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만세 [616771] · MS 2015 · 쪽지

2018-11-18 02:19:13
조회수 2,730

[긴글주의] 심심해서 써보는 19국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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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수형입니다.

* 글을 쓴 이유는 심심해서기도 하고, 혹시나 내년 수능국어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담이 눈곱만큼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입니다. 이깟거 90점대 떠봐야 원서철만끝나면 인생사는데 별 쓸모 없다는거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딱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파본검사

문학 뭐나왔는지 슬쩍 봄. 죄다 익숙한 작품인거 같았음.

현역이었던 17수능때 시장과전장 연행가에서 개ㅆ멘붕을 먹은 나는 ‘그래 대충 6평 비슷하겠구나’ 생각함.

필적확인문구 쫌 마음에 들었음.


—-화작문—-


1~3번

그냥그냥 화법이었던거 같음.

뇌가 아직 굳어있는게 느껴졌기 때문에 일부러 천천히 풀었음.

라디오 쫌 참신했음.

실모풀때 대충 첫지문 5분정도 써도 됐었던거 같아서 일부러 다풀었는데도 한번씩 더봄.

그리고 이는 45번 문제에서 나비효과를 불러오게 됨.

이때는 몰랐음.


4~7번

나는 이 작년에 새로 등장한 화작 융합지문이 전혀 융합이 아니며 인간지네마냥 화법지문 하나 작문지문 하나 그냥 갖다붙여놨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밑으로 내려가서 (가)를 읽음.

엥, 이게 끝이야?

일단 문제로 내려감.

(가)만 읽고 풀수있는 문제가 없음.

뭐지 시발?

일단 (나)를 읽음. 무슨 시발 대화가 존나 길었음.

이때 습관적으로 달리고 싶었으나, 화작에서 달리다가 틀리면 뼈가 꽤나 아프다는 걸 알고 있던 나는 ‘화작은 절대 달리지 않는다!’를 복기하며 차분하게 품.

시계 봄. 15분 지남. 사실 멘탈 터질법도 하지만 내가 수능한번 쳐보겠다는데 들어간 학원비 약 천만원가량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음.

‘그래, 난 원래 화작이 약하니까. 15번까지 9시 안에 끝내면 돼.문법이랑 문학에서 달리면 되니까.’


8~10번

로봇세? 역시 수능답게 참신하군. 하고 생각하며 쭉 읽음. 내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말리는 기분이 들기 시작함.

다푸니까 9시 쪼금 안됐었나 9시였나 그랬던거 같음.

‘괜찮아. 문법에서 시간 벌자. 난 작년에 1년 놀고 재미로 친 18국어 문법도 다 맞았잖아? 할 수 있어.’


11번

보기 읽음. 대략 멍함.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음.

정신 차리고 다시 봄.

‘아니시벌, 무슨 과탐문제를 여기다 박아놓으면 어쩌라는거야?’

화1에서 s오비탈어쩌구 분의 p오비탈어쩌구 문제 푸는거마냥 하나하나 다 나열해놓고 맞춰본거같음.


12~13번

지문 읽음. ‘존나 뭔소리야?’만 오버슈팅번 반복한듯. 

하지만 나의 강력한 행복회로에 의해 지탱되는 나의 멘탈을 터트리기에는 아직은 부족했음. 어찌어찌 품. 사실 이때부터 좀 정신없기 시작함.


15번

밭게...뭐? 밭게가 뭐임? 이게 봉소도 아니고 뭐지?

일단 허둥지둥 a에 밭게 넣고 bc 찾아봄. 

답을 찍음. 찜찜함. 다시 생각해 봄.

‘밭다가 기본형인데 밭게가 따로 있을 리가 없고, 저 자리가 밭게면 위에 바투 어쩌구 하는 예문은 어따 쓰지?’가 뇌를 스침.

부랴부랴 5번으로 답바꾸고 진행함.


—-비문학—-


16번

본래 비문학은 선지랑 지문대조 정말 꼼꼼하게 하면서 푸는 스타일임. ‘비문학에선 절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가 내 기조였음.

1245 지우고 3 남음. 답인 근거를 찾기 시작함.

아무리 생각해도 3이 답인 근거가 없는거같음.

‘설마 언급 안했다고 틀렸다는건가...? 내가 아는 평가원식 논리는 이렇지 않은데..? 이시벌좆능!’

