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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용,, 문학이다 보니 정답은 확실해도 접근 방법이 다들 갈리는 것 같숨다
제 생각과 완벽하게 일치하시네요 훌륭한 분석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현장에서 아주 당연하게 이렇게 풀었는데 다들 아닌 것 같아서 놀랐어엽
느릅센세한테도 물어봐주세요
(1) 소외감에 대한 판단
해당 작품 안에서 소외감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해당 작품 안에서 소외감이 드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이때 소외감을 단순히 사전적 정의에 갇혀서 그 특정 경우만으로 따지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평가자의 시선에서 우리가 문학을 평가할 때 ‘랑그’에 갇히지 말아야 하듯이, 사전적 정의를 참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특히 ‘소외감’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능피동 관계에 주목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즉 소외감은 당하는 것이지 스스로 그 자리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하신 것 같습니다. 물론 큰 틀에서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해당 작품 안에서 시인은 낙엽을 ‘망명정부의 지폐’로 바라보고, 길을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로 바라봅니다. 구름은 ‘세로팡지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시인이 자연물을 이렇게 인공물로 인식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질적이고 신선한 시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호올로 황량한 생각’을 갖고 허공에 던지는 돌팔매에서 ‘고독한’ 정서가 묻어나는 것을 통해 이는 새롭게 접근 가능해집니다. 화자는 앞의 수많은 자연물들을 마주하고도 ‘호올로’ 생각에 잠기고 ‘고독한’ 정서에 사로잡힙니다. 이는 그 자체로 화자가 그 앞의 대상들과 강한 거리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화자는 ‘뜻하지 않게’ 고독의 상황에 내던져집니다. 그리고 시인이 강한 거리감을 느끼고 있음을 인정했을 때, 해당 자연물들을 인공물이라는 매우 특수한 이미지로 환원된다는 사실은, 다시 화자가 인공물로 점철된 도시 문명에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는 뜻하지 않게 고독의 상황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기술 문명, 도시 문명의 도래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때 화자는 고독을 당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또한 해당 작품은 EBS 수능특강 269쪽의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 계열에 대한 평설과도 연결됩니다. 해당 지문에 따르면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낯선 거리 풍경과 군중의 모습, 외래 문명에 대한 거부감, 각박한 도시인의 삶 등으로 시인의 시선이 옮겨 가면서, 근원적인 것을 잃어버렸다는 상실감과 우울감 등이 시의 지배적 정서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 “추일서정은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동원하고 일상적인 관념을 깨뜨리는 낯선 비유를 활용한다. 이러한 표현상의 특징은 당대의 도시 현실에 대한 정서적 반응과 비판적 인식을 유도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화자는 더더욱 도시 문명을 마주함으로써 상실감, 우울감, 그리고 소외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길’을 ‘구겨진 넥타이’라는 인공적인 이미지로 치환한 것은, 일상적인 관념을 깨뜨리는 낯선 비유이고, 이것이 곧 도시 문명에 대한 소외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전자가 아닌 후자의 접근은 외적 준거를 끌고 온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작품에 대한 보편적인 감상으로서는 ‘소외감’이 해당 이미지를 통해서 드러날 수 있는 것이 맞다는 사실이 부정될 수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소외감을 현장에서 느끼기 어려운 것은 맞지만, 해당 작품에서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소외감이 드러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저는 세모로 처리한 선생님의 판단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2) 거리감에 대한 판단
해당 선지의 후반부에서 ‘중심에서 벗어난 공간의 이미지’는 곧 ‘길 밖’과 ‘길 한켠’을 의미합니다. 즉 이때 ‘공간의 이미지’가 지시하는 것은 ‘길 밖’과 ‘길 한켠’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때 저 두 공간의 이미지를 ‘대상’으로 치환해서 이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나요? 하지만 공간의 이미지와 대상은 분명 다른 맥락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해당 선지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중심에서 벗어난 공간의 이미지[= 길 밖, 길 한켠]를 활용하여, (길 밖, 길 한켠이라는 공간에 담겨 있는)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군.
