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보 [61290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8-06-14 15:50:03
조회수 10,706

[이경보] 1등급 칼럼 (1) - 6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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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때 전교 꼴찌를 찍은 후

고대 영문과를 영어 실력 하나로 들어간

누적 상담 3천 명의

영어 공부법 전문가

통념 비판형 강사 

이경보입니다.



6평 이후 상담을 하면서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느꼈습니다이제부터 전달할 내용이 반드시 필요한 학생이 있을 것입니다그들에게 각각 개별적으로 전달할 수는 없어서 칼럼을 쓰게 됐습니다.



1등급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칼럼 3부작입니다.


1. 6평의 비밀


2. 독해량의 마법


3. 노이해 지문 처리




오늘은 <6평의 비밀>

부제는 <평가원의 silence and secrecy (수특 영어 9강 2번 참고)>입니다긴 글이 될 것 같네요.



이 글을 읽는 학생이


절실하고


애를 쓰긴 쓰는데


그럼에도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면,


그 학생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하고


필요한 정보를 모두 털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평가원 문제 중에 해석은 되는데 이해가 안 되는 지문이 많다.


이건 출제 의도이다그러니 시험장에서 멘탈 날리지 말고.


이런 문제를 대비하는데 최악은 독해 방법론을 배우고 (배우는 것까지는 좋습니다여기까지 인정저도 독해 방법론을 수업합니다하지만!)지문을 보자마자 이 방법을 적용하려 노력하는 것이게 최악입니다.


올바른 방향은방법 적용을 최소화하며 그냥 읽고 풀기그러다가 지문이 자신의 능력을 넘어가는 어려운 지문이라는 게 느껴지면 이제 준비한 무기를 꺼내 들고 답을 찾아본다. 




이제 좀 풀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나의 스승은 故 유호석 선생님이었습니다건강을 잃기 전까지 대치동에서 독보적인 일타셨고 인강에서도 한 가닥 하셨던 분입니다같은 학원에 근무했지만 말도 못 붙여본 저로선큰 산 같은 존재였죠.


제가 그분을 마음속 스승이라고 여기는 이유는일타여서도 아니고 영어를 잘 가르쳐서도 아닙니다(물론 잘 가르치셨던 건 분명합니다유호석 샘을 진짜 선생님이라고 느끼게 된 계기는 바로 수능 독해법을 강의하던 중 나왔던 이 멘트 때문입니다.



사실 어떨 땐지금 배우는 방법론 없이 그냥 죽 읽고 푸는 게 더 쉬울 때도 있다.”



띠용뭐지?


하는 느낌이었죠.


자신이 열심히 강의하는 내용이, 필요 없을 수 있다는 메시지거든요.


강사는 학생에게 확신을 줘야 합니다자신의 방법론에 오류가 있으면 안 되고 어느 학생이라도 자신의 수업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그래야 학습 효과가 좋아요그런데 방법론 없이 그냥 읽을 때 더 나은 경우가 있다니요.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강사를 완전 믿으면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강사가 



이 수업을 안 들은 학생이 더 잘 푸는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라는 논리로 말을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겠습니까저뿐만 아니라 아마 모든 학생들최소한 행간을 읽을 줄 알거나 혹은 예민한 학생들이라면 순간 멈칫하면서 생각했을 겁니다.



이 강의 계속 들어도 되나?’



저는 일단 완강한 다음에 판단하자는 심산으로 일단 수업을 모두 들었습니다그리고 정말 그러한지 (독해법을 이용했더니 더 어려운 지문이 있는지 독해법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잘 풀리는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답 찾기를 몇 년 동안이나 보류해왔었습니다



자신이 현재 수업하는 내용을 반박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럼 유호석 샘은 왜 그러셨을까요?



바로 그게 진실이어서 그런 자폭 멘트를 날리셨을 겁니다.


진실은 이겁니다.



어떤 지문은 독해 방법이 전혀 필요 없고


그냥 무작정 읽고 파악하는 게 더 수월하다.


16학년도 수능 이후로 평가원 문제에서는


이런 노이해 지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올해 6평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고 봅니다저는 그런 지문을 노이해 지문이라고 아무렇게나 이름을 붙였습니다노이해 지문의 비중이 커진다는 게 6평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학생들이 자신의 점수에 불만족스러움에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이런 노이해 지문의 특징은


1. 아주 어렵진 않다

: [순수이성비판]이나 양자역학을 알아야 이해되는 그런 종류의 어려움이 아니다


2. 단어나 구문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해석은 얼추 된다


3. 문장 간 연결이 촘촘하지 않은 느낌이다.

우리가 지문을 이해하는 과정은 바로 문장 간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건데그 자체가 어렵다.


대략 이렇습니다이런 지문을 읽고 나서 학생들이 하는 얘기는 비슷합니다.



읽히지 않는다.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겠다.


주제부터 막혀서 내가 컨디션이 안 좋다고 느끼고 멘붕이 왔다.


독해 수업에서 배운 게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 말을 다시 볼까요.


