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듯 말 듯 죄가 되는 것들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20708808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살면서 한 번쯤 욕을 해봤을 것이다. 듣기도 했을 것이다. 친구끼리 장난으로 욕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싸울 때마다 진심을 다해 욕설을 퍼붓는 이도 있다. 뭐 다들 어릴 때라(고 믿고 싶어)하지만 경우에 따라 심한 말이 오가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듣기 쉽지 않은 말이 있다. 바로 '침입'이다.
'침입한다', '침공한다' 이런 말은 현실에선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네가 뭔데 끼어들어", "네가 뭔 참견이야"는 있어도 "너 왜 침입했냐"는 글쎄, 듣기 쉽지 않다. 그런데 '침입죄'를 범하는 사람은 많으니 그게 바로 '주거침입죄'다. 남의 집에 물건 훔치러 들어가면 절도와 더불어 당연히 주거침입이 된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뭘 '침입'으로 봐야 할까. 내가 모르는 남의 집에 물건 훔치러 가는 건 당연히 주거침입이 될 것 같은데, 그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백화점에 옷 훔치러 가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할까? 법원의 입장은 단호하다.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해하였으므로 주거침입죄가 된다고 본다.
범죄를 규정하는 모든 형법조문은 그 범죄를 처벌함으로써 사수하고자 하는 법익이 있다. 이를 '보호법익'이라 한다. 살인죄는 생명을, 절도죄는 재산을, 모욕죄는 외부적 명예가 보호법익이다. 주거침입죄의 경우 그 주거에 생활권을 갖고 있는 자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보호법익으로 본다. 어려운 말로 '주거에 대한 공동생활자 전원의 사실상의 평온'이라고 하는데 잊자.
한 때도 잘 나가지 않았던 연예인 출신 K군은 귀여운 외모와 특유의 미성으로 여성들에 인기가 많았다. 그는 결혼한지 5년이 넘어가는 30대가 되어서도 정신을 못 차리고 강남, 이태원 클럽을 전전했다. 그런 그에게 2015년 간통죄 위헌 결정은 군인에게 내려진 포상휴가와 같았다.
K군은 마음놓고 친구인 B군의 부인인 유부녀 L양과 교제했다. 호텔에서, 차에서, 때론 L양(B군)의 집에서. 둘의 위험한 만남은 경계를 넘나들었다. B군은 L양을 믿었던 만큼 친구(K군)도 믿었기에 아무런 부담없이 소개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로부터 어울렸을 뿐이었기에 단단히 화가 났다. 그럼에도 K군은 의기양양했다. 간통이 적어도 형사처벌 대상이 아님은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환장이 날아왔다. 죄명은 '주거침입'. K군은 날뛰었다. 왜 이게 죄가 되느냐. 간통이 죄가 아닌데 무슨 주거침입이냐고. 법원에서 K군은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따졌다. 하지만 판사는 단호했다. 비록 집에 B군이 부재중이라 하더라도 B군의 지배관리관계는 외관상 존재한다고 호통쳤다. '불륜'을 위해 K군이 들어간 것이므로 이는 당연히 B군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거침입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같이 사는 L양의 승낙이 있었어도 다른 거주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마찬가지라고 했다. K군은 뭐 이런 법이 다 있냐며 항소했고 이마저 기각되자 상고했지만 결국 대법원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결국 그는 '침입자'로 남은 인생을 살게 됐다.
법원의 입장은 공동생활을 하는 모두가 평온을 누릴 권리가 있으므로 일부가 승낙했다 하더라도 다른 일부의 의사에 반한다면 이는 주거의 지배/관리의 평온을 해치는 것이 되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계속)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꿀잠 마렵다 다들 주말 50시간공부 화이팅입니다(?)
-
과탐런하는 게 이득임 ㅇㅇ...
-
김기현t 아이디어랑 기생집 완벽하게 하면 3은 뜰까요..??
-
음 탐구제외 국영수는 걍 유형말고 실모로 연습하는게 낫지않음? 0
초반에만 유형집으로 공부해서 그 유형 어느정도 익혔으면 이젠 실모로 실전연습도 할겸...
