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 재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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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만 되면 다시 돌아오고 돌아오는, 네. 재수 수기입니다.
(그래도 반응이 꽤 좋았던.... 수기입니다 ㅎㅎ)
올해 또 한 번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 번이란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지 알기 때문에.
제 수기가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그저 영감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orbi.kr/00016179120/재수%20수기
“학원 수기용으로 썼던 건데, 묻히기 아까워서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정시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게 된 드릴입니다. 제 재수 생활을 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도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방향과 속도, 방법론, 입시 계획, 정반합 그리고 시험장에서의 멘탈입니다.
먼저 수능 공부에 있어서 방향과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속도는 공부의 양입니다. 당연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다만 9개월이라는 시간은 깁니다. 2월부터, 속도를 높여서 공부하다 보면 8월에 지쳐 속도가 낮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에 맞게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9개월을 2~5월, 6~8월, 9~11월로 나눠,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2~5월은 적응하는 기간, 6~8월은 양을 조금 늘리면서 버티는 기간(존버라고들 하죠) 그리고 9월부터는 미친 듯이 공부하는 기간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6+1공부법, 일주일에 6일은 폭발적으로 공부하고, 하루는 6시까지만 공부 하는 것으로 8월까지 버텼습니다.(9월부터는 풀로 공부 했습니다.) 그래서 9월부터 폭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속도 조절 잘 하시길 바랍니다. 담임쌤이 말씀하시겠지만, 9월부터 폭발적으로 공부하는 게 정말 주요할겁니다.
방향은 공부의 올바름을 뜻합니다. 즉 공부를 얼마나 똑똑하게 하고 있느냐를 의미합니다. 저는 이 방향성이 수능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다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현역 때는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고, 폭망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수 때 가장 신경 썼던 것은 공부 방향이었습니다. 재수 시작 전, 작년 공부의 문제점을 공통과 각 과목별로 나열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공부 글들을 찾아보며, 그 해결책을 고안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1년 계획, 분기별 계획, 달 계획을 짰습니다. 또한 공부를 하면서 계속 문제점을 찾고, 피드백을 하려고 했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학사에서 그 날 공부에 대해 생각해보고, 부족했던 것을 보충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한달마다 모의고사나 대성 주간지 (대성 ic) 결과를 통계 내어 역시 문제점을 찾고 피드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가도 최대한 겸허히, 객관적으로 저를 바라보고 문제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올바른 길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 제가 이번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담임쌤의 이 말은 진리일겁니다. “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는 방법론적인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공부에 적용되는 얘기인데, 결국은 공부는
‘내가 다음에 이 개념/소재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할까‘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역 때는 문제만 풀고 넘어갔었습니다. 왜냐, 제가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거의 효과가 없었습니다. 다른 문제에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수 때, 문제를 풀고 나서 아래에, 그 문제에 쓰인 소재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소재인지 알 수 있는 시그널, 그리고 그 소재를 처리하는 방법을 문제 밑에다 정리했습니다. 국어 같은 경우 독서영역의 지문 구조를 위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이항 대립 구조를 파악하는 시그널과, 이항대립 구조를 독해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제 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고안해 냈습니다. 분명히, 대부분의 학생은 약점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수험생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약점을 방치해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문제를 고치기 위해 많은 방법들을 시도했습니다. 저는 수학에서 실수가 잦았습니다. 그래서 모의고사와 대성 IC에서 실수를 모아 정리한 다음, 저만의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여사건을 쓸 때, 전체를 빼지 않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전체를 빼야 할 때, 시험지 위아래에 ‘전체 빼기!‘ 라고 크게 적고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또한 제 검토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검토방법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주관식부터 꼼꼼히 검토하기, 문제 조건과 내 풀이를 대응하며, 조건이 잘 구현되었는지 살피기, 계산이 어려웠던 것은 계산 다시등으로 고쳤습니다. 이렇게 제 약점을 고치기 위한 방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입시 계획입니다. “올해 여러분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가려는 계획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재수를 시작하며 읽었던 글귀 중 가장 와닿는 글귀였습니다. 