독해 수업에서 배운 게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독해 수업에서 배우는 건지문을 더 수월하게 읽고 답을 잘 찾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시간대조문제점과 해결책 같은 것이죠그래서 


어떤 특정한 단어내용 다음에 이런 내용이 나올 수 있다


는 식으로 예측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뇌가 어떤 정보를 선점해두고 있을 때 정작 중요한 정보를 왜곡해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가령빈칸 문제 풀 때 선지를 미리 읽는 학생들이 있는데요그러면 뇌는 선지 정보를 기억하고 그에 맞춰서 지문을 읽게 됩니다이때 그 선지 정보 때문에 오히려 지문을 왜곡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선지 정보 먼저 입력 -> 그다음 지문 내용 입력


선지 정보 때문에 뇌의 메모리가 분산돼서 지문 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



이것이 바로 독해 방법을 우선해서 지문을 읽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어려움입니다


독해 방법 먼저 입력 -> 지문 내용 입력


독해 시간에 배운 예측 스킬 같은 것들 때문에 뇌의 메모리가 분산돼서 지문 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



이전에는 평가원 문제를 풀 때 이런 경우가 드물었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있습니다저의 이전 상담 칼럼을 보면특정 수업 몇 개를 들었던 학생들이 유독 이번 시험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지문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 독해 방법을 수업하기 위해서 강사나 출판사는 이 방법에 어울리는 지문을 찾습니다그리고 이 방법에 맞지 않는 지문은 버리기도 합니다.


이 방법에 맞지 않는 지문은 버리기도 합니다.


이 방법에 맞지 않는 지문은 버리기도 합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이 방법에 맞지 않는 지문이 16학년 수능을 계기로 더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강사가 제시하는 방법론을 믿고


수능에서 이걸 적용하려 노력하는 학생들이!!


주제 문제부터 적용이 안 됨을 느끼며!!!


멘탈이 망가지는 겁니다!!!!!



반대로 이러한 노이해 지문을


독해 방법을 위주로 공부하지 않고,


자신의 독해력을 믿고


그냥 읽으면서 필자가 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려 


노력한 학생이 


오히려 더 수월하게 읽어내는 경우도 많구요.




유호석 샘은 이미 10여 년 전에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그리고 강좌 매출과 상관없이 학생들이 뒤통수 맞지 않도록최소한의 경고를 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이런 메시지를 담으면서요.



독해 방법론을 신봉하지 말고


지문의 성격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하세요.


그러려면 기본 실력을 먼저 갖춰야 하고


방법론이라는 건 단지 플러스 알파 정도로 생각하세요.




그리하여 저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로지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수업을 부정하면서까지


올바른 조언을 하려 했던 


유호석 샘을 높이 사고


마음으로 저의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분을 닮고 싶은 저의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1. 독해량이 먼저다

많이 읽어야 한다영어 실력은 읽었던 지문의 개수와 비례한다. (물론 독해 지문을 많이 읽으려면 최소한의 단어와 구문이 선행돼야 한다) 단어와 구문을 갖춘 다음에는 죽죽 읽는 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공부 방향이다(독해량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2차 칼럼에서 설명합니다)



2. 실전에서도 일단 먼저 그냥 읽어라

특정 단어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위주로 예측하지 말고일단은 읽자그다음그 지문이 뭔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강적의 느낌이 들면 그때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보자(이런저런 방법에 대해서는 3차 칼럼 참고요어차피 노이해 지문은 다른 학생들도 여러 번 읽고 많이 틀리므로한 번 더 읽어 보는 건 상대적으로 손해나는 건 아니다


 

거의 모든 독해 방법론은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그러다보니 작위적인 면이 들어가거나 혹은 예외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당연히 독해 방법을 배워서 나쁠 리는 없습니다다만너무 지나친 정도는 오히려 올바른 학습을 방해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혹시 오해할까봐 다시 한 번 덧붙이면

독해 방법을 배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배우는 것 자체는 좋지만이걸 우선시하면 안 되고 수능 시험장에서도 이것을 우선시하는 게 위험하다는 것입니다독해량이 먼저입니다. 




Q. 왜 다른 인강 강사들은 이런 것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가?


A. 노이해 지문이 많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혹은 인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자신의 독해 방법을 철회할 수 없어서. (자신의 수업을 부정하는 순간 학생들은 떨어져 나가겠죠)




Q. 평가원에선 왜 이런 문제를 내는가?


A. 뇌피셜입니다출제자들이 모여서 난이도에 대한 회의를 하겠죠


이번 6평에선 16학년도 수능 수준으로 내보자’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어렵게 낼까요단어를 어렵게 하진 않습니다문장구조를 괴랄하게 하지도 않아요철학이나 물리경제에 대한 심도 있는 배경지식을 요하지도 않습니다학생들이 많이 틀리는 문제를 내고 싶은데단어나 구문 난이도는 유지하면서배경지식을 요하지도 않고그래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은근히난이도를 높이는 방법은 바로


해석은 되는데 이해가 안 되는 뭔가 어딘가 아리까리한 지문으로 문제를 내면서학생들이 사교육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게 하는 것




그래서 결론은 이겁니다.



1. 수능 전까지 공부 방향


단어와 구문을 갖춘 이후에는


독해 강의를 먼저 찾지 말고


독해 지문을 많이 읽는 방향으로 가시라.


아무리 강의가 좋아도 독해량이 받쳐 주지 않으면 쓸모없음.



 2. 수능 시험장에서


지문 읽을 때


특정 단어특정 내용 다음에 나올 내용을 


지나친 정도로 예측하지 말고


일단 그냥 읽고 푼다.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지문이라면 그때배운 것을 적용해보도록.




<독해량칼럼 & <노이해 지문 해결칼럼커밍 순


좋아요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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