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정시파이터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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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중에서 내신만 비교하겠다.
내신과 수능은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르다.
내신은 한 번 크게 망치면 복구 불가능하고
수능은 마지막 한 판에 결정난다.
이 성격 하나 때문에 수능은 도피처가 된다.
절대 수능이 더 쉬워서 도피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내신과 수능의 시스템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도록 생겼다.
그러면 누군가는 한 번의 실수, 시행착오 없이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내신을 잘 하는 사람이
더 고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텐데.
내신은 문제 수준이나 상태가 학교마다, 출제자마다 제각각이고
수능과 평가하는 내용도 다르며, 수능에 비해 문제의 질이 심하게 낮다.
어떤 과목들은 그 과목의 고유의 특성과 동떨어진 방법으로 공부해야만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출제된다.
내신이 더 고평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내신의 문제 수준과 공정성이
수능의 발 끝에라도 미치고,
절대평가의 단점 (같은 등급 내에선 점수 차이 많이 나도 동점) 과
상대평가의 단점 (응시자 수 적으면 아무리 공동으로 실력이 좋아도 등급 폭락) 을 모두 해소해야
인정하는 것이 맞다.
정시파이터는 입정시파이터에 의해 이미지가 상당히 손상되었다.
입정시파이터는 공부를 안한다.
그냥 당장 며칠 뒤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공부가지고 잔소리를 듣기 싫은 사람이
정시 올인한다고 핑계대는 것이다. 누가 대놓고 공부하기 싫다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하겠냐.
고백 거절 멘트랑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어째 정시를 그렇게 깎아 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입정시파이터의 이미지를
조용히 공부하는 정시파이터에게 씌우려고 드는 것 같다.
입정시파이터는 아예 표본으로 쳐주지 않는게 맞다.
싸울 준비도 안하는것들은 파이터 라는 말이 붙는거 자체가 사치다.
한국 언론과 정부는 '학교를 통해서'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상대적으로 값싼 공교육이 값비싸고 돈을 많이 지불해야하는 사교육을 이기지 못하면
문제가 있음을 알고 고쳐햐 하는데, 문제를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원점수가 중요한게 아니고,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중요해요!" 라고 귀띔조차 하지 않고
자기 자식이 1컷 78시험에서 92점 받는 것 보다 1컷 100 시험에서 100점 받는걸 더 좋아하는
학부모만 생각하고 불수능과 상대평가를 모두 전환한다.
이 정신나간 집단은 '학교를 통해서'에 집착하고 아집을 보이기에
내신과 수능에 다른 이미지를 씌운다.
내신과 수능을 모두 잘하는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성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내신'만' 잘하는 사람과 수능'만' 잘하는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가지만 동등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내신을 열심히 안해서 정시로 돌린것은 어느 정도 도피성향이 있는것이 맞다.
그런데 정시로 돌리고 내신 공부 할 시간에 놀지 않고 공부를 한다면?
주먹 구구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정 원서나 문헌도 찾아보면서
수능 공부를 배워서 당장 남 줄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한다면?
내신을 준비하는 사람이 텍스트를 통째로 암기할 시간에
처음 보는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고 개념에 대해 더 엄밀하고 깊은 공보를 할 실력을 갖췄다면
결과적으로 도피라도 할 수 없다. 다른 길을 걸었을 뿐이다.
그러나 '학교를 통해서' 가 필요 없다는 이유로 수능을 어떻게 공부하든 내신이 뒤떨어진 사람은
내신이라는 한 종류의 시험을 못 본 사람을 넘어서
상대적으로 불성실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평가한다는 말이다.
내신시험에서 달달달 바짝 외우고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평균 순공 6시간 내신1 수능3 일반고 학생보다
2학년때까지 학교수업 잘 들으나 내신을 비생산적이지 않을 만큼 적당히 하고
남은 시간에 정시를 준비하는 평균 순공 9시간 내신3 수능1 일반고 학생이
저평가 받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을 잘못되었다.
내신에 성실함이라는 수식어를 제발 붙이지 말자.
붙일거면
1. 내신의 낮은 퀄리티
2. 내신의 복구 불가능한 시스템
3. 잘못된 공부 방법 유도
4. 학교 간의 격차
이들을 모두 개선 하고 나서 붙여야 한다.