따라서, 길 밖에 담겨 잇는 들찔레와 하얀 꽃 그리고 길 한켠에 담겨 있는 모래와 바위 사이의 거리감을 따지는 것이 (물론 선생님처럼 해석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유는 앞서 밝혔듯이 ‘공간’과 ‘대상’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하기 대문입니다. 그리고 이때의 거리감은 물리적 거리감도 따질 수 있겠지만, 최우선적으로 정서적 거리감을 따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이때 거리감은 두 경우 모두 확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해당 시상을 상상하면서 읽었을 때 대상들은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적 이미지 안에 담긴 대상들로 이해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저도 배운대로 상상하면서 현장에서 풀었을때에는 (가)가 시의 시상과 맞아떨어져서 맞고
(나)는 거리감이 길한켠, 길밖끼리의 거리가 아닌 각각 내부에서의 거리로 해석돼서 4번을 체킹했는데 맞는 사고방식대로 푼 것 같아서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ㅋㅋ
맞습니다. 무엇보다 정답을 맞췄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잘하셨어요
좋은 해석 잘 보았습니다
이 글을 정독하면서 문득 든 생각을 잠시 적어보겠습니다
4번 선지에 보면
(가)에서는 '길'을 '구겨진 넥타이'와 연결하여 도시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을 표현하고, (나)는 '길 밖'과 '길 한켠'처럼 중심에서 벗어난 공간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군.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읽어보자니 이렇게 이 선지를 읽어보는건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가)에서는 /'길'을 / '구겨진 넥타이'와 연결하여/ 도시에 느껴지는 소외감을 표현하고
(나)는/ ('길'을)/ '길 밖'과 '길 한켠'처럼 중심에서 벗어난 공간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다.
라고 읽는 것입니다. 즉 두 문장을 연결하면서 중복되는 '길'을 생략하고 출제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거리감을 나타내는 대상은 '길'과 '길 밖' 그리고 '길'과 '길 한켠'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렇게 되려면
'길'에 대하여 (가)는 ~하고, (나)는 ~한다
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무엇보다도, 추일서정 작품 안에서 도시 풍경과 동화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해석은 공감하기 힘듭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동화는 현장에서의 제 격렬한 생각? 정도로 봐주시묜 댑니다. 큰 뜻은 없어요!)
제 생각에 쌤과 저의 생각이 다른 지점은 소외감에 대한 정의, '대상들'의 정의에서 오는듯 합니다.
평가원에서 정확한 해설을 제시안한다는 점에서 더이상의 논의가 무슨 의미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1) 그럼에도 소외감은 자아와 세계의 대치구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대치구도를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도, 시구도 위 시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자연물을 인공물로 표현한 뉘앙스를 통해 '소외감'을 추론하는 것은 너무 주관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이건 제 요를 조금 잘못 알아들으신 듯 합니다. 저는 대상들이 공간이 아니라, 들찔레와 하얀 꽃, 바위와 모래 를 지칭하고 있다고 본 것 입니다. 이 때 이들은 길 한켠에 있는 것과 길 바깥에 있는 것으로 구분되어 거리감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논지를 양보하더라도, 대상들을 '들찔레와 하얀 꽃' or '바위와 모래' 둘 중 하나로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다소 빈약해 보입니다.
1) 소외감을 현장에서 작품만으로 읽어내기 힘들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최근 평가원이 친절한 출제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소외감에 대해서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치구도가 직접 대놓고 드러나야 정서 역시 드러난다고 해석하는 것은, 감상과 사고의 방향을 제약한다고 생각합니다.
2) 들찔레와 하얀 꽃, 바위와 모래 '모두'를 한데 묶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적 장면을 고려했을 때 서로 연관된 대상들끼리의 거리감을 판단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동떨어진 네 대상들을 한데 묶어서 그들의 거리감을 따지는 것은 차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이견이 있을 수 있겠죠. 그건 선지의 표현이 다소 불친절하기 때문이겠죠.
제 의견은 여기까지입니다. 더 밝힐 내용도 없고요.
의견 차이와 무관하게 이런 토론 자체는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 본인의 판단을 정돈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넵넵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소외감은 존재합니다. “개인-사회”의 관계 속에서, 화자가 도시문명의 일원이 되지 못하는 모습과 그에 따른 정서를 시 안에서 파악해야 합니다.
거리감은 해석이 분분한 듯 한데...
일단 “길 밖의 공간”에서 대상인 ‘들찔레’가 ‘하얀 꽃(찔레꽃)’을 버리는 장면에서는 대상간의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길 한켠의 공간”에서는 모래가 바위를 들어올리는 장면이 대상간의 거리감을 없애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닷!!
