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씹망후...... 새벽 푸념(장문 주의)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9367862
작년 현역인 당시에는 수능에 대한 두려움이 란게 별로 없었다.
아니.
두려움을 외면한 걸 수도 있었다.
그 해 수능은 예상했던대로 못 봤었다.
실모로 연습도 한 번 하지 않아 omr 실수로 엄청나게 날려 먹었던 것도 있었고 실력도 없었다.
어머니에게는 겨우 설득해서 재수를 동의 받았었다.
그렇게 한 해를 보냈다.
이번에는 작년과 다르게 omr 연습도 했고 인강 풀 커리도 타봤다.
그리고 인생의 2번째 수능을 쳤다.
하지만, 수능은 결과가 과정이고 결과가 쓰레기면 과정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쓰레기가 된다는 걸 보여주는 거 같았다.
재수는 현역 때보다 더 못 나왔다.
오르비식으로 망했다가 아니라 진짜로 씹 망했다.
국 영 탐은 조금 올랐다.
하지만, 실수크리와 울렁증 크리로 수학에서는 문제를 제대로 읽지도 못 했다.
뭐 그 전부터 계속 부담감이 엄청났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엄청난 부담감이 말이다.
어찌 됐든 그 결과 현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학을 날렸고 가고 싶은 곳은 커녕 대학을 갈 수 없을 정도로 망쳤었다.
누군가는 이런 내 결과를 보고 과정이 쓰레기였다 말할 수도 있고 노력이 부족했다 말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받아들여도 과정이 쓰레기였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진짜 과정 마저 쓰레기라고 받아들이면 내 1년은 진짜 쓰레기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나 만큼은 과정이 아름다웠다고 믿고 싶었다.
그 후 우리 부모님은 나를 자책하지는 않았다.
겉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애당초 우리 부모님은 내 입시(성적)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믿어주셨던 것이고 아버지는 진짜로 별로 관심이 없으신 분이었다.(비하x 말 그대로 관심x)
그 후 나는 잊고 싶었지만도 매일 이 시간이 되면 그 떄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국어 때 문자가 팅기는 것부터 그 영향으로 수학 때 울렁증이 왔던 것도 해서 말이다.
그 당시 수능 국어를 볼 때 감정은 슬픔을 넘은 '미안함'이었다.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아니었다.
'자신'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그 감정이 계속 밤마다 떠오르면 웃다가도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현역 수능 당시 어머니에게 재수를 허락 맏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우리집은 2분이 월 400정도 버시는 그냥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런 집에서 재수를 한다고 말하는 건 그거 자체가 불효였다.
뭐, 실제로 나는 재수 하면서 부모님께 인강 빼고는 손을 빌리지 않았다(옷도 안사고 용돈도 한달에 5만원 받음.)는 것만 봐도 나도 나름의 죄책감은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재수를 허락 맡는 게 힘들었던 건 우리 어머니는 남자에게 나이는 목숨 다음으로 중요하다 생각하시는 분이다.
나는 빠른 년생이라는 이유로 군대도 못 간다고 해서 겨우 허락을 맡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더 이상 3수 까지 하고 싶다 허락도 못 맡을 거 같았다.
부모님하고는 재수 당시 약속을 했던 것이 있었다.
'성적이 니가 생각했을 때 망하면 그냥 폴리텍 전기과 가서 기술 배워 취직해라.'라는 약속을 말이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님은 폴리텍에 취업 환상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어머니의 소망은 최소한 내가 어디나가 굶어죽지 않는 것이라 하셨다.
한 입으로 두말하기는 싫었고 폴리텍을 찾아보고 있었다.
아니 사실 이제 그만하고 싶어 도망가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잠잠했던 교육학을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
수학교육학을 배우고 싶다는 어릴 때 부터의 욕망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내 마음에 뿌리깊히 박혀있었다.
이제 배울 수 없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너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마다 나는 또 다시 못난 나를 자책한다.
이렇게 이 밤에 이런 글을 쓰는 건 이런 얘기를 할 사람이 여기 정도 밖에 없어서 인 거 같아 적는다.
지금의 나는 계속 저울질을 상상한다.
한쪽으로는 교육학에 대한 욕구, 열정을 한쪽으로는 현실을.
그리고 저울질 할 때마다 눈물이 계속 나올 거 같은 맘 뿐이다.
마지막으로 다시금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무능함에 대해 말이다.
11월 달은 점점 더 추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더 저울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계속 말이다.
너무 두서없이 쓴 거 같아 올릴지는 고민된다.
하지만, 지금도 이글을 쓰면서 눈물이 나오고 있어 이성적으로 확인할 수가 없으니 조금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구글에 검색하면 지방처럼 한곳만나오는게아니라 뭔가 여긴가???싶은곳들이 여럿있어서요...
-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물가 상승 문제는...
-
고민상담해주세요 3
고1인데 처음중간고사 개좆됐는데 다음부터 잘하면 희망있나요? 아니면 이미망햇으니까...
-
[오늘의 독해9] LET ENGLISH BE ENGLISH 0
오르비 학생분들 안녕하세요:) 저 개인적으로는 수능영어를 가르침에 있어서 보다는...
-
ㅆㅂ 방학때 한거 뇌에서 증발했나
-
사탐하고 공대는조금힘든거아닌가 경시는 과탐 과산 센걸로아는데 중대5프로라고봐서 걍...