학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5. 각종 비리
까지 포함할 수 있겠다.
오르비에서도 지균 및 학종 입학생을 두둔하는 와중에
정시올인을 도피, 불성실한 사람 이라고 싸잡아 표현하는 사람들이 보여왔다.
"수준 낮은 학교에서 낮은 실력으로 전형빨로 운좋게 대학 가는 것은
그 시스템의 문제일 뿐, 그 기회를 거머쥔 사람은
비리를 저지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은 비난하지는 마라."
그들은 이런 주장을 하면서도
"내신의 복구 불가능한 시스템 때문에, 내신이 너무 비효율적이라서, 선택과목과의 불일치 때문에 자의이자 타의로 정시로 전향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며, 비판받을 이유도 없다."
이런 주장에는 썩 동의를 못하는 것 같다.
동의를 할거면 둘 다 해야지
둘 중 하나만 하지 말자.
글 제대로 안읽은 사람 있을까봐 요약
내신과 수능으로 성실성을 다르게 평가하고 싶다면
내신 제도에서 고칠걸 다 고친 뒤에 하는것이 맞다.
교육부나 정부가 말하는 수식어를 그 전까지는 믿지 말자.
제목이 뜬금없는데
정시파이터들의 고충의 원인 중 일부를 생각나는대로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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ㅆㅇㅈ
마지막 두 문장 모두 동의
구구절절 옯은 말 ㅇㅈ합니다. 특히 중간 입정시파이터 부분은 진짜...ㅋㅋ 일반고 대부분이 정시파이터 정시파이터 하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은 소수지요.
ㅇㅈ합니다
정시파이터면 내신기간에 노는게 아니라 쉬지않고 정시준비를 해야하거늘
그렇나요? 일부는 공감이 가지만, 나머지는 제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좀 그렇네요.
1. 선택과목의 불일치 : 포함해서 공부하면 됩니다. 저는 사탐 중에 세계사 세지를 제외한 나머지를 내신으로 봤고, 심지어 3학년때 한지/법정/사문을 내신으로 봤지만 수능은 생윤/경제였죠. 이공계 친구들도 님이 말하는 '정시파이터' 들이였는데, 물화생지 다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건 이유가 될 수 없어요.
2. 물론 내신이 수능에 비해 객관성이 떨어집니다. 문제도 질이 낮은게 맞고요. 그렇기에 이는 개선될 부분입니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측면은 개선되야겠죠. 이 부분을 통한 성실성 평가의 문제는 격하게 공감합니다.
3. 허나 내신이 한번 조졌다고 끝나는 건 아니라서요. 왜 괜히 입사관님들이 우상향 곡선을 좋아하고, 그리고 과목 등급 급락이 있어도 괜찮다고 하시겠습니까? 전반적인 걸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죠. 수능으로 확인하기 힘든, 보다 심도 있는 탐구라든지요. 또한 반례로 이번에 설공 붙은 친구들 중에 몇 명이 --- 제 학교와 동아리에서 사귄 친구들-- 시험때 감기가 걸려 수학이 6~7등급 나온 친구들도 있었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렇기에 수시 정시 비교하는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님 의견처럼 정시파이터에게 안좋은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별로지만, 갖은 이유를 들어 수시를 깎아내리는 것 또한 별로라고 생각해요.
1. 1번은 약간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네요... 그냥 포함해서 공부하면 된다니... '그런 경우도 있다'와 '전체적인 경향성'은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5과목을 전부 다 공부해놓고 내신과목 수능과목 구분없이 다 공부하겠다 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사탐과 과탐의 차이에 대해서...
'사탐은 뭐든 6월부터 시작해도 ㅆㄱㄴ.'
'수능때 절대 보장은 안되지만 1등급 경험해보는 정도는 1~2달이면 과목 바꿔도 누구나 ㅆㄱㄴ'
이런 말들이 오르비에서 자주 보이고.
'지진 1주일 연기로 사탐실력이 늘었다는게 농담이 아닌가보다.' 라는 말도 여러번 봤습니다.
그만큼 사탐은 등급컷이 항상 폭등하는 대신 1등급을 경험할 수 있는 실력에 도달하기는
매우 쉽다는 것인데,
14학년도 이후의 과탐은 절대 안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사탐 경험 하나로 제가 말한 문제점을 반박하는건 어렵고요.
