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찬우가 보내는 86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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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모르면서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삶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감히 짐작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많은 곳을 경험했고,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가 어설프게나마 관계에 대해 학습하며 한 사회 속의 구성원임을 자각하곤 했었지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는 분명 나에겐 수많은 시작이고 수많은 깨달음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나'는 이제 어디쯤 와있는가.
나는 적막함이 지배하는 미궁속에서, 오직 나에게 집중하고, 오직 나에게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지독한 고독 속에 존재합니다.
이는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가혹한 불안함이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준비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과만을 보지말고, 과정에 집중합시다.
길게 보고 멀리 봅시다.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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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