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군에게 보내는 11월의 편지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9174072
현직 국어강사고 서울대 국문과 출신일세. 난 동문인 김동욱선생이나 홍준석이(가까운 학번 후배라 이렇게 불러도 되네)같은 정통 강사가 아니라 사업하다 시원하게 들어먹고 30대 중반에 불가피하게 지방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한 어중이와 떠중이중 하나에 불과하네.
자네 혹시 슬램덩크 본적 있는가? 거기에 희대의 명언이 나오네. 바로 "왼손은 거들뿐"
자네 강사를 뭐라 생각하는가? 아니 사람을 뭐라 생각하는가? 누군가 자네를 붙잡고 나만 믿어라, 나를 따르면 성공한다, 돈을 번다. 이렇게 말하면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가? 진정 그런가? 그렇다면 자네는 아직 철없는 아기에 불과하고 누군가에게 속고 있거나 나처럼 시원하게 빨릴 준비를 하고 있는 호구 부대의 예비 대원에 불과하지, 수능과 같은 중차대한 시험을 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걸세.
수능시험을 어찌 강사따위가 시키는 대로만 해서 잘볼 생각을 하는가? 차라리 그자들에게 돈을 1천만원 달라 하게 그게 더 빠른 길일 게야.
어른으로써 한마디 하겠네. 아무리 억울하고 힘들지라도 농구할때 강백호처럼 공은 오른손으로 던질 수밖에 없고 왼손은 거들 뿐이네. 강사는 아무리 용을 빼고 역발산기개세사 있을 지라도 기껏해야 왼손일 뿐이네.
중요한건 오른손인 자네야. 물론 왼손이 잘 거들어야겠지만 공이 골대를 빗나가게 만든건 결정적으로 오른손이란 말이지. 이 말을 새긴다면 앞으로 인생을 살며 왼손따위에게 흥분할 일도 없고 좀더 넓은 시각으로 지금껏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볼 수 있을 걸세.
기운 내게. 나 역시 96학년도 재수당시 수능에서 국어페이스가 말려 막판에 15개를 번호 하나로 찍었네. 그리고 군대를 제대하며 본 2000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백분위가 99.7%가 나왔지. 당시에도 국어가 지옥이라 했으니 오늘 시험으로 치자면 100점과 표점이 비슷할걸세. 이나이에 잘난체 하려는게 아니라 그 4년의 시간 사이에는 결국 오른손이 공을 던질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이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그런다네. 지금 강사를 하는 만큼 좋은 왼손이 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부족함 투성이라 나도 참 답답허이. 기운 내게. 4수를 한 내가 할 얘긴줄은 모르겠으나 수능 한번으로 세상 끝나는거 아닐세. 이만 줄이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냥 먹으면 하루종일 졸림 진짜 안좋을때 먹고 앵간하면 단약하는 편
-
이번 상상모고 0
시즌 3 1 등급컷 언제나올까요? 많이 어려웠나요?
-
강의 들을 시간이 많이 없을 거 같은데 분석집에 알고리즘이랑 해설 보면서 독학으로...
-
ㄹㅇ 지리긴하나봄
-
외롭다 외로워.. 연애하고싶다.. 급행 타면 노량진 금방 가는데 스터디가서 여친 만들고 샤샤샥..
-
장난이고요 훈수좀 부탁드립니다. 노베이스인데 정우정선생님 강의 들어도 ㄱㄴ한가요?...
-
유우지 시부야에서 몸 뺏겼을 때 수천은 죽였을텐데 멘탈 나간 애한테 하는 말이 위로...
-
막 남의 노력과 열정을 아무것도 아닌 거 마냥 비하하는 사람들… 아님 말구
-
오일러 천재성 자체로도 충분히 울림이 일지만 삶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감동임
-
석민쌤이 ㄹㅇ 윤구쌤이 말씀하시는대로 국어 풀어주시는데 두 쌤 결이 진짜 비슷한 듯
-
다한증 극복하기 4
드로잉 장갑 딱좋다
-
아니내가뭘 도대체 뭐하는사람일까
-
해주세용
-
덥다 0
녹는다ㅏ
-
사실 파주에요
-
걍 일단 국영수 챙기고 내년에 선택해봐야 되는 건가... 사탐이냐 과탐이냐...
-
전 글 0
전글 어케하면 투표수가 50이넘는데 좋아요가 하나 안박히네..
-
예시로 간단하게 가상의 상황을 만들었어요 상황 설명 작수 89578 개노베입니다....
-
열심히 해야지 부끄럽지 않게
-
청솔 다니는데 뭔가 커리큘럼이 제대로 잡혀있는거같지 않고 뭔가 수업들이 흩어진...
-
건동홍인가요? 공대기준
-
레전드 레전드 ㅋㅋㅋ
-
맛있다...
-
무슨 스카 공용 pc로 오르비 쪽지를 하구있니
-
와앙
-
소신발언 6
젠가 그가 너어르을 맘아프게해 너혼잣 울고있는거얼 봐썩
-
보통 수학 백분위 98이상 나오기 시작할때까지 N제 몇권 정도 풀었나요?? N제...
-
몇년 전에 친건데 높은거임?
-
독서 기출분석을 할때 제제별로 분석하는 것과 연도별로 분석하는 것 중에 뭐가 더 괜찮을까요?
-
cc가 bb대비 -3점인가요?
-
다들 보러 기기
-
소신발언 0
공부잘하고싶음 나도 1등급받고싶다
-
내가 죽으면 0
굿다이노
-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내신은 안버린 반짝짜리 정시파인데(내신이 2.0n이라 버릴수도 없어요) 수1은...
-
다른 커뮤에서 보고 왓는데 왜 검색해도 안 나오노… 오랜만에 오르비라 내가 검색 못하는건가
-
오늘으 야식 0
술은 없지만 껍데기가 땡겨서 왕복 3.4km 걸어서 공수해왔습니다 냉동보관인 게...
-
제원래목표는 2
건대 이상이었음 수능 전날까지도 건수의아님
-
평균 겨우 넘겼었네.. 어디서 우울증 심하면 낮게 나온다고 본 적 있던 거 같은데...
-
잇올 빌보드 0
잇올 빌보드 100등안에 드려면 어느정도 나와야되나요? 5덮부터 볼 예정이라 궁금하네요
-
개똥노답머리가 공부 미친듯이 하면 몇등급까지 찍어요? 5
평균적으로요 재능 그런거 다 빼고 진짜 개똥멍청이머리에 성실한 태도요 학원 과외...
-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각각의 사람이 하는 실수는 서로 다르게...
-
재르비를 한다면 16
당당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해
-
왜 f'(x)의 판별식 d가 0보다 작아야만 연속인가요? 또 왜 d가 0보다 크거나...
-
이 기만자들아 난 9모때 가천대 외국어계열이라도 가게 해달라고 빌었어 진짜 보내만...
-
소신발언 14
ㅇㅇ대는 줘도안간다 ㅇㅇ과는 줘도안간다 ㅇㅇ과 갈빠엔 ㅇㅇ과감 이런 말들 전부 그...
-
물리 질문 4
빗면 경사각이 다른 상태에서 A랑 B가 같이 연결되고 실로 당겨서 둘다 같이 위로...
-
독재 다니면서 공부하고있습니다. 국 수 8등급 인데 국어는 심찬우쌤이랑 국일만...
진짜 모든 글 중 가장 도움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