일단 다른게 다 아니니 3찍고 넘어감.


27번

일단 대놓고 맞는선지 먼저 걸러내려고 했음.

5개 다맞는거같음. 정신차리고 다시봄.

이놈들이 문제를 한단계 더 꼬아놨음.

욕하면서 어찌어찌 답 냄.


28번

선지 존나 빡빡함. 안 걸러짐. 2345 다 제끼고 1번이 답인거 같은데 지문을 아무리 뒤져봐도 근거가 없음.

‘이시벌좆능!’

결국 1번찍고 다음문제 넘어가서 풀다가 그제서야 지문에서 5번 답근거 찾고 5로 바꿈.


29~30번

그냥저냥 풀었는데 선지 거르는 느낌이 내가아는 평가원 느낌이랑 너무 달랐음. 그래도 답은 나오니 진행함.


31번

물리 내신 1등급이었던 과거의 기억과 감을 총동원해서 머릿속으로 3D그림을 그리며 오답골라내기를 시도함.

미친. 다 맞는말인거같음.

‘이시벌좆능!’

정신차리고 다시보니까 2번선지에 지구랑 태양이 질량이 같다고 돼있음. 개소리지만 지문에 그렇게 써놨으면 맞는말이니까 지문으로 넘어감. 못찾음. 일단 그냥 2번고르고 넘어감.


39~41번

드디어 굳어있던 뇌가 좀 일하기 시작함. 정말 다행이었음.

내가 이때부터 두뇌가 풀가동되기 시작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가능세계가 제일 풀만했음.

어찌어찌 답 냄.


42번 (참고로 나 오답논란 내용 뭔지 모름)

선지 하나도 이해 안됨.

일단 개소리부터 걸러내고 나머지중에 고르자 하고 개소리 거르기를 시도함.

씨알도 안먹힘.

‘이시벌좆능!’

이 시발 이거 설마 앞말 뒷말 연결성 묻는거냐?

그래도 평가원이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음. 지문가서 하나하나 다 대조해봄. 워낙 정신이 없었어서 답나오는 논리고뭐고 기억 하나도 안남. 그냥 지문이랑 선지에서 말하는게 틀어지는게 보이길래 어찌어찌 답은 골랐음.


비문학 다풀고 시계 봤음. 9시 40분임. 문학 15문제 남고 20분남은거임. 속으로 욕존나함. 난 좆됐음. 엄마가 내 반수에 쏟아부은 천만원은 순식간에 취미비용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함.


—-문학—-


현역때 쳤던 17수능에서 문학 20분컷하고 문학에서 두개밖에 안틀려서 95점이었던 나자신을 한번더 믿어보기로했음. 뭐 어쩌겠음. 멘탈 나가서 못풀면 손해보는건 나임.

진짜 인생 최고 빠른속도로 달렸음. 원래 문학도 선지5개 전부다 지문대조해보고 답근거찾으면서 풀었었는데 이번엔 그딴거 없음. 모든 지문은 대각선으로 읽고 문제는 그냥 눈에 답들어오면 찍고 바로 넘어감.


22번

너무 어이가 없게 쉽게 답나와서 기억함. 푸는데 2.2초쯤 걸린듯. 다른 문제의 온도를 생각했을때 절대 이렇게 단순할리가 없지만 내가 이 국어 다풀고 시간이 남는 가능세계도 존재는 할테니까 일단 넘어갔음.


26번 (틀린문제)

‘보통 이런건 일치수준에서 나오니까 쉬울거야.’

ㄱㄴㄷ읽음. 선지로 옴. 풀수있는게 하나도 없음.

‘이시벌좆능!’

결국 시나리오 다시 다 읽고옴.

워낙 정신이 없었어서 답나오는 과정은 기억이 안남.

(오늘에야 알았는데 #75 내에서는 서로 다른 두 공간이 나타날 수없으니 5번이 답이라고 함. 개빡침.)


시계 봄. 15분도 안남았던걸로 기억. 진짜 좆됐음.

봉소때 지문 하나당 5분컷은 해봤어도 그 이상은 해본적이 없었음. 

일단 3문제짜리 3개 남은걸 위안 삼고 평가원을 한번더 믿기로 했음.


33~35번

존나 다행임. 둘다 운문이었음. 