여러분도 올해 어떤 방법으로 대학을 들어가야 할지, 계획을 짜두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 단과 논술을 9월까지 매주 4시간씩 들으며 연세대 일반전형을 , 7월에는 자소서 특강을 들으며 고려대 일반전형을 준비했습니다. 논술, 학생부, 정시 중, 어떻게든 대학을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능을 보고난 뒤, 12월부터는 정시영역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표본분석을 하며 정시를 대비했습니다. 그렇게 원서영역에서 2승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전형으로든 대학을 가야합니다. 일주일에 논술 4시간 듣는 것이, 수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든든했습니다. 수능을 못 보더라도, 종합과 논술을 충분히 대비했기 때문에 불안감이 적었습니다. 정시 비율은 점점 더 줄고 있습니다. 최대한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을 넓혀두시는 것이 더욱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네 번째는 정반합입니다. 학원쌤이 자주 하시는 말씀 하셨었는데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모순을 지양해서 합을 이끌어낸다’라는 것이 제 학습의 모토였습니다. 가리는 것 없이, 균형을 맞추어 모두 다 하려고 했습니다. 현역 때는, 무조건 기출만 풀려고 했습니다. 평가원 문제가 아니라면, 풀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가려 풀다가, 수능에서 변별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재수 때는 서로 반대되는 것들이라도 모두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국어는 리트+기출+이감/상상+연계교재를 모두 공부했습니다. 수학은 기출 + 학원 선생님들 부교재 + 현우진t 풀커리 + 강대 수학 최고난도 + 다른 인강 문제집 + 실모 + 연계 교재를 모두 공부했습니다. 최대한 거르지 않고, 대부분의 것에서 얻어갈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들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균형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기출에서는 평가원의 생각과 출제 소재를 정확히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모와 사설 교재에서 낯선 문제에 대한 적응력과 선생님들의 팁과 스킬등을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시험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만나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흔히 말하는 ‘더러운 문제’에 대해 저항력을 키웠던 것이 시험장에서 멘탈을 보존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를 보면, vs 놀이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출 vs 실모가 가장 대표적이죠. 개인적으로는 vs에 오르는 두 대상 모두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러면 둘 다 하면서, 둘의 장점을 모두 체화하고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쪽으로 치우쳐지면, 분명 습득하지 못한 장점에서 그 약점이 드러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균형 있게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분명히 뭐든 배워갈 점이 있을 겁니다. 그 배워갈 점을, 꼭 습득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장에서 멘탈에 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시험장에서의 멘탈은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현역+재수동안 시험장에서 뚝배기가 깨지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담임쌤이 해주셨던 말씀이“ 멘탈이 깨져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만드는 것이 네 1년 과제다.”였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는구나 하고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가 실력이 올라가면서, 시험장에서 저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손이 먼저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머슬 메모리라고도 합니다.) 그 말은 정말 지당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시험장에서,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해 멘탈이 깨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고, 3번이 답인 것 같은데 불안해서 넘어갈 수 없고, 그래서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써버리고. 이 때, 그 해결책은 자기 자신을 믿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원천이 바로 실력이겠지요. 그래서 뚝배기가 깨져도, 손이 먼저 문제를 풀수 있는 그 실력을 갖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9개월이 상당히 길겁니다. 힘들기도, 무료하기도 하겠죠. 부디 2018학년도 수능에서 느꼈던 그 감정을 갖고 9개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망창함으로, 9개월을 버티시길 바랍니다. 저는 9개월 동안 아니 아직도 2017학년도 수능 반추위 지문을 읽으며 느꼈던 그 서늘함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서늘함이 불안하고 다시 느끼기 싫어서, 일찍 학원에 나가고 더 치열하게 살려고 발버둥 쳤던 것 같습니다. 그 불안감을 갖고 겸허히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닉 이거 3년째 쓰던 건데 갖다 버려야 할 시국입니다. 불이 낫다길래 가봤더니 우리집이었어요. 뭘로 바꾸지 진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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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님 앞에선 그저 벌레일 뿐,,, 총총총
이분 수기 ㄹㅇ진국이다..꼭 보고 암기까지 하길 ㅊㅊ
갓 서.울.대
ㅋㅋㅋㅋ 즐거웠어요
어우 고맙습니다
이거 프린트해서 수능 전까지 독재학원 책상에 붙여놨었어요ㅋㅋㄱㅋㅋㅋ 추억이다...
아 정말요??? 헐 이건 감동인데..
왕 고딩때 봤는데 이젠 재수하면서 보니까 새롭네...
내년엔 보지 말아요...
헐 님 저 이거 201쌤이 나눠주셨었어용... 인상깊어서 저도 플래너에 저거 써놨는데 ㅋㅋ
역시 설대생은 다르신,,공부법좀 여쭤봐도 될까요 귀찮지 않으시다면..??