 그때 하루살이 한 마리가 그물에 부딪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거미줄이 하루살이를 꼼짝 못 하게 묶어 버린다.

 

 

그 하루살이는 겨우 몇 분 전에 태어났을 것이고, 

 

 

거미그물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몇 시간 후면 

 

 

수명이 다 되어 죽게 되었을 것이다.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애벌래로 2년을 살고 나면 

 

 

하루살이는 바로 자기 재생산을 하기 위해 

 

 

암컷을 찾아 떠난다.

 

 

자식을 통해 불멸을 누리려는 덧없는 노력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단 하루의 삶을 

 

 

하루살이는 교미의 상대를 찾는 데 바친다.

 

 

그래서 하루살이는 먹거나 쉴 생각을 안 하고 

 

 

상대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거미가 무섭다 해도 <시간> 그 자체에 비하면, 

 

 

단지 시간을 잠복시키는 요인일 뿐 

 

 

온전한 의미에서의 적은 아니다.

 

 

하루살이가 발버둥 친다. 

 

 

거미그물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이유는,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그물에 옭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날 잡아드쇼 하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中 -

 

 

안녕하세요. 바나나기차입니다.

 

 

참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개정 작업하던 책이 출판되고 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네요.

 

 

저물어 가는 이번 한 주의 하루, 하루들

 

 

어떻게 지내셨나요?

 

 

1년 전 딱 이 맘때 쯤,

 

 

프랑스의 천재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데뷔작인 

 

 

<개미>라는 책을 읽다 문득,

 

 

여러분이 생각나 칼럼을 썼습니다.

 

 

저번 글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글은 아니지만, 

 

 

조금씩 더워지고, 힘들어져 나태해지는 이 시기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이리라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읽은 책의 한 부분처럼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하루살이와 많이 닮아 있어요.

 

 

동시에,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하루살이와 많이 다르기도 하죠.

 

 

무슨 말일까요?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하루살이는 

 

 

이 세분화된 '초'라는 단위에 맞서 싸우는 하루를 보냅니다.

 

 

만약, 하루살이가 

 

 

자신이 하루 밖에 살지 못 한다는 것을 망각한다면 

 

 

그토록 치열한 삶(단, 하루일지라도)을 살 수 있을까요?

 

 

하루살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1초, 1초를 '적'이라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요.

 

 

이를 두고 잘 생각해보면 시간이라는 천적이라는 것이

 

 

하루살이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인 것을 알 수 있죠.

 

 

 

 

 

하루살이와 마찬가지로 수험생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 살고 있어요. 

 

 

'수험생'이라는 신분의 삶의 기한은 '수능'이라는 날까지죠. 

 

 

그러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수험생의 천적은 <시간>이다. 하루, 하루가 수험생의 적이다.  



 

그런데, 

 

 

이 말이 얼마나 많은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주변을 둘러보세요.

 

 

매일 매일의 24시간이 

 

 

자신의 '적'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나요?

 

 

너무 안타깝지 않나요?

 

 

 

 

 

 

 

 

 

 

 

 

 

 

자, 이제 주위만 둘러보지 말고 자신을 들여다 보세요.

 

 

 

 

몇 승, 몇 패나 되나요?

 

 

 

 

약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나요?

 

 

아니면, 그럭저럭 비겼나요?

 

 

그것도 아니면, 수도 없이 패했나요?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애시당초 그런 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요?

 

 

 

 

 

그래서 될까요?

 

 

 

여러분이 바라는 대학

 

 

이루고 싶은 과 견주었을 때

 

 

당당할 수 있는 하루들인가요?

 

 

 

 

그렇지 않다면, 뭔가 잘못된 거예요. 

 

 

<시간>에 당하고 있는 거예요.

 

 

<시간>이라는 적은 

 

 

우리가 자신을 적이라 생각지도 못하도록 

 

 

교묘하게 공격하고 있어요.

 

 

때로는 180일이라는 거대한 몸집으로 나타나, 

 

 

우리가 나태하게 만들어요.

 

 

"아직 많이 남았네."

 

 

때로는 5분, 10분이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나타나, 

 

 

우리가 조금 더 잠들게 만들죠. 

 

 

"5분 쯤이야 뭐."

 

 

아무런 자책도 없이 말이죠.

 

 

그러다 언젠가즈음 자신의 실제 모습을 드러낸 후, 

 

 

자신의 일부를 하루만큼씩 덜어내며 

 

 

우리를 조급하게 만들어요.

 

 

30일.. 29일.. 28일.. ... ... 3일.. 2일.. 1일..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날, 자신을 

 

 

80분 / 100분 / 70분 / 30분 / 30분으로 쪼개어 

 

 

우리를 쪼아대죠.

 

 

 

 

자신 있나요?

 


무섭지 않나요?

 

 

혹여, 패배한 적 있는 학생들이라면 

 

 

벌써 그 때의 아픔을 잊지는 않았나요?

 

 

 

 

 

 

여지껏 경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나요? 

 

 

 

몰랐다면 알려줄게요.

 

 

남은 경기는 오늘로 180 경기예요. 

 

 

상대는 <시간>; 하루, 하루에요.

 

 

그것이 상대인 것을 깨닫고 

 

 

경기장에 나가는 게 첫 번째로 할 일이겠죠.

 

 

그리고 치열하게 싸웠으면 좋겠어요. 

 

 

하루살이의 삶을 생각하면서요.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먼저 수험생의 길을 걸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번의 실패를 겪어 

 

 

조금은 늦게 꿈을 이룬 선배로서    

 

 

하루, 하루가 여러분의 적이 되기를,

 

 

그리고, 결전의 날 마침내  그 적을 이기기를,

 

 

응원해요.

 

 

 

 

 

 

 

치열했던 나날들 중 하루.

2013년 05월 19일.

5년 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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