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저 좀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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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밑에 글들은, 제 대학과 미래 일상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으니
길고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많이 감정적이어서 글 쓸때 편하게 쓸게요.
나는 입시공부하면서 고1-2학년때는 욕심도 되게 컸고, 꿈도 그만큼 컸어.
그래서 서울대 수리과학부, 또 건축학과를 꿈꿨지. 내 옛날부터 꿈이었거든
의학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어서 많은 수입을 번다고도 하고 명예로운 직업이지만 멀어지게 되더라.
그런데 2-3학년때 갑자기 불안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졌어 개인사정때문에. 공부에 집중도 안되고, 성적은 떨어지고. 그리고 진로고민도 깊어지고, 입시고민도 커지니 막 온갖게 뒤섞여서 뭐 하나 되는게 없더라
심지어 서울대를 욕심내면서 과탐2를 지원했으니 말 다했지
그래서 올 1등급,90 후반대 백분위, 한개 2등급맞던 모의고사가 3,2가 대다수가 되버린 그저 그런 수험생이 됐어. 갑자기 머리가 멍청해진 기분이었고,
수시는 다 떨어지고(주변 눈치 때문에 컴공과를 썼거든 상위대학.) 수능은 평소 모의고사보다 더 못봤어. 고등학교들어와서 등급에서 4라는 숫자를 수능때 처음 봤지. 충격이 엄청 커서 한 10분 동안 말도 안 나오더라 정말
그렇게 나는 태양을 좇다 날개가 다 타버린 새 같은 꼴이 돼버렸어.
근데 지금까지 공부해온 내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건 정말 싫었고,
내가 하고픈 공부를 못하게 되었다는게 더 싫었고,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내 자신이 제일 싫었어. 그래서 한동안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있다가, 11,12월 동안 멘탈 많이 치유하고, 쉬고. 잠시 입시에서 벗어나니까 자유롭더라 조금은 심심했지만.
잠시 우리집이야기를 하자면,
우리집은 부모님이 모두 건강히 살아계시지만, 솔직히 재정적인 도움을 계속 바라기는 부담되는 평범한 가정에 살아. 완전 중산층이지.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내가 전교 최상위에 들던, 1등급을 몇개를 맞던, 굉장히 좋아하셨지만 그뿐, 더이상의 학업에 대한 관심이 없으시더라.
나이도 꽤있으시고, 내가 기숙사학교를 다니기도 했고, 생업에 종사하시느라 어느정도 이해는 하고 지냈지.(그냥 요즘 입시, 학원 같은거 잘모르시고, 수시 시스템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시지만, 마음씨는 정말 따듯하신 두분이셔)
말이 길어졌네.
위의 두이야기를 이어하자면, 그리고 내 고민을 적어보자면,
나는 계속 수학과나 건축학과, 혹은 기계공학과를 가고싶어.
서울대도 가고싶고. 내 꿈이니까.
그래서 올해 지구과학2가 개정되어서 난이도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원하고 공부할려고 했지. 1년은 내가 노력하면 많은것이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니까. 러셀다니면서, 죽을듯이 하면 할 수 있어.
그런데, 너무나 불안해.
핑계라고 날 욕할 수 있지만, 나 스스로에 대해 불안하고 미래도 불안해. 수학과와 건축학과가 취업이 괜찮은 학과는 아니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지만 무시했던 내가, 입시에 눈멀어 컴공수시를 쓴 것처럼
나는 취업이 중요해졌어. 집안사정을 생각하니 마냥 나좋다는 공부만 할 수는 없단걸 깨달았지. 물론 요즘 취업은 정말 하늘에 별따기고, 셀수없는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겠지. 내가 공대를 간다고 무조건 취업되는것 도 아니고.하여튼 나는 점점 현실에 집착하게 됐어.
그러다보니
혹시 서울대를 욕심부렸다가, 국영수에 집중하지못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이번 수능도 망치면?
삼수 할수는 없어. 안전하게?
차라리 과탐11을 봐서, 국영수를 탄탄하게 해서 서울대를 깔끔하게 포기하자. 서울대가 그렇게 중요해?
중요해 학교 간판이란게 있는데. 그리고 내 꿈이잖아? 또, 내가 원원을 본다고 해서 과연 국영수에 집중하고 성적 끌어올릴수 있겠어?