-
뉴분감만 했고 6평은 2컷 나왔어요 불꽃 N제 s1을 하고 n티켓 s1으로 갈까요...
-
옯창답지 못한행동인거 같아요
-
자연을 보고 와야겠어요 산타러 가장
-
좋은것같아요 공부 부담감도 줄여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고 모의고사 귀퉁이에 험한 말을...
-
작년까진 시간이슈로 이비에스랑 (수특만) 메가패스 교재? 정도만 보고 갔었는데...
-
두분 접근방식 상충되나요?아님 노상관?
-
문제를 풀고 해결해서 정답내는것도 훌륭하지만 문항 발문 조건해석 (포장지 까내기)...
-
ㅠㅡㅠ
-
안경 뽀개짐.? 2
내안경ㅠㅠ
-
실력은 ㅈ도 없는데 이과 부심 부리는게 더 ㅈ같던데...
-
다소 과격하긴 하지만... 그래도 오르비가 공부관련 커뮤로 돌아온거 같네요
-
문제 싸는건 쉬운데... 해설은...하..
-
소식을 어떻게 알고 들어온거임? 증원 메타 끝난지가언젠데 ㄹㅇ 좌표찍히나
-
운동량은 벡터입니다. 따라서 운동량이 일정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선지를...
-
고3때는 그래도 여러가지 드립들이 생각나고 실생활에 인용했는데 재수때문에...
-
아 진짜 너무 걱정되네 그래도 작년 서머처럼 2시드는 확정지어야하는데 제오페구케...
-
승반햇다 7
나도 hs다
-
에휴...
-
과외는 좀 부담스럽고
-
찡보유 2
설윤이랑 놀기
-
이제 저녁먹으면 뇌가 ㄹㅇ 안돌아감.. 그냥 멈춤
-
화작런.. 1
6모 언매 백분위 88인디… 언매에서 35,36,37 틀렸어요. 국어 방치해둔...
-
빈칸은 오답률 80퍼짜리도 잘만 맞추는데 순삽은.. 키스 순삽 들으면 나아지려나
-
비닐뜯어서 반품도안되는데
-
예를 들어서 수학 n제 이정도 풀면 n등급 가능? 이런거 허수특입니다 최상위권은 먼...
-
뻘짓 좀 해도 XX만 잘하면 그만이지라는 소릴 듣고싶어
-
수학 질문 4
변수의 분리가 안 돼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배운 거 같??은데?? 왜 안 됨?...
-
올해 수특이 좀 쉽게나온걸까요 항상 수특빈칸풀때마다 안뚫렸는데 뭔가 잘 풀리는듯한...
-
어렵나요?
-
그렇잖습니까? 이거잖습니까? 이렇게되잖습니까? 이거 말고도 특이한거 많은데 강원도 사투리인가..
-
즐거운 주말 되세요! ❤️
-
어쩔수가 없었어.. 우리도 떠나고 싶진 않았어… 근데 어카노.. 머리가 안되는걸.. 엉엉
-
3000부 판매신화 기록 지구과학 핵심모음집을 소개합니다. (현재 오르비전자책...
-
글써서 50덕 줍기 11
-
벌써 일주일 지나있네 직장인들의 시계는 빨리 가는구나
-
5등급이고 국어 안하다가 정석민t 커리 타려고합니다 독서는 비독원->기출 문학은...
-
졸리다 11
재수할때는 이걸 어캐 견뎠지
-
다들 맥시멈이신가요? 모의고사 풀때 집중력으로 완전 빡공모드 몰입해서 공부하는거...
-
보통 어디까지임?
-
봤으면 나가
-
그 사람은 그냥 우리 집 앞에 똥 싸는 똥싸개일 뿐 =논객좌
-
또 너야 2R의 광동?
-
궁그미!
-
이로운 모의고사 0
1회 풀어보신 분들 후기 좀
-
수험생들 오라는 어그로 제목; 아 수능특강 유기한 3권풀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재밌어요
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