선생님께서 해석하신 대로 장면간 구분 없이 대상을 묶는다는 점은 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 근거가 두개 정도 있는데요,
1) 선지가 작품에 우선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해석이라고 볼 때, 작품에서 장면에 따라 구분 해놓은 대상을 별도의 해석적, 외적 준거틀(일테면) 없이 통합하는 것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대상들간의 거리감은 대상들 간의 관계를 전제합니다. 화자가 장면에 걸쳐 따로따로 매칭해주는 것을 통해 그 관계가 생성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화자가 지정해준 관계가 있어야 거리감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장면에 따라 대상간의 관계와 거리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해석하신대로 보면 관계가 없는 대상간의 거리감을 봐야하는 걸까요..? 문장이 분명하게 통합적으로 보라는 형태였다면 백번 양보하겠으나, 애매한 감이 있어서 통합적인 해석은 양보해야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이 두가지 점에서 좀 동의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본문과 댓글에서 말씀을 드려서 이걸 토대로 답변을 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본문에서 말했든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나타낸다]에서
'대상들'이 지칭하는 것은 입니다. (그 이유는 본문에 서술해두었습니다) 억지로 거리감을 안나타내는 대상들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선지를 판단할때 '대상들'이 무엇인가에 한정해서 보기보단 이 시 전반에 '(물리적)거리감'이 드러나느냐? 안 드러나느냐?를 본 것입니다!!
저도 매우 유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글도 하나 올려두었습니다. 다행히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네요.
저도 이거 때문에 비슷하게 사전적 정의로 접근해서 글을 쓴적이 있었는데
저보다 명확하고 더 확실한 근거를 사용해주셔서 제 생각이 정리되네요
이 시를 가지고 제 학교 국어쌤들을 찾아다니며 물었는데 한결같이 소외감이 틀렸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이 논란이 아직도 지속되고 덧글들도 읽어보니 그저 뭐가 맞는지 평가원이 공식적인 의견을 내주었으면 하네요 ㅠ
제가 국어학원에 다닐 때 선생님께서 항상 하셨던 말씀 중에 "국어 문제는 상대적으로 더 옳은 것, 상대적으로 더 옳지 않은 것을 답으로 고르는 것이다."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상대적이라는 것은 틀린 것과는 달라서 선지 5개 중 4개는 100% 확실하고 하나가 틀린 것 같지도, 맞는 것 같지도 않고 애매하다면 그게 답이라고 하셨어요. 이 답이 100%확실하게 틀리다고 말할 수 없어도 나머지가 100%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그 선지가 답이라는 거죠.
저는 국어의 이런 특성때문에 평가원이 해설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이번 문제의 경우도 나머지 선지가 100%확실하고 하나의 선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제가 다니던 학원 선생님께선 평가원에서 일부러 그렇게 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선지는 상대적 위치에 있고 나머지가 다 옳지 않으면 그 선지는 옳을 가능성이 있는 것, 나머지가 다 옳다면 그 선지는 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라는 거죠.
네 저 역시 전 칼럼에서 서술했듯 국어는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것이 아닌, 뭐가 더 적절하고 덜 적절한가를 판단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수험생에 입장에서 실전적인 생각은)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에, 강사들이 해설하는 내용은 비슷합니다. 즉, 어떤 선지에 '애매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이 어딘지에 관하여 대부분이 일관된 의견을 가집니다.
그러나 45번 같은 경우는 강사마다 애매함을 느끼는 부분자체가 다릅니다. 어떤 강사는 소외감 해석이 애매하다고 보고, 또 어떤 강사는 거리감 해석이 애매하다고 본 것이지요. 저 또한 하나의 의견으로 근거와 함께 제시한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상대적 애매함이 느껴지는 것을 통해 정답을 도출하는 방식에는 동의하나, 이 글의 취지는 애매함을 느끼는 부분이 어디인가에 대한 서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제가 내용을 부실하게 썼네요 ㅎㅎ..
저는 그 "애매함을 느끼는 부분조차 확실하지 않도록" 설계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겁니다 ㅎㅎ
논란이 되고있는 두 포인트 둘 다 옳다/그르다가 어느 정도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잖아요? 선지 자체에서 애매한 부분조차 판단하기 어렵게 설계한 것일 수 있다고 봐요.
보통 평가원이 이런 선지를 낼 때 다른 네 개의 선지들은 100%확실한 걸로 내는데, 이번 문제도 나머지가 100%확실한 문제라 남은 선지 하나를 기존과 달리 애매함이 더 큰?선지로 설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서 댓글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