고삼때도 성적이 그렇게 떨어졌는데 말이야. 정말 죽을 듯이 해서, 과학2과목이랑 국영수 끌어올리고 설대가자!
그런데 실패하면?
그러면 돈은?
그래서 미래는?
스스로를 끝없이 힐난하고 깎아내리고 다시 일으켜세우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마음을 놓아버리고 포기해버리고...
아직도 그러고 있고, 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채
이미 끔직할 정도로 맞닿아 있는 현실과 반대로, 닿을듯 말듯하는 이상 사이의 괴리감에 빠져있어.
그런데 최근에 오르비사이트를 알게됬고, 여러 좋은 사람들이 있는거 같아서 내 고민 한번 적어봤어.
누군간 공감해주길.
누군간 조언해주길.
누군간 욕설해주길.
누군간 침묵해주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핑계덩어리에 긴 푸념글이라 생각할 게시물운 읽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아마 아무도 못보고 지나갈지도 몰라요
너무 긴글이라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어색한 비유에 정돈되지않은 감정적인 글에 눈살이 찌뿌려지시는
분들도 계실테구요.
하지만 제목만 보고 제 글에 들어와주신것 만으로도 감사드리고,
수없는 고민들에 오르비라는 책갈피를 넣어서 잠시나마
기분이 상쾌해짐에 만족해요.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죠
내일의 저는 오늘의 저를 자랑스러워 하길 바라요
모두 안녕:)
+술 안먹었어요 ㅋㅋ
+가정은 정말 행복하구요, 부족함은 없는 평범한 가족이라 너무 좋아요!
+책갈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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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3
우리 국제 결혼도 해요 ㅎㅎ
토닥토닥
![](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09.gif)
안아드릴께여지방대에서도 그 직업에서 충분히 성공하는 사람들 많으니 너무 단기적인 목표에 부담가지지 마세요
자기가 준비되었다면 어느곳에서든 성공 할 겁니다 파이팅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22.gif)
작은 선택에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답을 찾아가는 모습 멋있으십니다.![](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22.gif)
정말로 하고 싶은게 있었지만 현실과 타협했던 제 자신을 보는듯 하네요.. 앞으론 다 잘 되실거에요힘내세요
잘 해내실꺼에요
힘내라
잘되시길 빕니다
정말 외롭고 힘들 길이라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으쌰으쌰하며 축복받은 수험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 그 고독, 불안과 싸웁니다.
어쩌면 글쓴 분한테 가장 큰 적은 국영수도 과탐 2과목도 아닌, 그 불안감일수도 있겠네요.
해서 안 되는 건 없습니다.
저는 누군가 특별한 재능을 가졌든 가지지 않았든, 결과의 총량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분은 그 불안이 매우 고통스러우실 겁니다.
그 불안함을 받침 삼아 더 높이 올라가면 됩니다.
더 완벽하게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어쩌면 그 불안함은, 극소수만 가지고 있는 완벽으로 가는 길의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고통을 이해해주고 고뇌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 그게 정말 사람 외롭게 만들죠.
저도 작년에 그랬기에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나서 지난 날들을 돌아보니 마음이 많이 깊어진 제 자신을 볼 수 있었네요.
앞으로의 1년이 많이 힘드시겠지만 꿋꿋이 참고 나아가신다면 그 뒤의 어떤 시련에도 얽매이지 않을 사람이 되실 거에요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재수할 때 작성자님 상황하고 비슷해 크게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취업이 마음에 걸린다면 2과목을 1과목으로 바꾸는 거를 추천합니다. 2과목은 도깨비 방망이랑 비슷해서 수능날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가져오거든요
파이팅.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자에게는 비록 외롭고 고독한 시련이 닥쳐와도, 비상하는 날개는 꺾이지 않아 그 언젠가는 저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을 거에요.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26.gif)
꼬~~~옥 ........작년 32213이었습니다
동국대도 떨어졌었죠
하면 됩니다
코피터지고 매일 쪽잠자면서 하면 됩니다
본인이 해온거 수십배로 노력하면 됩니다
책부터 펴세요 지금
와 정말 저랑 같은 심정인 것 같네요 힘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