그리고 과탐도 주변 친구들 얘기를 하셨는데
물화생지를 다 한다는게 원과목 말한거죠?
원과목은 고2때 다 합니다. 수업시간에 제대로 들으면 네 과목 내신 2~3등급이라도 받는건 어렵지않습니다. 그래서 물1화1생1지1 내신용으로 다 하는것은 문제가 안됩니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투과목입니다.
CASE1) 투과목 응시자이지만 개설과목이 완전히 어긋난 경우
예를 들어 화1물2 응시자라서 2학년 말에 투과목 개설 신청과목으로 물2를 썼는데
신청자가 3명뿐이라서 씹히고 생2지2수업을 강제로 듣게 된 학생.
CASE2) 원원 응시자의 경우
이렇게 수능 신청과목과 내신 과목이 완전히 어긋났을 때 내신을 잘 챙기려면 투과목을 다 잘해야하는데 그게 고역입니다. 고3때는 교사들이 수능위주 공부를 해준답시고 내신시험에 평가원 기출을 변형해서 내는데, 아무생각없이 어려운 문제 복붙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게 해당 투과목 선택자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비선택자에게는 그냥 내신 포기하라는겁니다. 포기하고 싶지 않으면, 선택 안하는 투과목 킬러도 다 공부해야해요.
내신의 문제점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은
현재의 내신 선택과목 시스템도 그냥 노력과 양치기로 때리면 된다는건데
그건 본인이 말했듯이 개인의 경험에 비추었기 때문에 그런거고요,
과탐 투과목의 상황을 보면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가 맞습니다.
이과는 또 그런 문제점이 있겠군요. 잘 읽고 새로 배우고 갑니다.
문과로써 1등급을 경험해볼 수 있는 실력에 도달하기는 매우 쉽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만 3년간 사탐 1등급 놓치지 않으려고 제 실력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3년간 공부했던 입장에서, 그리고 동아시아사 세계사 수능과목이었던 당사자 입장에서 사탐은 6월부터 뭘해도 ㅆㄱㄴ 이런 허황된 오르비식 허언을 갖고 오시는 건 약간.. 기분이 조금 안좋네요.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정치 경제 이런 과목들은 6월부터 해서는 수능1등급 불가합니다. 뭐 2등급이야 6월부터 해도 맞을 수 있기는 하다마는 상위권 문과 정시 입시에서 사탐 2등급은 그닥 내세울만한 게 못됩니다.
저는 그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상관없이
과장이 있다 해도 그런말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런 의견에 반박을 하는 사람이 안보여서
과탐 난이도 묘사에서는 농담으로라도 보기 힘든 내용이라 강조하기 위해 썼긴 했는데
저도 과목에 대한 무지로
모든 과목의 특징을 반영하지 않은 의견을 인용해버렸네요...
그 점은 분명히 제가 경솔한게 맞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빠른 피드백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허언이아니고 할 수 있을거같은데.. 6월부터해도..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당
입정시파이터 덕분에 정시파이터 피해받는거 공감..
정시충이랑 정시파이터는 엄연히 다른데 똑같은 취급하는게ㅋㅋㅋ
와 개쩐다 정리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말 다써놨네
어떻게 생각하면 수시는 성실하다 라는 프레임이 정시는 수시에 비해 성실하지않다 라는 해석이 가능케 만드네요. 잘읽고갑니다.
진짜 정리 깔끔하게 잘 쓰셨다
내신의 비효율성과 여러가지 지적하신 부분들이 정말 공감이 되지만 내신 문제의 퀄리티가 낮다는 말이 문제의 난이도를 말씀하신거라면 살짝 기분이 나쁠거 같네요 ㅠ
흑흑 정시파이터도, 수시파이터도 아니었지만 내신 3에 모의고사 (주로) 1인 사람 입장에서 정말 내신은 너무 학교별 격차도 크고 정말 이 시대가 (말로만) 원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과 정말 거리가 먼 것 같아요. 말로는 늘 창의적 인재, 사고하는 인재 이런 걸 외치지만 수시 80인 상황에서 내신을 잘 따려면 창의성은 배재하고 누가누가 많이 외우나로 싸우죠. 정말 괴리감이 큽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