대각선으로 33.35초만에 ‘스캔’하고 답 탁탁탁 찍음.

셋중하나 답 골랐다가 밑에 내려갔더니 더 답인게 있어서 답 바꾼게 있었던거 같은데 진짜 너무 급해서 기억도 안남.

시계 봄. 그래도 시간좀 벌었음. 나머지 두지문 5분컷하면 가채점표 적을 시간은 남을거 같았음.


다음지문 봤음. 씨발. 소설임. 근데 임장군전임 오예~~


36번

보통 이런 문제는 맞는거 고르라는 문제로 나왔던거 같은데 틀린거 고르라고 내서 좀 생소하단 생각 들었음.


37번

글을 대각선으로 37초만에 ‘스캔’하고 왔으니 풀수 있을리가 없었음. 봉소풀때 이런문제 대충 때려맞추기로 답골랐다가 피본 기억이 분명히 있어서 다시 가서 각 인물이 뭐 했는지만 봄. 

이시벌좆능. 인간은 또 뭐이리 쳐많은지 진짜 좆같았음.

진짜 겨우맞춤. 존나 운 좋았음.


38번

내기억에 임장군전 세문제중에 얘를 제일먼저 건드린거 같음. 

42번풀때랑 똑같은 느낌 들었음. 일단 눈이 3번으로 갔는데 3번에서 답냄새가 나길래 3번을 찍어놓고 문제를 다시 봄.

‘시발 얘도 연결성이냐?’

이시벌좆능. 4번에서 전형적인 평가원식 말바꾸기 선지가 있어서 겨우 답고침.


43~45번 (여기서 두개 틀림)

그냥 얘는 읽지를 못했던거 같음. 페이지 딱 넘기니까 5분 남았음. 진짜 좆된거임.

하지만 난 18수능까지 수능은 4년연속 마지막 지문은 쉬운 3문제짜리 문학지문으로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고, 올해도 마지막 지문이 3문제짜리이니만큼 또 믿어보기로 했음.

속으로 ‘이시벌좆능’만 100번쯤 외친거 같은데 또 믿어주는 나란남자도 참 아직 사람될려면 멀었음.

중략 윗부분은 대충 아는내용인데 아랫부분은 무슨말인지도 몰랐고 45번 보기 보고 그제서야 무슨 내용인지 파악함.

마음급함 최고조. 레알로 답같이 생긴놈 그냥 찍음. 다른선지 읽을시간 없음. 그래서 무슨 문제가 나왔고 답이 왜 저거였는지 등등 아무것도 기억나는게 없음. 아예 뇌를 거쳐가질 않았으니 기억이 날 리가 없는것도 당연함.


45번 일단 답을 내고 나서 가채점표 작성함. (아, 한문제 풀고 한문제 마킹하는 스탈이라 마킹시간이 따로 필요하진 않았음.)

가채점표 다적고 제대로 옮겼는지 4.5초만에 확인하고 시계보니 종칠때까지 ‘20초’ 남음.

20초 동안 45번만 붙잡고 파기로 함.

답 2번 해놓고 345는 읽지도 않았는데 이제서야 읽어보니 뭔가 4번에서 정답의 냄새가 강하게 났음.

이럴때 섣불리 바꿨다가 괜히 후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일단 두뇌를 풀가동시켜서 중략이후부분을 드디어 제대로 읽기 시작함.

근데 세줄 읽으니까 종침. 씨발. (아 그냥 바꿀걸.)

1~3번에서 5분 채운답시고 머물러있지만 않았어도 1분30초는더 확보할수 있었음. 이시벌좆능. 어쩌겠음. 그냥 냈음.


—————-


집와서 채점함. 저렇게 문학 3개틀려서 92점임.

나도 내점수가 믿기지가 않음. 채점직후 아직 컷 확인 전이라 내가 잘친건지 못친건지도 모르겠고 일단 이 좆같은 시험이 1컷이 17수능보다 높지는 않을테니 1컷은 받지 않을까 싶었음.

몇시간쯤 더 있다가 1컷 조심스럽게 확인함.

역시 전과목 중에 납득할 수 있는 1컷은 국어밖에 없었음.

왜 수가1컷88인 가능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거임? 이해할수없음. 딱히 내가 수가 88점이라 그러는건 아님. 


이거 그냥 운좋아서 90점대 뜬거같음. 이딴걸 어떻게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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