-
오늘할일 4
블로그 사용법 마스터하기 책도 빌려왔다구
-
계속 보는데도 모르겠고.. 어떻게 써야되는지도 모르겠고... 사인코사인법칙을 어떻게...
-
하,,,, 지금 계속 새로고침하는데 진짜 애가타네요,,, 부모님몰래 동기부여받으려고...
-
솔텍 시즌1이랑 n제 이렇게 두권인가요?? 워크북도 있다는데 n제가 껴있는건가요??
-
1시까지인데 부탁드립니다.커피쿠폰 보내 드릴게요
-
Tranquility crystallize Deity Tentative...
-
지로함은 괜찮았는데… 울고 싶다 진짜
-
동아시아사 2주동안 해본 노베이슨데여 원나라 시기까지(3단원) 했는데 나머지 단원은...
-
지금 생각해보면 어케했지 생2 배우고 갈껄 좀 후회됨
-
수학 0
삼각형의 무게중심 좌표 현우진 강의 듣고있는데 수능에는 필요없고 내신만 들으라는것같은데 넘겨도되나요
-
밑에 두개만 그려주셔두 돼여ㅜㅠ
-
ㅈㄱㄴ
-
3연패하겠네;
-
혹시 김범준t랑 스타일 비슷한 강사분이 시대에 계신가요?? 파이널 시즌에는 미적까지...
-
인강만 봤을때는 착해보이고 좋아보이시는데 논란 ㅈㄴ많아서 당황스럽네.....?
-
3까지는 그래도 40대구나
-
서울투어 다끝나서 내일 지방으로 내려가야하는데, 버스고 기차고 전부...
-
이른 점심 ㅇㅈ 7
오랜만에 친구만났다! 1년만이네
-
[단독] 학생인권조례 폐지 후 벌어진 일... 서울A고 "용의검사하라" 4
▲ "인권은 폐지할 수 없다!" 서울학생인권지키기 공대위 회원들이 26일 오후...
-
갑자기 땡기네요
-
드릴 워크북<<< 이거 진짜 가성비도 좋고 문제도 좋고 역대 드릴킬캠 모음집인데도...
-
라네요 제 수업은 N수생 학생들이 많이 듣는 편인데 대부분 인강이나 현강이나...
-
ㅅㅇㄷㄱㄱㅅㄷ 3
서울대가고싶다
-
작년 최저떨한 재수생입니다. 내신은 1.6 후반대이고 생기부를 나름 잘 챙겼다고...
-
"BTS 이용 중단하라" 하이브 앞 근조화환…무슨 일? 1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하이브 대표 그룹...
-
얼버기 12
젠장 또..
-
고2까지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는데 고2 말부터 공부를 놓더니 고3 때 수능을...
-
軍, 3월에 NLL 넘어온 미상 풍선 격추…중국발 등 가능성 1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정체를 알 수 없는 풍선 형태 비행체가 서해...
-
"BTS도 군 복무 열심히 하는데…" 병무청장 폭탄 발언 1
이기식 병무청장이 체육·예술요원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폐지...
-
정시러 샘들한테 욕먹 19
고2인데 이제막 정시로 틀었는데 6모에서 11111 일케 못받으면 샘들한테 욕...
-
벌점 생겼어요 ㅜ
-
수잘싶 3
아.
-
대학 상향이다 하향이다 이런 거 담임 선생님이 프로그램 돌려봐서 알 수 있다고...
-
안녕하세요? 전원 서울대 출신 생기부/세특 전문, 올리미 컨설팅입니다. 고등학생...
-
안녕하세요. 이투스 인문논술 5년 연속 1타 강사. 논술을 가르치는 최은식T입니다....
-
ㅈㄱㄴ 재수이상만 푸는 것 같아서 질문드려요
-
[속보] 서울고법, 의대생 자녀 둔 판사 '의대증원 재판' 배제 7
의대 증원 금지 가처분 신청이 1심에서 대부분 각하된 뒤 항고 절차를 밟는 가운데...
-
근데 또 체면이 있는데 무르지는 못하겠고 오또케 오또케 = >그냥 딱 이러는 중임
-
학원에서 줘서 풀어보는데 왤케 별로인 것 같지 지문도문제도맘에안듦 내가 이상한건가요
-
운동 ㅈㄴ 한 글래머가 진리임 반박할수 없다 이건 ㄹㅇ
-
의심하지말자 1
-
19) 9
변하지않는 나날에 울고 있던 나를 너는 상냥하게 끝으로 이끌어 잠기듯이, 녹아가듯이...
-
ㄹㅇ로
-
내가 알기로 정부가 브리핑할때 유급 증원 감축 관련해서는 늘 '유급 시키지 않겠다'...
지금 당장은 결과가 쓰레기같아 보여 과정이 묵살되고 있을 뿐...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니란 걸 꼭꼭 기억하시길...
감사합니다. 마음은 쓰레기가 아니라 말하지만 뇌는 쓰레기라 말하고 있어 힘드네요.
제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수학교육학을 배우고 싶다고 하신 것을 보면 나중에 임용고시를 보고 싶으실 것 같으신데, 지방권 사범대에 가셔서 열심히 하시면 충분히 승산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정시 접수기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 충분히 고민해보시고 최선의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 어딜 가든 본인이 최선을 다한다면 길은 열리니까요
수학이 상상이상 보다 더 망쳐서 대학도 못 쓸 겁니다. 이렇게 쓰고나니 이런 새끼가 교육을 배운다는 것도 자괴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