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Power [813183] · MS 2018 · 쪽지

2018-10-23 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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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그리고 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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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에 나는 고1 때로 돌아갔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행복해질 거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꿈에서조차 나는 매번 현재로 회귀했다. 그래서 과거와 현실의 반복된 삶을 꿈에서 꿨다. 꿈에서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나는 매번 이 과거와 나의 현실이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랐다. 꿈에서의 현재는 악몽이었다. 수능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맡은 채무자에 불과한 나였다. 그에 반해 과거의 나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뭘 하든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꿈속의 과거에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문득 눈물이 흘렀다. 현재의 내가 과거를 너무 후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돌연히 생각했다. '이제 더는 과거는 없다, 주어진 건 눈앞에 놓인 내 현실이고, 과거는 현실을 잊기위한 아편에 불과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눈이 떠졌고, 내게 주문처럼 한 마지막 말이 뇌리에 박혔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었고, 또 과거의 흑역사를 지워내고 싶었던 내게 비수처럼 날아와 날카롭고 예리하게 머릿속에 박혔다. 슬펐지만 기뻤다. 현실의 나로 아직도 살고 있음에도 무의식 속에 과거의 나를 간절히 바란다는 사실이 슬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깨달은 것 같아서 기뻤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그러기 위해서 현실을 열정적으로 그리고 앞뒤 재지 않고 살아가야 함을 느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이 체감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꿈꾸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그리워서든 후회스러워서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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