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다보탑은 개성에있다 [778258] · MS 2017 · 쪽지

2018-11-16 10: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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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한탄좀 들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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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 국영수 채점하고 발작할 정도로 엉엉 울었습니다

화작문에서 27분 걸렸을때 어? 이게 아닌데 침착하게 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어도 31번과 같은 이해가지 않는 문제들이 많아 당황했습니다


심지어 5분남았을때 전 가상세계지문과 일동장유가 지문이 남았습니다 살면서 봐왔던 모든 국어시험중에서 제일 어려웠고 이만큼 시간에 쫓겨 못푼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진짜 문제보다가 10분 남았다고 방송나왔을때 울면서 남은문제 풀다가 다 찍었습니다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는 거였나 그동안 고생했던 시간과 돈은 다 어디로 버린걸까

남은 시험이라도 잘보자 했지만 여파가 컸는지 채점하고나니 처참한 점수로 현역때보다도 못본 점수였습니다


그동안 재종에서 생활하면서 봐왔던 수 많은 모의고사도 물론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이정도로 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거의 마지막으로 본 10월 더프리미엄에서도 위와 같은 성적을 받았고 아 이정도면 수능때 지방의대는 갈 수 있겠다 행복한 상상을 펼치고 자신있게 엄마께 말씀드렸습니다 의대가서 꼭 보답하겠다고....고작 n수생 18000명이 본거지만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처참히 박살나버렸고 제 성적표엔 234111이라는 살면서 처음보는 숫자가 적히게 생겼습니다

정말 어제 너무 속상하고 죄송한 마음에 울고불고 하루종일 침대에서만 있었습니다 작년 수능 후 제 모습과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작년엔 즐기다 재수하자란 마음에 미친듯이 게임을 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눈치도 보이고 삶의 의지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네요


영어때문에 갈수있는 수시도 하나남았습니다 그것도 수시 마지막날까지 설마 망치면 어떡하지란 마음에 쓴거였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 몰랐네요

어제 수능을 보고 깨달은건 이제 국어는 그 동안 국어 못하는 제가 피나는 노력으로 1등급으로 만들어왔던 시험이 아닐수도 있다는 게 가장 컸습니다

현실적으로 삼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두려움때문에 1년 더 한다고 해서 성공할 거 같지도 않습니다 제 한계에 다다른거 같네요 정말 어제처럼 내년 국어가 이런 기조로 나온다면 전 다시 똑같은 점수를 받을거 같습니다


앞으로 정말 뭘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동안 노력했던게 한순간에 사라지는게 억울하고 현역때보다도 못가는게 원통하지만 삼수를 결정하기엔 전 모자르고 나약하고 입시에 진절머리났습니다


여러분 모두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결과도 아름다웠으면 값진 노력이 되었을텐데 씁쓸하네요 해질녘 강대옥상에서 테헤란로를 바라보는 제 뒷모습을 누가 찍어준다면 퓰리처상감이겠네요ㅎㅎ

혹시보고있을지도 모르는 강대 13반 친구들아 9개월동안 고생많았다 잘봐서 즐거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됐네 다들 잘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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